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영암지역 회원농협간 합병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으나 조합장 직선제와 지역 이기주의 등에 얽혀 답보상태에 놓여있다.

현재 영암지역에는 10개의 지역농협이 있다. 이 가운데 조합원수가 1500명 미만인 곳은 덕진농협·금정농협·도포농협·군서농협·학산농협·미암농협 등 6개에 달하며, 총자산 규모도 제2금융권인 신협이나 새마을금고 보다 적은 600억 미만에 불과한 상태이다.

그동안 영암지역에서는 지난 2003년 농협중앙회가 부실 회원농협 합병을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을 단행, 전국에서 처음으로 서호농협과 시종농협이 합병, ‘월출산농협’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조합장 직선으로 자리지키기에 급급한 나머지 조합장들이 열악한 농협 현장을 외면한 채 합병의사에 불분명한 태도로 합병논의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면단위 농협 통합에 따른 지역 이기주의와 함께 지역민들도 합병에 대해 모호한 의사를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영암지역에는 지난해 9월 농협중앙회 경영진단을 통해 합병 권고안을 받은 미암농협이 인근 학산농협과 조합장간 통합에 따른 기본협약 체결을 위한 논의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양 농협이 자율 합병할 경우 농협 중앙회로부터 농협당 50억원의 합병자금이 지원된다.

또한 경영진단을 거쳐 각종 사업활성화에 대한 지원방안 등이 특별 우대를 받으며 정부예산도 일정부분 무이자 자금으로 지원받는다.

이러한 좋은 여건에도 불구하고 농협 합병이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는 것은 조합장들의 이기주의와 회원농협들이 독립 채산제로 운영되고 있어 조합원들의 의사에 따라 자율적으로 추진될 수 밖에 없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역농협 한 관계자는 “조합원 1500명미만 조합, 70세이상 조합원 구성비 30% 이상이거나 평균 예수금평잔의 70%이상을 달성하기 어려운 소규모 조합 등은 정상적인 농산물 판로개척이나 사업추진이 힘들다는 것을 조합장들이 더 잘알고 있다”며 “자리 지키기에 연연하지 말고 권역별로 자율합병을 추진해 대외 경쟁력을 높이고 농협기능의 극대화를 통해 조합원들의 보다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부취재본부=문병선 m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