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의 제작기간 그리고 총 10만장의 작화작업을 거쳐 완성된 국산 장편 애니메이션 ‘소중한 날의 꿈’에는 주인공인 ‘이랑’과 ‘철수’의 꿈에 관한 이야기 뿐 아니라 70∼80년대 한국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사실감 넘치는 풍경이 눈에 띈다.

실제로 제작진들이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 배경이었다. 제작진들이 전국을 답사하며 당시 한국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명소들을 찾아내 이를 모델로 생생하게 작업하면서 사실감 넘치는 풍경을 만날 수 있었다.

작품 속 주인공들이 우산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호감을 확인하던 배경인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이 바로 오늘 소개할 우리들의 그리운 ‘풍경’이다.

녹슨 철로 위로 웃자란 무성한 풀들, 철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칠이 벗겨진 판잣집과 낮은 집들, 인기척에 아랑곳 않고 느긋하게 낮잠을 즐기는 고양이, 문밖에 놓인 알록달록 꽃 핀 화분, 빨래집게, 벽에 기대인 자전거, 옹기종기 장독대가 놓인 느릿한 풍경이 70,80년대 한국의 어떤 날로 시간 여행을 와 있는 것만 같다.

이 마을에는 몇 해 전까지 해도 좁은 골목의 집과 집 사이를 가로지르던 기차가 있었다.

‘페이퍼 코리아선’ 이라 불리던 이 기차는 1944년에 신문용지 재료를 군산역에서 공장으로 실어 나르기 위해 총연장 2.5㎞로 준공된 철로를 따라 마을을 통과했다.

2008년 6월을 마지막으로 운행이 중단되면서 이곳은 이제 열차와 마을이 공생하던 시절의 흔적과 추억만을 간직하고 있다.

북적 북적하던 과거와 달리 많은 이들이 이 곳을 떠나면서 빈집이 종종 눈에 띄긴 하나 여전히 철길마을에는 주민들의 정겹고 소박한 삶이 이어지고 있다 .

‘소중한 날의 꿈’뿐 아니라 다양한 TV광고와 드라마 촬영지로 주목받고 있는 철길마을의 풍경이 많은 시간이 지나도 잘 간직되길 바라며 애틋한 풍경을 사각프레임 속에 가둬본다.

군산에는 이 외에도 곳곳에서 근대문화유산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역사 관광코스와 군산 도보여행인 구불길 코스 등이 잘 개발돼 있다.

구불길이란 이리저리 구부러지고 수풀이 우거진 길을 여유, 자유, 풍요를 느끼며 오랫동안 머무르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군산도보 여행을 뜻한다.

그 중 ‘구불 1길 - 비단강 길’ 은 자연과 생태가 어우러진 총 18.7Km 여정의 도보 코스다.

비단처럼 펼쳐진 금강을 따라 채만식 문학관, 겨울철이면 철새의 군무를 관람할 수 있는 금강철새조망대, 금강호관광지, 우성산, 나포십자들 등을 둘러보며 문학과 역사를 만날 수 있다.

이 외에도 ‘구불 7길 - 새만금 길’까지 다양한 코스가 구성돼 있으며 이러한 여정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군산시 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군산시 문화관광 : http://tour.gunsan.go.kr/)

/시민기자=박수정((주)마로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