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포카라'] 겸손을 배운다, 안나푸르나
2013년 03월 14일(목) 00:00 가가
우뚝선 거봉들의 웅장한 자태
만년설 녹아 만들어진 페와호
대자연의 신비 눈 앞에 가득
때묻지 않은 현지인 삶 경험
만년설 녹아 만들어진 페와호
대자연의 신비 눈 앞에 가득
때묻지 않은 현지인 삶 경험
네팔 포카라의 사랑곳에 오르면 안나푸르나 등 설산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해가 떠오르면서 설산이 붉게 물들어 가는 모습.
신이 에베레스트를 만든 것은 어쩌면 ‘겸손’이란 단어를 일일이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지난 8일 네팔 카투만두 트리뷰반 공항에서 마중 나온 가이드가 금잔화로 만든 화환을 목에 걸어주면서 여행은 시작됐다. 이 화환은 네팔식 환영인사다.
“나마스테”
가이드가 건넨 첫 말이다. ‘나는 당신을 존중한다, 나의 영혼과 당신의 영혼은 통한다’는 뜻을 지녔다. 존중과 소통이 이곳의 인사이며, 네팔 여행에 깃든 가장 잔잔한 추억이다.
네팔 제2의 도시 포카라는 등산과 트레킹을 시작하는 서쪽 출발점이다. 포카라로 가기 위해서는 네팔 카투만두 트리뷰반 국제공항에서 내려 곧바로 국내선으로 이동해야 하며, 비행기는 30여 분 차로는 7시간이 걸린다.
빠른 길 보다 네팔을 더욱 속 깊게 이해하기 위해 차를 선택해 이동한 우리의 눈 앞에서 고산지대가 펼쳐졌다. 차로 이동하면 도로 주변에 마을이 아무렇게나 자리 잡고 있어 느긋하게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카트만두 밸리에서 북서쪽으로 약 200㎞ 떨어진 포카라는 ‘호수’라는 뜻의 네팔어(語) ‘포카리’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사방을 볼 수 있는 높은 봉우리’란 뜻의 사랑곳에서 바라보는 안나푸르나 설산의 일출과 페와 호수(Phewa Tal)에서 바라보는 설산의 파노라마를 지켜볼 수 있다. 또 8000m급 4개를 품고 있는 안나푸르나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트레킹 코스다.
포카라 일대에는 아찔한 산자락을 깎아 만든 다랭이논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어, 네팔의 주식이 왜 쌀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다랭이논을 보면 물을 긷고, 고랑을 일구며 피붙이의 식량을 챙긴 부모의 고단함도 느껴진다.
사랑곳은 새벽 4시에는 출발해야 오를 수 있는 곳이다. 산 중턱까지 차를 타고 갈 수 있고, 느긋한 걸음으로 30여분 오르면 닿을 수 있는 곳이다. 산 중턱에서 내리면, 주변의 마을에서 아침을 준비하는 모습도 지켜볼 수 있다. 찾는 사람이 많아 이곳 주민들은 찻집과 식당을 운영하며 살아가고 있다.
네팔은 산악 지대의 소수 민족들이 만든 나라다. 사랑곳은 과거 한 소수 민족이 차지하고 있던 곳이며, 아직도 집터 등이 남아 있다. 안나푸르나는 인류가 오른 최초의 8000m급 봉우리다. 사랑곳에서 바라보는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레의 일출은 환상 그 자체다.
흐릿한 설산이 빛을 받아 붉게 물드는 모습은 소설 ‘어린 왕자’에 등장하는 노을을 연상케한다. 산봉우리가 밝아지면서 네팔의 아침을 맞을 수 있고, 산자락 아래에서는 아침을 준비하는 도시의 풍경이 펼쳐진다. 이곳 주민들도 순박해, 길을 물으면 나그네가 자신이 알려 준 길로 제대로 가는지 한참을 바라 보곤 한다. 느긋함. 네팔을 즐기는 가장 큰 기쁨이다.
