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창조도시 ‘가나자와’
2013년 03월 21일(목) 00:00 가가
전통 살아 숨쉬는 古都 … 일본 속살을 걷다
미토의 가이라쿠엔, 오카야마의 고라쿠엔과 더불어 일본의 3대 정원으로 불리는 겐로쿠엔(兼六園) 전경. 겐로쿠엔이라는 명칭은 광대함, 한적함, 인공미, 고색창연, 풍부한 물, 아름다운 조망 등 여섯까지의 빼어난 모습을 지니고 있는데서 유래했다.
일본다운 일본의 모습을 보고 싶으면 어디가 좋을까? 불과 10여 년전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천년의 고도 교토를 떠올렸지만 이젠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다름 아닌 가나자와(金澤) 때문이다. 일본 혼슈( 本州)의 중심부 동해에 잇닿은 이시카와(石川)현 가나자와시는 지난 2009년 유네스코 창의도시(공예부문) 지정을 계기로 ‘일본속의 일본’이라는 화려한 명성을 얻으며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인구 47만 명의 중소도시이지만 매년 전 세계에서 700만 명이 찾는다.
가나자와시가 교토의 자리를 넘보게 된 비결은 ‘문화’였다. 17세기 에도시대 마에다 한(前田藩)의 중심지로 400년 간 번성했던 이 도시는 메이지(明治) 유신 이후 근대화에서 소외되며 그저 그런 시골마을로 쇠락해가는 듯 했다.
하지만 가나자와 시민들은 그 ‘느림’을 어느 도시도 흉내낼 수 없는 그들만의 경쟁력으로 승화시켰다. 금박공예, 도자기, 직물 등의 전통산업을 ‘메이드 인 가나자와’ 브랜드로 키웠고 옛 가옥과 게이샤 거리, 사무라이 무사마을 등을 10개의 전통문화 보존구역(Zone)으로 지정해 관광명소로 되살려 냈다. 에도시대 이후 지난 400년 동안 제2차 세계대전 등 전란이나 대지진을 겪지 않은 영향도 한몫했다.
그래서 일까. 시내거리를 걷다 보면 전통과 현대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경관이 인상적이다. 말 그대로 한쪽에선 옛 무사들이나 게이샤들이 살던 집들이 보존돼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 초현대적 감각의 미술관이 색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여기에 방적공장을 시민들의 문화예술 활동의 장으로 재생시킨 시민예술촌, 가나자와의 상징인 겐로쿠엔과 가나자와조코엔(金澤城公園), 우타쓰야마 공예공방, 가나자와 창작의 숲 등은 색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가나자와는 3박4일 정도면 이들 대표적인 볼거리들을 둘러 볼 수 있다. 중요한 명소들이 가나자와 성을 중심으로 반경 약 2km 내에 집중되어 있어 버스와 도보로 관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에도시대 품은 히가시차야가이=가나자와 도심에 위치한 가나자와 역에서 조카마치 가나자와 주유버스를 타면 히가시차야가이, 겐로쿠엔, 고린보, 오미초이치바 재래시장 등 이른바 인기명소들을 경유하게 된다.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히가시차야가이. 에도시대 최고의 풍류일번지로 불렸던 거리는 당시의 풍경을 그대로 재현해 한동안 걷다 보면 그 시절의 무사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지금은 찻집, 음식점, 기념품가게 등 62곳이 성업중이다. 특히 히가시차야가이에선 게이샤가 직접 운영하는 술집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시민들의 휴식처 가나자와 조쿠엔=다시 주유버스를 타고 두 정거장 가면 가나자와의 명물인 가나자와 조쿠엔과 겐로쿠엔 (兼六園)이 기다린다. 조경이 빼어나 역사 드라마나 영화의 무대로 자주 등장하는 곳이다. 한때 30만㎡ 부지에 20여 개의 망루를 거느린 거대한 성이었으나 여러 차례 화재를 겪은 후 중요문화재 산노마루의 이시카와몬(石川 門)과 산주켄나가야(三十間長屋)만 남았다. 현재는 예전의 시설을 복원하고 아름다운 꽃과 나무를 심어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다.
