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만나는 봄맛, 봄도다리

봄바람 살살 불어오면 사천 삼천포항에 도다리가 제철이다. 제주도 근처에서 겨울 산란기를 지낸 도다리는 매년 3월쯤 삼천포 앞바다로 올라온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봄에는 도다리가 맛이 좋다. 이른 새벽 삼천포항에 나가면 항구의 생동감과 도다리의 싱싱함을 볼 수 있다. 거친 파도와 싸워 도다리를 걷어 올린 어선이 새벽 3시부터 하나 둘 돌아온다.

삼천포어시장에서 1kg에 3만5000∼4만원선에 거래된다. 뼈째 썰어내는 ‘세꼬시’로 먹는데 살이 꽉 차서 찰지고 쫄깃하다. 하얀 살과 함께 씹히는 뼈는 씹을수록 고소하다.

사천에는 봄 도다리만큼이나 매력적인 여행지도 많다. 삼천포항을 중심으로 형성된 활어전문 상설전통시장에는 각종 어류가 매대를 가득 메우고 있어 바닷가 여행의 흥을 더한다. 해안데크 따라 바닷가를 산책할 수 있는 노산공원도 좋다. 공원 안에는 박재삼문학관이 마련돼있다.

또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를 연상케 하는 삼천포와 창선도를 잇는 삼천포대교, 황홀한 낙조를 감상하며 드라이브 즐길 수 있는 실안해안도로, 이순신 장군이 처음으로 거북선을 선보여 승전을 거둔 사천해전의 현장 등이 있다.



*'오돌오돌' 봄바다의 맛, 당진 간재미

봄, 입맛이 뚝 떨어졌을 때에는 충남 당진으로 핸들을 돌리자.

당진의 봄 포구에는 싱싱하고 강렬한 간재미회가 기다리고 있다. 간재미는 갱개미로도 불리는데 생긴 것은 꼭 홍어 새끼를 닮았다. 홍어는 삭힌 뒤 톡 쏘는 맛을 즐기는데 반해 간재미는 삭히지 않고 막잡은 놈들을 회무침으로 즐겨먹는다.

당진에서 건져 올린 간재미는 대부분 자연산으로 힘도 좋고 오돌오돌 씹히는 맛도 일품이다. 간재미는 수놈보다는 암놈이 더 부드럽고 맛있다. 예전에는 성구미 포구가 간재미로 명성 높았으나 최근에는 장고항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장고항은 당진의 포구중 소담스러운 어촌풍경과 함께 바다 향을 맡으며 회 한 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간재미와 함께 이 굴밥과 실치회가 입을 즐겁게 한다. 굴이 3월초를 기점으로 자리를 내주면 3월 중순부터는 실치회가 식탁 위에 오른다.

장고항에서 일출, 일몰로 유명한 왜목마을까지는 지척거리다. 왜목마을에는 해변을 잇는 나무데크길이 갖춰져 산책을 즐기는 운치가 있다. 또 당진여행 때는 김대건 신부의 생가가 있는 솔뫼성지, 소설가 심훈의 생가 필경사, 현역에서 은퇴한 군함으로 이뤄진 함상공원 등을 함께 둘러보면 좋다.

*세계 음식 다 모였다..안산 다문화 거리

지하철 4호선 안산역 2번 출구로 나오면 원곡동 다문화거리다.

세계 100여 개국에서 온 사람들과 내국인이 함께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의 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언어로 씌어진 간판과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어들이 국적불명의 거리를 걷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이색적인 다문화거리는 세계 음식의 종합선물세트이기도 하다. 네팔, 중국,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태국, 베트남 등 다양한 세계 각국의 음식과 두리안 같은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없는 과일을 이곳에서 맛볼 수 있다.

중국식 꽈배기와 과자, 연변순대, 만두, 양고기꼬치, 닭발 등 이국적인 길거리 음식도 가득하다. 주로 현지인들을 상대로 음식을 팔다보니 현지 스타일 그대로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골목골목마다 각국의 식료품점도 자리 잡고 있어 한국 마트나 시장에서는 구하기 힘든 식재료도 쉽게 구할 수 있다.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오감이 즐거운 여행이 된다. 다문화거리에서 이국의 음식을 맛 본 후 경기도미술관과 최용신 기념관, 안산식물원을 돌아보는 것으로 여행코스를 짜면 알찬 여행을 할 수 있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