포카라는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 중 무려 50여 개의 코스를 시작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안나푸르나 1봉(8091m), 남봉(7219m)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거대한 산군이며 그와 어깨동무하고 있는 히운출리(6441m)와 네팔인들이 가장 신성시하는 마차푸차레(6993m)가 우뚝 솟아있는 곳이다.
안나푸르나 트레킹 코스는 무척 다양하다. 안나푸르나 1봉, 2봉, 3봉과 마차푸차레, 히운출리, 남봉 등을 이름 그대로 빙 돌아보는 코스가 있다. 길이가 250여㎞에 달하며, 기간은 대략 18∼20일이 소요된다.
또 안나푸르나 푼힐 코스가 있는데, 안나푸르나 산군을 가장 멋있게 볼 수 있는 뷰포인트 푼힐에 다녀오는 일정이다. 일주일 정도 기간을 잡는다. 3000m 초반의 산들을 트레킹하기 때문에 고산병의 위험이 덜하고 상대적으로 편하면서 좋은 경관을 볼 수 있어서 인기가 높다. 이 밖에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으로, 7일에서 8일 정도 소요된다. 짧은 기간에 4000m대의 베이스캠프까지 가는 코스여서 고산병을 앓을 위험이 있다.
마지막으로 두 코스의 장점만을 갖춘 ‘푼힐과 베이스캠프 트레킹 코스’가 있다. 10일 정도 소요된다. 트레킹하기 좋은 시기는 9월 중순부터 11월, 4월부터 5월 중순까지다.
포카라 중심지에는 트레킹 코스의 함께 갈 가이드와 짐꾼을 안내해 주는 관광 상점이 많고, 등산 장비를 판매하는 곳도 즐비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랑곳에서 일출을 즐겼다면, 페와 호수에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해 볼 수 있다. 페와호수는 폭 1.5㎞,길이 4㎞로 네팔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다. 선착장에서 작은 배를 빌려 한가롭게 뱃놀이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안나푸르나 등 설산이 물에 비친 모습을 볼 수 있다.
호수 한가운데 떠 있는 바라이섬을 둘러보는 것은 필수 코스다. 바라이섬에는 전설이 있다. 옛날 한 걸인이 구걸을 하던 중 가난한 노부부의 집을 찾게 되고, 이곳에서 밥을 얻어먹게 된다. 이 걸인은 “서둘러 마을을 떠나라”고 일러주고 자취를 감추었다. 높은 산으로 피한 노부부는 불어난 물 때문에 집이 사라지고 커다란 호수만 남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다. 노부부는 그제야 걸인이 시바신의 현신인 것을 깨닫고 바라이섬에 사원을 세웠다고 한다.
이곳 사원 주변을 3바퀴 돌면 현재 사랑하고 있는 사람과 다음 생에서도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믿음이 전해지고 있다.
/네팔=글·사진 오광록기자 kroh@kwangju.co.kr
지난 8일 네팔 카투만두 트리뷰반 공항에서 마중 나온 가이드가 금잔화로 만든 화환을 목에 걸어주면서 여행은 시작됐다. 이 화환은 네팔식 환영인사다.
“나마스테”
가이드가 건넨 첫 말이다. ‘나는 당신을 존중한다, 나의 영혼과 당신의 영혼은 통한다’는 뜻을 지녔다. 존중과 소통이 이곳의 인사이며, 네팔 여행에 깃든 가장 잔잔한 추억이다.
빠른 길 보다 네팔을 더욱 속 깊게 이해하기 위해 차를 선택해 이동한 우리의 눈 앞에서 고산지대가 펼쳐졌다. 차로 이동하면 도로 주변에 마을이 아무렇게나 자리 잡고 있어 느긋하게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카트만두 밸리에서 북서쪽으로 약 200㎞ 떨어진 포카라는 ‘호수’라는 뜻의 네팔어(語) ‘포카리’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사방을 볼 수 있는 높은 봉우리’란 뜻의 사랑곳에서 바라보는 안나푸르나 설산의 일출과 페와 호수(Phewa Tal)에서 바라보는 설산의 파노라마를 지켜볼 수 있다. 또 8000m급 4개를 품고 있는 안나푸르나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트레킹 코스다.
