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삼한사온(三寒四溫)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과거의 우리나라 전형적인 날씨와 다르게 혹한과 함께 폭설이 몇 차례 내리다가 다시 영하의 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절기상 입춘(2월 4일)이 머지않은 만큼 봄기운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으리라.

장흥은 겨울 별미여행지로 제격이다. 산과 바다가 잘 어우러진 장흥지역은 5개 면이 득량면과 접하고 있는 까닭에 표고버섯과 한우, 수산물 등이 풍부해 겨울철에도 맛깔스런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이맘때 장흥지역 대표적인 별미는 ‘장흥삼합’(三合)을 비롯해 석화(굴)구이, 매생이탕, 새조개 등 다양하다.

장흥삼합 구이는 득량만에서 생산되는 키조개와 표고버섯, 쇠고기와 함께 구워먹는 것으로, 장흥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이다.

장흥은 연간 2500t의 표고버섯을 생산, 전국 생산량의 12%를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표고버섯 집산지이다. 또한 안양면 수문포 앞바다가 주산지인 키조개는 키 모양의 연한 껍질에 싸인 육질부만 식용으로 사용하며, 바다에서 생산된 조개류 중에서 가장 호평을 받는다. 수심 15∼50m의 진흙에 살며 다량의 단백과 저칼로리 식품으로 필수 아미노산과 철분의 함량이 많아 빈혈·동맥경화 예방효과가 탁월하다고 한다.

흔히들 장흥은 ‘인구 수보다 한우 개체수가 더 많다’고 할 정도로 한우를 많이 사육한다. 장흥 한우는 순수 한우혈통과 철저한 관리로 안전하고 균일한 최상의 육질을 자랑하며, 최근 순수 장흥한우를 원료로 한 한우 물회와 한우 떡갈비, 한우 육포가 새롭게 선을 보여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처럼 장흥삼합은 타 지역에서 맛볼 수 없는 장흥지역 대표적인 세 종류의 특산물로 궁합을 맞췄다.

겨울철 대표 계절식품인 매생이는 매년 12월부터 2월까지 생산된다. 철분· 칼륨 등 각종 무기염류와 비타민A·C가 다량 함유돼 있으며 부드럽고 감칠맛 나는 구수함과 고소함이 특징이다. 매생이는 혈중 알코올을 중화시켜 숙취해소에 도움을 주며, 강알카리 식품으로 산성화된 체질을 중화시키는데 도움이 되며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생이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은 매생이국, 매생이죽, 매생이탕, 매생이 떡국, 매생이전, 매생이 굴전, 매생이 감자수제비, 매생이 계란말이, 매생이밥, 매생이 김치 등 매우 다양하다.

요즘 득량만의 기름진 갯벌에서 자란 굴(석화)을 불에 구워먹는 맛이 일품이다. 용산면 남포마을과 관산읍 죽청리 등지에서 맛볼 수 있다. 영화 ‘축제’ 촬영지인 남포마을은 마을앞 소등섬 너머로 뜨는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가격은 굴 한망에 3만원, 매생이 떡국 5000원이다. 굴을 깔 수 있는 작은 칼과 장갑을 제공해준다.

관산읍 죽청리 바닷가에 자리한 ‘은희네 굴구이’ 김민홍 대표는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바닷가에서 일출을 보며 새해계획을 다짐하고, 오순도순 모여 정담을 나누며 굴구이를 먹곤 한다”고 말했다.

또한 새조개는 요즘 맛볼 수 있는 최상의 별미이다. 조개속살이 새 부리모양과 닮아 새조개로 불리며, 크기는 애들의 주먹만하고 겉은 피조개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새조개는 12월부터 이듬해 2월 사이에 잡히는 것이 가장 맛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득량만 새조개는 단백질·철분·타우린이 풍부하고 맛과 향이 뛰어나 미식가들은 물론 남녀노소 구분없이 좋아하는 겨울철 대표적인 별미로 자리 잡고 있다. 문의 장흥군청 문화관광과(061-860-0337)



/송기동기자 song@kwangju.co.kr

/장흥=김용기기자 · 중부취재본부장 k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