▲6가지 아름다움, 겐로쿠엔=가나자와조쿠엔 입구의 다리를 건너면 미토의 가이라쿠엔, 오카야마의 고라쿠엔과 더불어 일본의 3대 정원으로 불리는 겐로쿠엔이 관광객을 맞는다. 1676년 5대 번주(영주)였던 마에다 쓰나노가 가나자와 성 외곽의 일부를 정비하면서 만든 게 시초였으며 13대 번주 마에다 나리야스가 현재의 모습으로 재정비했다. 겐로쿠엔이라는 이름은 이 정원이 광대함, 한적함, 인공미, 고색창연, 풍부한 물, 아름다운 조망 등 여섯까지의 뛰어난 모습을 지니고 있는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정원의 넓이는 약 11만5700㎡. 봄에는 400여 그루의 각종 벚꽃이 만개하고 가을에는 단풍으로 물들어 잊을 수 없는 장관을 펼친다. 특히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동절기에는 습기가 많은 지리적인 특성상 무거운 눈으로 부터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우산살 형태의 줄(유키즈리)을 설치, 색다른 풍광을 연출한다.
▲가나자와 미래, 21세기 미술관=겐로쿠엔과 가나자와 시청사 사이에 자리한 투명하고 경쾌한 공간이다. 건축가 세지마 가즈요와 니시자와 류에의 설계로 지난 2004년 개관과 동시에 국제적인 명소로 떠올랐다.
애니시 카푸어, 제임스 터렐, 나라 요시모토, 앤디 워홀의 작품 등 컬렉션 목록도 만만치 않다. 특히 실내수영장 처럼 보이는 아르헨티나 작가 레안드로 에를리치의 ‘수영장’(2004년)은 미술관 뿐만 아니라 도시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문화가 흐르는 시민예술촌=1910년에 세워진 2만9000여 평 규모의 방직공장을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지난 1996년 개관했다. 갤러리나 공연장 등 발표무대는 많지만 정작 아마추어 예술가와 시민들이 연습할 만한 공간이 없는 현실에 착안했다. 가나자와 시민이라면 누구나, 또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24시간 개방한다. 이용료는 6시간 기준으로 약 1만4000원의 이용료를 받는다.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 지자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인기가 높다. 시민예술촌 덕분에 가나자와 시는 창의도시이자 문화도시로 화려한 비상을 하고 있다.
〈현지섭외 및 사진 제공=이시카와 현·가나자와 컨벤션 뷰로〉
*가나자와 가려면
가나자와를 여행하려면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매주 월·수·금·일)을 타고 고마쓰 공항으로 가야한다. 비행시간은 약 1시간 50분. 아시아나 항공(화·금·일)을 이용할 수 있지만 도야마 공항을 거쳐야 한다. 고마쓰 공항에서 가나자와 시까지 30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면에서 고마쓰 공항을 이용하는게 저렴하다.
하지만 가나자와 시민들은 그 ‘느림’을 어느 도시도 흉내낼 수 없는 그들만의 경쟁력으로 승화시켰다. 금박공예, 도자기, 직물 등의 전통산업을 ‘메이드 인 가나자와’ 브랜드로 키웠고 옛 가옥과 게이샤 거리, 사무라이 무사마을 등을 10개의 전통문화 보존구역(Zone)으로 지정해 관광명소로 되살려 냈다. 에도시대 이후 지난 400년 동안 제2차 세계대전 등 전란이나 대지진을 겪지 않은 영향도 한몫했다.
