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돌길 지나 고개 오르니 어느새 빙벽이 눈 앞에 …
2014년 01월 28일(화) 00:00 가가
남체 능선 따라 걷는길 눈부신 풍광 한눈에
돌탑·롱다 … 산기슭 곳곳엔 라마불교 흔적
겨울 밤 설산 위 별 바라보며 ‘행복 충전’
돌탑·롱다 … 산기슭 곳곳엔 라마불교 흔적
겨울 밤 설산 위 별 바라보며 ‘행복 충전’
“나마스테!(Namaste =안녕하세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B.C) 트레킹을 하며 마주치는 주민과 트레커들이 자연스레 나누는 인사말이다. 누구나 산길에서 미소를 지으며 서로 인사를 건넨다. 이심전심(以心傳心)이랄까, 국적은 달라도 트레커간에는 이 산길을 걷는 공감대가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듯했다. 남체 바자르(Namche Bazar) 로지에서 이틀간 여장을 풀며 시나브로 고산병에 적응해 나갔다.
특히 남체에서 에베레스트 뷰 호텔(해발 3860m)까지 2시간 30분 동안 능선을 따라 걷는 워밍업은 고소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주었다. 일본과 네팔 기업인이 합자해 세운 호텔은 에베레스트를 비롯해 눕체, 로체, 아마다블럼으로 이어지는 파노라마 풍광이 한눈에 시원스럽게 들어오는 곳에 위치해 있다.
◇시원스레 뻗은 ‘에베레스트 하이웨이=남체에서 캉주마(Kyangjuma)로 이어지는 길은 능선길이 아니라 산허리를 등고선처럼 꼬불꼬불 감돈다. 길 폭이 2m 정도로 넓어 ‘에베레스트 하이웨이’로 불린다. 남체를 출발한 지 1시간이 지날 무렵 산모퉁이에 스투파(라마불교 탑)가 우뚝 서있고 그 위로 오색 ‘롱다’가 펄럭인다. 롱다는 라마불교의 경전을 적은 손수건만한 천이다. 남체부터 꼬리없는 개가 일행을 인도하듯 앞장서 나아갔다.
남체에서 풍기텡가(Phungi Thanga)까지는 4시간 거리.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한 후 출렁다리를 건너 다시 2시간 30분 가량을 지그재그 오르막에서 온 힘을 쏟아야 한다.
남체에서 딩보체까지 이어지는 구간 가운데 가장 힘든 곳이다. 하지만 가파른 돌계단 길을 가쁜 숨을 몰아쉬며 몇 발짝 걷다가 쉬다가를 수차례 반복하다 마침내 고개에 올라서면 그동안의 고생을 보상하고도 남을 만큼의 풍광이 펼쳐진다. 고개에는 텡보체 사원이 자리하고 있는데 에베레스트 주변 산군이 마치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온다.
고개밑 디보체(Deboche) 로지에서 지친 몸을 추스른다. 저녁식사 후 뜰에 나오니 설산 위로 수많은 별들이 반짝인다. 도시에서 보기 힘든 별밤이다.
디보체를 비롯해 팡보체(Pangboche), 딩보체(Dingboche), 페리체(Pheriche) 등 이곳은 유독 ‘체’지명이 많다.
가이드 꾸마리 씨는 “체(che)는 ‘부처님 발자국’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지명뿐만 아니라 돌탑, 롱다 등 산기슭 곳곳에 라마불교의 흔적이 서려있다. 우리로선 알 수 없는 산스크리트 문자가 석판에 가지런하게 새겨진 ‘마니석’ 무더기를 지날 때는 “옴∼마니 반메홈∼”을 읊조리며 반드시 왼쪽으로 지나가야 한다.
◇계곡 바위에 큐피드 화살 눈길=디보체에서 딩보체까지는 10㎞ 거리로 약 7시간이 소요된다. 하루 만에 고도는 3820m(디보체)에서 4410m(딩보체)로 높아진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4000, 5000m대 고도에 다가서니 긴장감은 높아간다.
전남대 수의과대학 김태중(45) 교수는 “걸으면서 호흡을 길게 들이쉬고, 길게 내쉬어야 한다. 폐포(허파꽈리) 끝까지 깊숙이 공기가 들어갈 수 있도록 호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보체를 출발한 지 20여 분 후 계곡에 도착하니 철교가 지난해 산사태에 파손된 채 방치돼 있다. 대신 새로 개설된 나무다리를 건너 흙먼지 풀풀 날리는 산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야 했다. 기온도 제법 떨어져 계곡물이 군데군데 얼어있다. 나뭇가지마다 지난해 우기에 형성됐을 이끼류인 ‘자우’가 잔뜩 걸려있어 이채로웠다.
산행내내 아마다블럼(Ama Dablam·해발 6814m)이 시야에 놓여있다. 엄마(아마)가 딸(다블럼)을 안고 있는 형상이라는데 볼수록 아름다운 산이었다.
팡보체에는 히말라야 8000m 급 16좌를 완등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처음으로 세운 휴먼스쿨이 자리하고 있다. 때마침 방학중이라 학생들이 수업 받는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마을 뒷동산에 있는 교정에서 휴식을 취했다.
수마리(Shomare)마을로 가는 도중 계곡의 큼지막한 바위에 일행의 시선이 쏠렸다. 누구일까, 바위 위에 잔돌로 큐피드의 화살을 만들어 놓은 때문이다.받딩보체에 가까워지며 지형은 낯선 외계행성에 와있는 듯 했다. 어느새 수목은 난쟁이 편백나무로 변하고 허허벌판이다. 그런 열악한 기후환경에서도 주민들은 평지마다 돌담을 두르고 감자를 재배해 살아간다.
