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흑산도 경비행장 건설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신안군이 11년째 ‘흑산도 비행장 건설’을 촉구해왔지만 정부는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만 포함시켰을 뿐 예산조차 세우지 않아 허송세월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전남도와 신안군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신안군 흑산면 예리 84만3873㎡ 일대에 활주로 1200m급 규모의 ‘흑산도 경비행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1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정부 지원을 받아내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신안군 도서지역 접근성 향상 및 관광 활성화를 통해 서남해안권 지역 발전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으로, 경제적 타당성이 높은데도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흑산도의 경우 목포에서 직선거리로 92㎞ 떨어져 쾌속선으로만 3시간이 넘게 걸리는데다, 먼바다에 속하면서 걸핏하면 기상 악화로 결항되는 경우가 많아 섬 주민은 물론 연간 35만명에 이르는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어왔다.

신안군은 이에 따라 흑산도에 경비행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지난 2000년과 2010년 한국항공학회와 한국항공정책연구소에 타당성조사 용역을 의뢰, 경제적 타당성(B/C)이 각각 1.35, 3.74에 이른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이처럼 사업이 타당성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신안군은 몇몇 기업과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감정평가를 거쳐 토지 보상도 70%까지 마무리한 상태다.

정부도 지난해 확정한 ‘제 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를 통해 흑산도에 소형 공항을 건설하고 무안공항 및 수도권, 동남아 노선과 연결하면 오는 2017년 87만명(수도권 72만명·서남권 13만명), 2035년 90만명의 항공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정부는 경비행장 건설에 필요한 900억원과 부대사업에 들어가는 500억원 등 모두 1400억원에 이르는 사업비 지원을 미루고 있는 것은 물론, 지난 3월 정부차원에서 진행되는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에서도 흑산도 경비행장 건설사업을 배제시키는 등 좀처럼 의지를 보이지않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 울릉도 경비행장 건설과 함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일부러 지원을 늦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소리마저 나고 있다.

신안군 관계자는 “경비행장이 건설되면 서울에서 흑산도까지 1시간 만에 올 수 있는데다, 향후 무안공항 및 수도권, 동남아 노선과 연결하면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면서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라도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을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