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사계절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도시다. 여름이면 고운 해변을 찾는 이들로 더욱 뜨거워진다.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으로 부산의 낮은 들썩인다. 밤의 풍경도 매혹적이다. 밤이 더욱 아름다운 도시이기도 하다.

부산시는 지난 2010년 공모를 거쳐 ‘부산 야간 관광명소 12선’을 선정한 적이 있다.

황령산 봉수대, 금련산 청소년수련관, 동백섬과 누리마루 APEC 하우스, 해운대 마천루 카페거리, 이기대 동생말, 중앙공원, 용두산공원 부산타워, 해운대 해수욕장, 광안리 해수욕장, 송정 해수욕장, 송도 해수욕장, 다대포 꿈의 낙조가 부산을 대표하는 야간 명소로 꼽혔다.

바다와 야경이 어우러진 광안리 해수욕장은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겐 반드시 찾아야 하는 필수 코스이자 가장 유명한 장소이다.

해변을 내려다보고 늘어선 회센터에서 싱싱한 횟감을 고르는 재미와 함께 그윽한 광안대교를 보면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곳. 고운 해변을 거닐며 밤바다의 운치도 접할 수 있는 젊음이 가득한 야경 명소다.

동백섬 누리 마루는 화려한 사진이 탄생하는 새로운 명소다. 해가 지면 이곳의 화려한 야경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널리 알려진 명소에 비해 살포시 숨겨져 있는 야경 포인트도 있다.

바다가 아닌 산으로 달려가 부산의 야경을 만날 수 있다. 자연과 문명이 어우러져 반짝반짝 빛을 내는 곳이 있다. 산바람에 더위를 잊고 호젓하게 여름밤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황령산 봉수대.

가파른 황령산 오름길을 따라 달리다 보면 황령산 봉수대 이정표를 볼 수 있다. 곳곳에 쉬어가는 차량과 야경을 찾아 온 이들을 상대로 음료수를 파는 상인이 보이는 걸 보니 이곳이 숨겨진 명소라는 곳을 짐작할 수 있다.

차에서 내려 본격적인 걸음을 해본다.

기다리던 야경을 만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도 않다. 여름의 싱그러움을 가득 담고 있는 녹색의 숲길을 느긋하게 걷다 보면 이내 방송국 중계탑이 눈에 띈다. 중계탑을 지나면 바로 앞에 넓게 조성된 광장이 나온다.

자! 이제 환성이 터질 야경을 만날 순간이다. 광장을 따라 난 오르막길을 오르면 황령산 최고봉인 봉수대가 나온다.

봉수대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본다. 빛으로 물든 부산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반짝이는 빛이 하늘의 별을 땅에 뿌려놓은 놓은 것 같다. 절로 탄성이 터지는 풍경이다.

봉수대 주위를 쭉 둘러보면서 수수께끼를 풀듯 부산 곳곳을 찾아본다. 밤바다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이던 광안대교도 다소곳하니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요한 하늘과 빛나는 땅이 어우러진 여름밤의 낭만에 취해본다. 가만히 앉아서 도시를, 바다를 내려다보며 시간을 보내본다. 화려하면서도 화려하지 않은, 그윽한 야경을 눈에 가득 담고 살포시 걸음을 옮긴다.

부산 곳곳에 숨겨진 야경을 쫓느라면 여름밤이 짧기만 하다.

봉수대 위는 고요하지만 이곳을 찾기 위해서는 구불구불 산길을 올라야 한다. 운전이 서툰 이들에게는 어려운 코스일 수도 있다.

운전을 하는 수고로움 없이 부산의 야경을 즐길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부산의 시티 투어. 이 중에서도 부산의 야경명소를 돌아보는 버스가 있다.

부산역에서 오후 7시30분 출발하는 버스는 광안리 해수욕장∼해운대 해수욕장∼달맞이고개∼광안대교∼금련산 청소년수련원을 둘러보고 밤 10시에 부산역으로 돌아온다.

해운대와 금련산에서는 잠시 야경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투어버스 요금은 어른 1만원, 청소년·어린이 5000원이다. 인터넷(www.citytourbusan.com)이나 전화(1688-0098, 051-464-9898)로 탑승일 10일 전부터 선착순으로 예약이 진행된다. 당일 예약은 불가능하다.

/글·사진=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