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을 받아 3선이 유력했던 현직 군수의 갑작스러운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신안군은 전직 군수와 고위 공직자 출신 2명 등 무소속 후보 3명이 그야말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조직력과 노하우가 장점인 고길호(69) 전 군수가 조금 앞서고 있는 가운데 김승규(58) 전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사무처장과 남상창(63) 전 진도군 부군수 등이 후보 단일화를 모색하고 있으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3파전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8일 오전 신안군 압해읍 한 식당에서 만난 50·60대 여종업원 5명은 모두 “말하기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우리 같은 서민 챙겨주는 후보를 밀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다.

50대 이하에서는 ‘새로운 인물론’이 일부 먹혀들고 있다.

귀향 6년째를 맡고 있는 김모(57)씨는 “역대 군수들 다 자신의 이익만 추구한 것 아니냐”며 “중앙정부에 가서 예산도 가져오고 뭔가 참신한 사람이 군수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바지락을 식당에 팔기 위해 읍내에 나온 이모(65)씨는 “아무래도 선거를 치러본 사람이 낫다”며 “갈수록 차이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이윤석 전남도당 위원장과 비대위원, 당원들이 지지를 선언하면서 사실상 새정치민주연합의 후보가 된 고 후보의 세가 커졌다. 그러자 후보 사퇴를 선언하고 주소지까지 서울로 옮긴 박우량 군수가 김 후보의 지지 문자메시지를 지역민에게 발송하면서 세 대결 양상도 엿보인다.

각기 자신의 출신지를 거점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격전’의 배경이 되고 있다.

신안의 유권자는 3만9500명으로, 투표율(2010년 제5회 지방선거 당시 76.8%)을 감안할 때 1만3000∼1만5000표 정도가 안정권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각 후보들이 자신의 출신지에서 과반수 이상을 득표하고 나머지 지역에서 선전한다면 충분히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남 후보는 임자도(유권자 수 3123명)와 지도(4524명), 김 후보는 압해도(6048명), 고 후보는 도초도(2716명)와 비금도(3515명)를 자신의 거점이라고 여기고 있다.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든 남·김 후보는 ‘능력 있고 검증된 행정가’라는 점을 강조하며 밑바닥 민심을 자극하고 있다.

28일에도 지도 장날에 두 후보는 동시에 찾아가 유세를 벌였다. 반면 고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자신의 지지기반을 다지고 있는 형국이다. 두 후보가 노련한 전직 군수를 얼마나 따라잡을 수 있을지가 신안 선거의 볼거리다.

/윤현석기자 chadol@kwangju.co.kr

/신안=이상선기자 ssle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