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겨울이다’를 보여주는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추위가 더해질 수록 깊어지는 겨울의 맛이 있다. 1년을 기다려 맛 보는 겨울 별미가 사람들을 기다린다. 영양 가득한 겨울의 맛과 멋을 찾아 떠나는 여행.



*푸짐한 겨울 꼬막

늦가을 찬바람을 맞으며 맛이 드는 꼬막은 봄철 알을 품기 전까지 풍성한 맛을 자랑한다.

슬쩍 데쳐서 먹는 꼬막의 참맛.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겨울 벌교에서는 꼬막의 다양한 맛을 한상 가득 만날 수 있다.

꼬막을 송송 썰어 넣어 부치는 꼬막전, 맛깔스럽게 튀겨내어 달달한 소스와 함께 내어 놓는 꼬막 탕수육 그리고 새콤달콤 꼬막 무침을 얹어 쓱쓱 비벼내는 꼬막 비빔밥까지 젓가락이 쉴새 없다.

여자만 갯벌에서 자란 꼬막을 맛본 뒤에는 느긋하게 문학기행을 가볼 수 있다.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주무대인 벌교는 내륙과 이어지는 포구이자 고흥반도와 순천, 보성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였다. 태백산맥 문학관<사진>을 중심으로 채동선 생가, 나철선생 유적지, 부용산 공원 등을 돌아보며 고요한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손맛 더한 겨울 빙어

음식은 눈으로 먼저 먹는다고 한다. 겨울 춘천에서는 손으로 먼저 맛을 본다. 손맛이 더해진 재미있는 겨울 별미 여행.

춘천 얼음판 곳곳에 추위를 잊은 강태공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얼음 구멍으로 낚시줄을 내리기가 바쁘게 입질이 온다. 겨울 별미로 꼽히는 빙어가 팔딱팔딱 사람들을 맞는다. 새콤하게 무쳐서도 먹고 있는 그대로 바싹바싹 튀겨서도 먹고, 입이 즐겁다.

공지천 일원에서는 빙어도 잡고 얼음 위 놀이도 할 수 있는 1석2조의 재미가 있다. 빙어 낚시장과 함께 썰매와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겨울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가장 겨울을 가까이에서 맞는 강원도라 설경도 예술이다. 눈으로 덮인 도시 곳곳 ‘겨울동화’가 펼쳐진다.

*물만난 물메기탕

추위에 꽁꽁 언 속을 풀어 줄 뜨끈뜨끈 시원한 국물. 찬바람과 함께 물을 만난 물메기, 물메기탕은 겨울 해장국의 별미 중 별미로 꼽힌다.

맑게 끓여나온 물메기탕을 휘휘 저으면 살점이 눈처럼 녹아 흐른다. 물메기탕은 따로 씹을 것도 없이 냄비째 꿀꺽 넘어간다. 취향에 따라 고춧가루를 숭숭 풀어 얼큰함을 더할 수도 있다.

겨울 생선 으뜸으로 꼽히는 통영 물메기는 서호시장·중앙시장의 겨울 풍경을 바꾼다. 북적북적 겨울을 맛보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은 동피랑 마을로 이어진다.

중앙시장 뒤편 언덕배기에는 아기자기한 벽화로 유명한 동피랑 마을<사진>이 있다. 즐거운 산책길 ‘통영의 피카소’로 불리던 추상화가 전혁림 화백의 미술관 나들이도 좋다.



*바다를 품은 과메기

겨울은 소주와 어울리는 계절이다. 소주는 또 과메기와 어울린다. 쫄깃쫄깃하면서도 짭조름한 맛은 술 안주로 손색이 없다.

동해 바람과 겨울 햇빛에 얼기와 녹기를 반복하면서 바다의 깊은 맛을 품게 되는 과메기는 고단백 영양식품이다. 김, 미역, 배춧잎 등과 돌돌 말아, 골라 먹는 재미도 있다.

과메기의 본고장 포항 구룡포, 겨울 풍경 역시 과메기가 주인공이다. 구룡포와 호미곶<사진>을 잇는 해안도로에는 바다를 배경으로 과메기 덕장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꼬들꼬들하게 과메기의 맛이 익어가는 겨울이다.

새해를 맞아 일출 명소로 꼽히는 해미곶 나들이도 의미있다. 구룡포에서 차로 20여 분을 달리면 ‘호랑이 꼬리’ 호미곶에 닿는다. ‘상생의 손’ 너머로 붉게 물드는 동해의 일출이 새해를 맞는 설렘을 더한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