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분주한 1월이다. 새 각오를 다지며 여행을 떠나기에도 좋은 시간,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하고 고즈넉한 길에서 만나는 포근한 새해의 풍경과 사람들. 한옥의 정취를 맘껏 누릴 수 있는 북촌한옥마을 탐방이 있다.

서울 종로구 가회동 한옥촌. 궁과 가까워 조선시대부터 고위 관료들이 기와집을 짓고 몰려 살았던 이곳은 한옥이 잘 보존된 지역으로 유명하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이 북촌한옥마을 탐방의 시작점.

2번 출구로 나가 잠시 걷다 보면 한옥촌 마을을 알리는 표지판들을 만날 수 있다. 마음 가는 대로 이리저리 길을 쫓아도 지루하지 않다.

정겨운 골목길 사이사이 소담한 한옥 지붕이 슬쩍 고개를 내밀고 사람들을 반긴다. 이준구, 김형태, 백인제, 한씨가옥, 안국동 윤보선가 가옥 등도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 민족의 전통을 담고 있는 마을이지만 정지된 시간 사이에 현대의 삶이 어색하지 않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더 멋스럽다.

한옥 집을 그대로 살려 만든 커피숍, 반짝이는 전구가 밝히고 있는 한옥 지붕.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 골목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골목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아기자기 예쁜 가게들을 둘러보는 것 만으로도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눈까지 슬쩍 내려준다면 더없이 좋을 여행이다. 눈이 포근히 감싸고 있는 한옥 지붕 너머로 휘황찬란한 서울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것은 색다른 즐거움이다.

해가 비추는 한낮의 산책도 좋지만 해가 저물어갈 즈음, 밤과 낮이 교차하는 시간의 산책이 더 풍성하다. 고운 처마 사이로 그림처럼 걸린 달도 좋고, 하나·둘 밝혀져 가는 가로등의 불빛도 좋다.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온기를 채우고 삼청동 방향으로 걸음을 옮겨보자. 높게 솟은 담장이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경복궁 돌담길이다. 담장을 돌아 시간 여행의 마지막 지점으로 향한다.

높은 빌딩 숲을 향해 돌담을 따라가다 보면 광화문이 우뚝 서서 바쁜 도시의 삶을 관망하고 있다. 우리 민족의 멋과 기상을 올려다보면서 도시 속 전통 여행을 마무리 한다.

북촌한옥마을 여행만으로 아쉽다면 다양한 민족의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있는 인사동길을 찾는 것도 좋다. 안국역 6번 출구로 나가면 또 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서울 무형 문화재 전시관

우리민족의 전통과 혼이 담긴 무형문화재들을 만날 수 있다. 1월 한 달 동안에는 궁·향온주 기획 전시가 열린다.

각궁(角弓)은 물소 뿔, 참나무, 소 등심 줄 등으로 만든 우리 민족의 전통 활. 향온주는 조선시대 임금이 드시는 술을 빚기 위해 법제한 술로 어사주와 국가의 큰 행사나 연희, 외국 사신의 접대 등에 사용됐다. (www.seoulmaster.com)

▲북촌 문화센터

조선말기 세도가였던 ‘민재무관댁’이었던 이곳은 ‘계동마님댁’으로도 잘 알려졌다. 전통 미술과 공예, 음악 등 전통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는 문화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뒷행랑채였던 홍보 전시관에서 북촌의 역사를 살펴 볼 수 있고, 북촌의 곳곳에 산재해 있는 문화재와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북촌 투어에 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bukchon.seoul.go.kr)

▲세계 장신구 박물관

아름답게 보이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2층의 아담한 전시관에는 세계의 장신구 1000여점이 전시되어 있다. 1000여 점의 장신구들 속에서 다양한 국가와 민족의 사회·역사·예술을 엿볼 수 있다. (www.wjmuseum.com)

▲아트선재센터

1988년에 설립된 아트 선재 센터에서는 젊고 실험적인 현대미술을 만날 수 있다. 건축가 김종성이 설계한 아트선재센터는 6층 건물에 전시장과 소극장 등이 있다. 1층에는 레스토랑과 카페, 아트숍이 마련되어 있고, 지하 1층에는 소극장이 들어서있다. (www.artsonje.org/asc)

/글·사진=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