▲에도시대 품은 히가시차야가이=가나자와 도심에 위치한 가나자와 역에서 조카마치 가나자와 주유버스를 타면 히가시차야가이, 겐로쿠엔, 고린보, 오미초이치바 재래시장 등 이른바 인기명소들을 경유하게 된다.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히가시차야가이. 에도시대 최고의 풍류일번지로 불렸던 거리는 당시의 풍경을 그대로 재현해 한동안 걷다 보면 그 시절의 무사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지금은 찻집, 음식점, 기념품가게 등 62곳이 성업중이다. 특히 히가시차야가이에선 게이샤가 직접 운영하는 술집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시민들의 휴식처 가나자와 조쿠엔=다시 주유버스를 타고 두 정거장 가면 가나자와의 명물인 가나자와 조쿠엔과 겐로쿠엔 (兼六園)이 기다린다. 조경이 빼어나 역사 드라마나 영화의 무대로 자주 등장하는 곳이다. 한때 30만㎡ 부지에 20여 개의 망루를 거느린 거대한 성이었으나 여러 차례 화재를 겪은 후 중요문화재 산노마루의 이시카와몬(石川 門)과 산주켄나가야(三十間長屋)만 남았다. 현재는 예전의 시설을 복원하고 아름다운 꽃과 나무를 심어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다.
▲6가지 아름다움, 겐로쿠엔=가나자와조쿠엔 입구의 다리를 건너면 미토의 가이라쿠엔, 오카야마의 고라쿠엔과 더불어 일본의 3대 정원으로 불리는 겐로쿠엔이 관광객을 맞는다. 1676년 5대 번주(영주)였던 마에다 쓰나노가 가나자와 성 외곽의 일부를 정비하면서 만든 게 시초였으며 13대 번주 마에다 나리야스가 현재의 모습으로 재정비했다. 겐로쿠엔이라는 이름은 이 정원이 광대함, 한적함, 인공미, 고색창연, 풍부한 물, 아름다운 조망 등 여섯까지의 뛰어난 모습을 지니고 있는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정원의 넓이는 약 11만5700㎡. 봄에는 400여 그루의 각종 벚꽃이 만개하고 가을에는 단풍으로 물들어 잊을 수 없는 장관을 펼친다. 특히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동절기에는 습기가 많은 지리적인 특성상 무거운 눈으로 부터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우산살 형태의 줄(유키즈리)을 설치, 색다른 풍광을 연출한다.
▲가나자와 미래, 21세기 미술관=겐로쿠엔과 가나자와 시청사 사이에 자리한 투명하고 경쾌한 공간이다. 건축가 세지마 가즈요와 니시자와 류에의 설계로 지난 2004년 개관과 동시에 국제적인 명소로 떠올랐다.
애니시 카푸어, 제임스 터렐, 나라 요시모토, 앤디 워홀의 작품 등 컬렉션 목록도 만만치 않다. 특히 실내수영장 처럼 보이는 아르헨티나 작가 레안드로 에를리치의 ‘수영장’(2004년)은 미술관 뿐만 아니라 도시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문화가 흐르는 시민예술촌=1910년에 세워진 2만9000여 평 규모의 방직공장을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지난 1996년 개관했다. 갤러리나 공연장 등 발표무대는 많지만 정작 아마추어 예술가와 시민들이 연습할 만한 공간이 없는 현실에 착안했다. 가나자와 시민이라면 누구나, 또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24시간 개방한다. 이용료는 6시간 기준으로 약 1만4000원의 이용료를 받는다.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 지자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인기가 높다. 시민예술촌 덕분에 가나자와 시는 창의도시이자 문화도시로 화려한 비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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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섭외 및 사진 제공=이시카와 현·가나자와 컨벤션 뷰로〉
*가나자와 가려면
가나자와를 여행하려면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매주 월·수·금·일)을 타고 고마쓰 공항으로 가야한다. 비행시간은 약 1시간 50분. 아시아나 항공(화·금·일)을 이용할 수 있지만 도야마 공항을 거쳐야 한다. 고마쓰 공항에서 가나자와 시까지 30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면에서 고마쓰 공항을 이용하는게 저렴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