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산] 신비롭다 고고한 돌탑들 정겨웁다 ‘정미소 갤러리’
2012년 06월 28일(목) 00:00 가가
돌 하나하나에 세월 켜켜히
새소리 바람소리 벗삼아
호젓하게 걸으며 일상에 쉼표
새소리 바람소리 벗삼아
호젓하게 걸으며 일상에 쉼표
들판도 하늘도 푸르다. 적당한 바람 그리고 적당한 열기. 산길을 걸어도 좋고, 강바람을 따라 달려도 좋다. 그래서 섬진강을 달려 마이산이 있는 전북 진안을 찾았다.
섬진강변에 위치한 눈과 마음이 평온해지는 곳, 공동체 박물관 계남정미소.
이름 그대로 이곳은 정미소 건물이다. 진안군 마령면 계서리 계남마을 입구를 지나면 낡은 양철 지붕의 건물이 퍼렇게 키가 자란 옥수수로 그득한 들판을 마주하고 서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허름한 건물. 하지만 그 안에는 그리운 추억과 따뜻한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이발소, 묏동, 시장, 정미소 ….
사람들 속에서 사람들의 얘기 그리고 사라져가는 추억을 담아온 사진작가 김지연(64)씨가 지난 2006년 쓰러져 가던 정미소를 갤러리로 개조해서 문을 열었다.
마을 공동체의 구심점이였지만 이제는 아련한 기억으로 남게 된 정미소가 추억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문화예술의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곳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마을사람들의 이런저런 사연을 담고 정신없이 돌아갔을 도정기계가 그대로 남아 관람객을 맞이한다.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은 공간도 눈에 띈다.
도정기계 옆으로 작은 방이 나있다. 이곳이 전시실이다.
그동안 마을 어르신들의 추억이 담긴 흑백사진, 할머니들의 보따리같은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사진이 걸려있던 이곳에 거수경례를 하고 있는 할아버지들의 사진이 채워졌다.
총탄과 포화는 피했지만 세월은 피해갈 수 없었던 마령면의 6.25 참전용사 26명이다. 조국을 위해 전장을 뛰었던 젊은이들이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되어 사람들 앞에 섰다.
사진과 함께 붙어있는 참전용사증, 제대증, 국가유공자증. 전시실을 도는데 뭔지 모르게 가슴이 찡해져 온다.
‘할아버지는 베테랑’이라는 테마의 이번 전시는 9월2일까지 계속된다. 금·토·일(오전 11시∼오후 6시)개관이다. (http://www.jungmiso.net)
계남정미소 밖 평상에 앉아 강바람, 산바람을 맞으며 여유를 부려본다. 바로 앞에 신비로운 산이 내려다보고 있다. 마이산이다.
산을 특별히 좋아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의 산이다. 왜 마이산(馬耳山)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마이산 공원입구를 향해 하는 길에 보이는 산의 자태가 자신의 이름을 온몸으로 말해주고 있다. 산 전체가 수성암으로 이루어진 마이산의 암마이봉(686m)과 숫마이봉(680m)은 말의 귀를 닮았다.
금강산도 식후경. 남부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 올라가는 길에 참나무 화로에 맛있게 익어가는 고기 냄새가 발길을 잡는다.
이곳은 등갈비를 맛깔나게 구워내는 식당들로 유명하다. 동동주 한잔에 기름기 쏙 빠진 고소한 등갈비로 허기를 채우고 산책에 나선다.
식당가 바로 앞에 위치한 금당사 경내를 한바퀴 휘휘 돌고 마이산을 대표하는 돌탑을 만나러 간다.
가파른 경사길도 아니다. 편하게 새소리, 바람소리를 벗삼아 울창한 숲길을 호젓하게 걷기만 하면 된다. 마이산이 투영된 호수가에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정자들도 마련되어 있다.
청소년 수련관 너머에 보이는 돌탑무리. 마이산을 대표하는 진짜 돌탑은 아니다.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돌탑을 쌓을 수 있는 체험을 할 수 있게 마련한 작은 놀이터다.
수련관을 지나 느긋하니 5분여를 걸어 올라가면 주차장과 함께 작은 휴게실이 보인다. 진짜 놀라운 광경은 지금부터다. 휴게소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사진으로 많이 봤던 신비한 돌탑이 눈앞에 펼쳐진다.
사진에는 채 담을 수 없었던 신비함에 사람들의 감탄사가 연이어 터져나온다.
돌탑이 위치한 곳은 암마이봉과 숫마이봉 사이의 계곡. 앞쪽을 넓고 뒤쪽은 좁은 계곡이라 바람까지 거세다. 산골을 돌아 나가는 바람 앞에 흔들림없이 서있는 돌탑의 위엄에 다시 한번 감탄사가 터진다.