네팔은 산악 지대의 소수 민족들이 만든 나라다. 사랑곳은 과거 한 소수 민족이 차지하고 있던 곳이며, 아직도 집터 등이 남아 있다. 안나푸르나는 인류가 오른 최초의 8000m급 봉우리다. 사랑곳에서 바라보는 안나푸르나와 마차푸차레의 일출은 환상 그 자체다.
흐릿한 설산이 빛을 받아 붉게 물드는 모습은 소설 ‘어린 왕자’에 등장하는 노을을 연상케한다. 산봉우리가 밝아지면서 네팔의 아침을 맞을 수 있고, 산자락 아래에서는 아침을 준비하는 도시의 풍경이 펼쳐진다. 이곳 주민들도 순박해, 길을 물으면 나그네가 자신이 알려 준 길로 제대로 가는지 한참을 바라 보곤 한다. 느긋함. 네팔을 즐기는 가장 큰 기쁨이다.
포카라는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 중 무려 50여 개의 코스를 시작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안나푸르나 1봉(8091m), 남봉(7219m)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거대한 산군이며 그와 어깨동무하고 있는 히운출리(6441m)와 네팔인들이 가장 신성시하는 마차푸차레(6993m)가 우뚝 솟아있는 곳이다.
안나푸르나 트레킹 코스는 무척 다양하다. 안나푸르나 1봉, 2봉, 3봉과 마차푸차레, 히운출리, 남봉 등을 이름 그대로 빙 돌아보는 코스가 있다. 길이가 250여㎞에 달하며, 기간은 대략 18∼20일이 소요된다.
또 안나푸르나 푼힐 코스가 있는데, 안나푸르나 산군을 가장 멋있게 볼 수 있는 뷰포인트 푼힐에 다녀오는 일정이다. 일주일 정도 기간을 잡는다. 3000m 초반의 산들을 트레킹하기 때문에 고산병의 위험이 덜하고 상대적으로 편하면서 좋은 경관을 볼 수 있어서 인기가 높다. 이 밖에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으로, 7일에서 8일 정도 소요된다. 짧은 기간에 4000m대의 베이스캠프까지 가는 코스여서 고산병을 앓을 위험이 있다.
마지막으로 두 코스의 장점만을 갖춘 ‘푼힐과 베이스캠프 트레킹 코스’가 있다. 10일 정도 소요된다. 트레킹하기 좋은 시기는 9월 중순부터 11월, 4월부터 5월 중순까지다.
포카라 중심지에는 트레킹 코스의 함께 갈 가이드와 짐꾼을 안내해 주는 관광 상점이 많고, 등산 장비를 판매하는 곳도 즐비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랑곳에서 일출을 즐겼다면, 페와 호수에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해 볼 수 있다. 페와호수는 폭 1.5㎞,길이 4㎞로 네팔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다. 선착장에서 작은 배를 빌려 한가롭게 뱃놀이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안나푸르나 등 설산이 물에 비친 모습을 볼 수 있다.
호수 한가운데 떠 있는 바라이섬을 둘러보는 것은 필수 코스다. 바라이섬에는 전설이 있다. 옛날 한 걸인이 구걸을 하던 중 가난한 노부부의 집을 찾게 되고, 이곳에서 밥을 얻어먹게 된다. 이 걸인은 “서둘러 마을을 떠나라”고 일러주고 자취를 감추었다. 높은 산으로 피한 노부부는 불어난 물 때문에 집이 사라지고 커다란 호수만 남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다. 노부부는 그제야 걸인이 시바신의 현신인 것을 깨닫고 바라이섬에 사원을 세웠다고 한다.
이곳 사원 주변을 3바퀴 돌면 현재 사랑하고 있는 사람과 다음 생에서도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믿음이 전해지고 있다.
/네팔=글·사진 오광록기자 kroh@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