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막바지 트레킹 하기 좋은 곳

길었던 여름이 막바지로 향해가고 있다. 해가 지면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한여름 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준다. 뜨거운 태양에 막혀 에어컨 앞을 고수했던 몸을 일으켜 자연으로 나가보자. 가족들과 함께 오붓하니 산길을 걸으면서 여름과의 작별을 준비하자.

◇순창 강천사

상쾌한 공기 속에 모처럼 몸과 마음도 상쾌해진다. 광주와 멀지 않은 순창에 가족들과 오붓하게 걸음을 걸을 수 있는 있는 산책길이 있다. 수려한 산세와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강천산으로의 나들이.

곳곳에 자연의 아름다움을 숨기고 있는 강천산은 1981년 전국 최초로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용천산(龍天山)으로도 일컬어지는 강천산(583m)은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릴 정도로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크고 작은 계곡이 산을 끼고 흐르고 있는 이곳에는 병풍바위, 어미바위, 범바위 등 이름 난 곳도 많다. 한 몸이 되어 부둥켜 안고 있는 연리목과 300년 넘게 강천산을 지키고 있는 모과나무 등 볼거리도 풍성해서 산책길이 지루할 틈이 없다. 병풍폭포에서 시작해 구장군폭포까지의 산책길은 부담없이 걷기에 좋은 코스다.

◇순천 조계산

884m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동·서쪽 자락으로 펼쳐져 천년고찰 선암사와 송광사를 품고 있다. 울창한 숲의 정취와 대사찰의 고즈넉함을 느낄 수 있다.

조계산 자락 선암사-선암 굴목재-송광 굴목재-송광사에 이르는 옛길은 총 6.8km.

선암사는 고풍스럽고 은근한 멋을 자랑한다. 특히 절 앞에 아름답기로 이름난 승선교가 있다. 도선국사가 팠다는 작은 연못 삼인당과 선암사 제2 부도밭을 지나면 굴목이재로 오르는 길이다. 60∼70년 된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어우러진 멋진 숲이 펼쳐진다.

선암사와 송광사를 이어주는 산길이 굴목이재다. 선암사 쪽의 선암 굴목이재(큰 굴목이재)와 송광사 쪽의 송광 굴목이재(작은 굴목이재)로 나뉘는데 작은 굴목이재에는 장군봉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숲이 아늑하고 길이 험하지 않아 연인이나 가족이 산행하기에 안성맞춤. 우리 역사와 자연을 진하게 맛볼 수 있는 코스다. 송광사는 국사와 전각, 보물이 많다고 해 삼다사찰로 불려질 만큼 볼거리가 많은 명찰이다.

◇문경 문경새재

문경새재는 ‘나는 새도 쉬어간다’라고 할 만큼 험난한 산이지만 지금은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가족들이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오르기에 안성맞춤인 최고의 트레킹 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제1관문인 주흘관을 지나 제2관문 조곡관까지는 비교적 완만하고 평탄한 오솔길이 펼쳐친다. 3km의 길을 따라 맑은 계곡물이 함께 한다.

조곡관을 지나면 깊은 숲으로 들어온 듯 고요하다.

조곡관까지 평탄한 길을 걸었다면 이곳은 옛길 모습에 가깝다. 문경새재 구간 중 특히 비좁은 곳에 지어진 이 곳은 길이 더 가파르고 좁아진다.

최근의 ‘추노’를 포함해 ‘태조왕건’, ‘불멸의 이순신’, ‘대왕세종’ 등 드라마가 촬영된 이곳의 세트장은 색다른 볼거리다.

◇장성 축령산

참빗처럼 가지런한 편백나무와 삼나무 숲에서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 하늘을 향해 거침없이 뻗어있는 편백나무와 삼나무의 위용속에 조용히 사색의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축령산은 자연 조림이 아니라 인종조림된 숲이다. 춘원 임종국 개인의 고집스러운 열정과 혼신의 노력이 담겨있는 이곳은 인공조림된 숲중에서 가장 건강한 숲으로 손꼽힌다.

숲길은 북일면 문암리와 서삼면 모암마을을 연결하는 약 6km의 완만한 경사를 가진 비포장 길로서 차가 다닐 수도 있지만 걷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땀을 식혀주는 산바람과 상쾌한 공기와 함께 건강한 산책을 할 수 있다.

금곡마을도 휘휘 돌아보기에 좋다. 편백나무 숲길의 출발지점인 금곡마을, 영화 ‘태백산맥’ ‘내 마음의 풍금’, 드라마 ‘왕초’의 배경이 됐던 초가 마을. 시간을 내 둘러볼 만한 곳이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