자연석을 차곡차곡 쌓아 만든 마이산 탑군은 전라북도 지방기념물 제 35호로 지정되어 보호 관리되고 있다.
높이 13.5m의 주탑인 천지탑을 정점으로 돌탑들이 줄줄이 세워져 있다. 팔진법 배열에 의해 쌓아졌다고 전해지는 이곳의 돌탑은 120기 정도가 있었으나 현재 80여기가 남아있다.
/글·사진=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
섬진강변에 위치한 눈과 마음이 평온해지는 곳, 공동체 박물관 계남정미소.
이름 그대로 이곳은 정미소 건물이다. 진안군 마령면 계서리 계남마을 입구를 지나면 낡은 양철 지붕의 건물이 퍼렇게 키가 자란 옥수수로 그득한 들판을 마주하고 서있다.
이발소, 묏동, 시장, 정미소 ….
사람들 속에서 사람들의 얘기 그리고 사라져가는 추억을 담아온 사진작가 김지연(64)씨가 지난 2006년 쓰러져 가던 정미소를 갤러리로 개조해서 문을 열었다.
마을 공동체의 구심점이였지만 이제는 아련한 기억으로 남게 된 정미소가 추억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문화예술의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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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고 들어서면 마을사람들의 이런저런 사연을 담고 정신없이 돌아갔을 도정기계가 그대로 남아 관람객을 맞이한다.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은 공간도 눈에 띈다.
그동안 마을 어르신들의 추억이 담긴 흑백사진, 할머니들의 보따리같은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사진이 걸려있던 이곳에 거수경례를 하고 있는 할아버지들의 사진이 채워졌다.
총탄과 포화는 피했지만 세월은 피해갈 수 없었던 마령면의 6.25 참전용사 26명이다. 조국을 위해 전장을 뛰었던 젊은이들이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되어 사람들 앞에 섰다.
‘할아버지는 베테랑’이라는 테마의 이번 전시는 9월2일까지 계속된다. 금·토·일(오전 11시∼오후 6시)개관이다. (http://www.jungmiso.net)
계남정미소 밖 평상에 앉아 강바람, 산바람을 맞으며 여유를 부려본다. 바로 앞에 신비로운 산이 내려다보고 있다. 마이산이다.
산을 특별히 좋아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의 산이다. 왜 마이산(馬耳山)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마이산 공원입구를 향해 하는 길에 보이는 산의 자태가 자신의 이름을 온몸으로 말해주고 있다. 산 전체가 수성암으로 이루어진 마이산의 암마이봉(686m)과 숫마이봉(680m)은 말의 귀를 닮았다.
금강산도 식후경. 남부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 올라가는 길에 참나무 화로에 맛있게 익어가는 고기 냄새가 발길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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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등갈비를 맛깔나게 구워내는 식당들로 유명하다. 동동주 한잔에 기름기 쏙 빠진 고소한 등갈비로 허기를 채우고 산책에 나선다.
식당가 바로 앞에 위치한 금당사 경내를 한바퀴 휘휘 돌고 마이산을 대표하는 돌탑을 만나러 간다.
가파른 경사길도 아니다. 편하게 새소리, 바람소리를 벗삼아 울창한 숲길을 호젓하게 걷기만 하면 된다. 마이산이 투영된 호수가에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정자들도 마련되어 있다.
청소년 수련관 너머에 보이는 돌탑무리. 마이산을 대표하는 진짜 돌탑은 아니다.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돌탑을 쌓을 수 있는 체험을 할 수 있게 마련한 작은 놀이터다.
수련관을 지나 느긋하니 5분여를 걸어 올라가면 주차장과 함께 작은 휴게실이 보인다. 진짜 놀라운 광경은 지금부터다. 휴게소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사진으로 많이 봤던 신비한 돌탑이 눈앞에 펼쳐진다.
사진에는 채 담을 수 없었던 신비함에 사람들의 감탄사가 연이어 터져나온다.
돌탑이 위치한 곳은 암마이봉과 숫마이봉 사이의 계곡. 앞쪽을 넓고 뒤쪽은 좁은 계곡이라 바람까지 거세다. 산골을 돌아 나가는 바람 앞에 흔들림없이 서있는 돌탑의 위엄에 다시 한번 감탄사가 터진다.
자연석을 차곡차곡 쌓아 만든 마이산 탑군은 전라북도 지방기념물 제 35호로 지정되어 보호 관리되고 있다.
높이 13.5m의 주탑인 천지탑을 정점으로 돌탑들이 줄줄이 세워져 있다. 팔진법 배열에 의해 쌓아졌다고 전해지는 이곳의 돌탑은 120기 정도가 있었으나 현재 80여기가 남아있다.
/글·사진=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