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에는 낭만이 있다. 한해를 보내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낭만을 쫓아 겨울바다로 떠나보자. 부산에서 만나는 ‘바닷속 바다’ 부산 아쿠아리움 그리고 ‘바다 위 바다’ 해동 용궁사.

◇해를 기다리는 해동 용궁사

아쿠아리움에서 아기자기한 바닷속을 걷는다면 해동 용궁사에서는 자연의 장엄함을 느낄 수 있다.

동해 최남단에 위치한 해동 용궁사는 1375년 공민왕의 왕사였던 나옹 혜근이가 창건했다. 꿈에 용왕이 나타나 봉래산 끝자락에 절을 짓고 기도를 하면 나라가 태평할 것이라고 해 ‘보문사’라 이름을 지었다.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가 1930년대 초 통도사의 운강이 중창했고, 1974년 부임한 정암이 백일기도를 하는 도중 꿈에서 흰옷을 입은 관세음보살이용을 타고 승천하는 것을 보았다고 하여 해동 용궁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용문석굴을 지나 108계단을 내려가면 짙푸른 동해바다와 사찰의 경내 모습이 어우러져 감탄사를 이끌어낸다. 발밑에 철썩이는 바다, 용궁사라는 이름처럼 용궁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다.

108계단 입구에 있는 득남불은 이곳의 명물. 코와 배를 만지면 아들을 얻는다는 속설이 퍼지면서 득남불의 코와 배가 꺼멓다. 그윽하게 동해를 내려다보고 있는 해수 관음대불은 단일 석재로는 한국 최대의 석상이다. 해안 절벽을 따라 자리한 용궁사는 일출로도 유명하다.수평선에서 떠오르는 태양에 붉게 물드는 용궁사도 절경 중의 절경.

금강산도 식후경. 두 눈 가득 바다를 담았다면 이번에는 배를 채워보자. 기장까지 와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기장대게. 기장읍 기장시장에는 싱싱하고 통통한 대게가 그득한 대게골목이 있다. 사람 구경, 해산물 구경 그리고 흥정하는 재미가 있다.



대게가 통째로 쪄지는 동안 식당에 내려가 자리를 잡고 기다리면 된다. 1인당 3000원의 초장값으로 한상이 차려진다. 찰옥수수, 샐러드, 다시마 줄기, 고구마 등 부지런히 젓가락을 놀리다 보면 모락모락 김을 뿜는 찐 대게가 등장한다. 쏙쏙 살을 발라내느라 손이 분주하지만 바다의 풍부한 맛에 입은 즐겁다. 어른 손바닥 만한 대게 껍데기에 쓱쓱 비벼져 나오는 볶음밥은 별미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부산 아쿠아리움

해운대 너른 백사장을 마주하고 서있는 부산 아쿠아리움. 연면적 1만1897㎡(3600평)의 공간에 90개의 수조, 국내 최장 80미터 해저터널, 3000톤의 메인수조, 국내 최고 7m 산호 수조 등이 들어서있다. 400여종 4만여 마리의 생물들이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바닷속을 걷는 듯한 기분이다.

아쿠아리움의 겨울은 더욱 특별하다. 12월을 앞두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흥겹다. 지하 2층과 3층으로 이어져 있는 7m 높이의 산호 수조에는 이미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산호 수조를 두르고 있는 조명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연출하고 있다. 수조 안, 산타 마을에는 해마 루돌프 모형이 썰매를 끌고 있다. 색색의 바닷속 풍경과 빛나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어우러지면서 사진기를 들이미는 손길이 바쁘다.

내달 25일까지 매주 주말과 크리스마스 이브와 당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산타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산타 이벤트도 준비됐다.

상어 투명 보트는 이곳의 인기 프로그램. 바닥이 유리로 되어있는 보트를 타고 3000톤의 바닷물이 담긴 부산아쿠아리움의 상어 탱크를 누빌 수 있다. 발밑을 오가는 상어, 가이드의 설명을 통해 물고기들의 재미난 세계도 만날 수 있다. 상어 탱크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줄 수도 있다. (관람료 6000원)

마담투소 부산과 연계된 할인 이벤트도 진행되고 있다. (성인 기준) 1만9000원의 입장료에 900원을 더하면 마담투소까지 관람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는 (http://www.busanaquarium.com) 3만4000원에 2인 콤비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 센텀 시티 6층에 마련된 마담투소에는 실물크기의 인기 유명인사 밀랍인형이 전시되어 있다.

/글·사진=김여울기자 w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