그러나 새벽녘 유리창에 성에가 하얗게 끼는 영하날씨속에서도 돌집 로지에서 춥지않게 잠을 청하지만, 도시스타일의 생활습관을 버리지 못한 여행자 입장에선 세면과 화장실 사정이 갈수록 곤란해지는 높이이다. 딩보체 주위는 오른편으로 아마다블럼이, 정면으로 눕체·로체로 이어지는 능선이 시야를 압도한다. 에베레스트가 지척이다. 이제 하루거리만 다가서면 세계 최고봉의 위용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됐다. 후원 혜초여행사 광주지점 062-511-6959
/song@kwangju.co.kr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B.C) 트레킹을 하며 마주치는 주민과 트레커들이 자연스레 나누는 인사말이다. 누구나 산길에서 미소를 지으며 서로 인사를 건넨다. 이심전심(以心傳心)이랄까, 국적은 달라도 트레커간에는 이 산길을 걷는 공감대가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듯했다. 남체 바자르(Namche Bazar) 로지에서 이틀간 여장을 풀며 시나브로 고산병에 적응해 나갔다.
◇시원스레 뻗은 ‘에베레스트 하이웨이=남체에서 캉주마(Kyangjuma)로 이어지는 길은 능선길이 아니라 산허리를 등고선처럼 꼬불꼬불 감돈다. 길 폭이 2m 정도로 넓어 ‘에베레스트 하이웨이’로 불린다. 남체를 출발한 지 1시간이 지날 무렵 산모퉁이에 스투파(라마불교 탑)가 우뚝 서있고 그 위로 오색 ‘롱다’가 펄럭인다. 롱다는 라마불교의 경전을 적은 손수건만한 천이다. 남체부터 꼬리없는 개가 일행을 인도하듯 앞장서 나아갔다.
남체에서 딩보체까지 이어지는 구간 가운데 가장 힘든 곳이다. 하지만 가파른 돌계단 길을 가쁜 숨을 몰아쉬며 몇 발짝 걷다가 쉬다가를 수차례 반복하다 마침내 고개에 올라서면 그동안의 고생을 보상하고도 남을 만큼의 풍광이 펼쳐진다. 고개에는 텡보체 사원이 자리하고 있는데 에베레스트 주변 산군이 마치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온다.
디보체를 비롯해 팡보체(Pangboche), 딩보체(Dingboche), 페리체(Pheriche) 등 이곳은 유독 ‘체’지명이 많다.
가이드 꾸마리 씨는 “체(che)는 ‘부처님 발자국’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지명뿐만 아니라 돌탑, 롱다 등 산기슭 곳곳에 라마불교의 흔적이 서려있다. 우리로선 알 수 없는 산스크리트 문자가 석판에 가지런하게 새겨진 ‘마니석’ 무더기를 지날 때는 “옴∼마니 반메홈∼”을 읊조리며 반드시 왼쪽으로 지나가야 한다.
◇계곡 바위에 큐피드 화살 눈길=디보체에서 딩보체까지는 10㎞ 거리로 약 7시간이 소요된다. 하루 만에 고도는 3820m(디보체)에서 4410m(딩보체)로 높아진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4000, 5000m대 고도에 다가서니 긴장감은 높아간다.
전남대 수의과대학 김태중(45) 교수는 “걸으면서 호흡을 길게 들이쉬고, 길게 내쉬어야 한다. 폐포(허파꽈리) 끝까지 깊숙이 공기가 들어갈 수 있도록 호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보체를 출발한 지 20여 분 후 계곡에 도착하니 철교가 지난해 산사태에 파손된 채 방치돼 있다. 대신 새로 개설된 나무다리를 건너 흙먼지 풀풀 날리는 산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야 했다. 기온도 제법 떨어져 계곡물이 군데군데 얼어있다. 나뭇가지마다 지난해 우기에 형성됐을 이끼류인 ‘자우’가 잔뜩 걸려있어 이채로웠다.
산행내내 아마다블럼(Ama Dablam·해발 6814m)이 시야에 놓여있다. 엄마(아마)가 딸(다블럼)을 안고 있는 형상이라는데 볼수록 아름다운 산이었다.
팡보체에는 히말라야 8000m 급 16좌를 완등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처음으로 세운 휴먼스쿨이 자리하고 있다. 때마침 방학중이라 학생들이 수업 받는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마을 뒷동산에 있는 교정에서 휴식을 취했다.
수마리(Shomare)마을로 가는 도중 계곡의 큼지막한 바위에 일행의 시선이 쏠렸다. 누구일까, 바위 위에 잔돌로 큐피드의 화살을 만들어 놓은 때문이다.받딩보체에 가까워지며 지형은 낯선 외계행성에 와있는 듯 했다. 어느새 수목은 난쟁이 편백나무로 변하고 허허벌판이다. 그런 열악한 기후환경에서도 주민들은 평지마다 돌담을 두르고 감자를 재배해 살아간다.
그러나 새벽녘 유리창에 성에가 하얗게 끼는 영하날씨속에서도 돌집 로지에서 춥지않게 잠을 청하지만, 도시스타일의 생활습관을 버리지 못한 여행자 입장에선 세면과 화장실 사정이 갈수록 곤란해지는 높이이다. 딩보체 주위는 오른편으로 아마다블럼이, 정면으로 눕체·로체로 이어지는 능선이 시야를 압도한다. 에베레스트가 지척이다. 이제 하루거리만 다가서면 세계 최고봉의 위용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됐다. 후원 혜초여행사 광주지점 062-511-6959
/song@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