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는 인구 2만7000여명의 소규모 군으로 선거 때마다 군민들 사이에 불필요한 긴장감이 흐르고 갈등 분위기가 조성된다. 특히 이번 선거로 현 서기동 군수와 전경태 전 군수의 4번째 대결이 이뤄지면서 군은 반토막난듯한 분위기다. 이는 민선 2·3기, 4·5기를 각각 전·서 두 후보가 8년씩 군정을 맡아오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역시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서 후보의 3선 성공 여부다. 앞선 두 번의 지방선거에서 서 후보는 전 후보에 모두 700여표 차로 이겼다.

따라서 이번에도 두 후보 간 박빙의 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남도의원인 정정섭 후보, 구례군의원인 김종영 후보가 무소속으로 경쟁에 가세했다.

구례는 구례읍권과 나머지 면권으로 여론이 나눠지는 성향이 있다. 그런데 전·김 후보는 구례읍권, 서·정 후보는 면권이어서 표면적으로는 소지역주의가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정 후보가 양강인 전·서 후보의 표를 얼마나 잠식하느냐에 따라서 승부가 갈릴 수도 있다.

여기에 서 후보에 대한 3선 연임 거부감과 전 후보의 강한 성격에 대한 반감 중 어느 것이 더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또 서 후보와 경선에서 패배한 박인환 전 전남도의회 의장의 전 후보 지지 선언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현 군수인 서 후보는 용방 자연드림파크 조성을 통해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인구를 지난해부터 증가 추세로 전환시켰고 지난 2005년 지방재정운영 평가 최하위 등급에서 2012년에는 전국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도록 했다. 그는 “구례의 미래를 결정할 대형 사업들을 차질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속성과 안정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3선에 도전했다. 공약으로는 ▲용방농공단지 2단지 조성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화엄사권역 재개발사업 추진 ▲국악테마파크 조성 ▲웰빙 우리밀 식품소재산업 특구 조성 등을 내세웠다.

무소속 전 후보는 “구례의 10∼20년 후 장기비전이 필요하다”며 ▲어르신 일자리 수당 45만원과 85세부터 장수지원금 제공 ▲100원에 백내장 수술해 주는 ‘어르신 100원 사랑제’ 실시 ▲서울에 구례학사 건립 ▲인재육성기금 150억원 조성 등을 공약했다.

정정섭 후보는 젊은 시절부터 농민운동에 몸담아 온 ‘농민후보’로 통한다. 그는 “지역민이 바라는 길, 구례를 바꾸라는 간절한 열망을 앞장서서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공약으로는 ▲기아차 가족형 레저스포츠 수련장 유치 ▲군민복지기금 100억 조성 ▲군민대통합위원회 설치 ▲화엄사·천은사 입장료 문제 해결 등을 제시했다.

재선 군의원인 김종영 후보는 “불신과 분열로 나뉜 구례를 탕평의 정신으로 화합시켜 반목과 질시가 아닌 화합과 배려의 상생 지역문화를 창조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공약으로 ▲지리산 생태관광특구 조성 ▲구례 6차산업지원센터 건립 ▲군민 참여 예산제 ▲구례읍, 산동면 상설 및 재래시장 활성화 ▲농축산물 유통 및 판매 지원 업무를 지원하는 농축산지원센터 설립 등을 제시했다.

/박지경기자 jkpark@kwangju.co.kr

/구례=이성구기자 l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