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예카테리나, 한국 바이애슬론 금빛 새 역사 쓰다
2025년 02월 11일(화) 20:05
여자 7.5㎞ 스프린트 2위로 달리다 막판 스퍼트

한국의 예카테리나 압바꾸모바가 11일 중국 헤이룽장성 북동부 야부리에서 열린 제9회 아시안 동계 게임 바이애슬론 여자 7.5km 스프린트 경기를 치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전남 바이애슬론팀의 예카테리나 압바꾸모바가 한국 바이애슬론 역사상 최초로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예카테리나는 11일 중국 야부리 스키리조트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바이애슬론 여자 7.5㎞ 스프린트 경기에서 22분 45초 4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아시안게임 바이애슬론 종목에서 한국이 거둔 첫 금메달로, 이전까지는 2003년 아오모리 대회 남자 계주에서 획득한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었다.

예카테리나는 경기 초반 2.4㎞ 지점까지 앞서다가 이후 중국의 탕자린에게 선두를 내줬다.

6.0㎞ 지점을 통과할 때에도 2위에 머물렀던 예카테리나는 마지막 스퍼트를 발휘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예카테리나의 뒤를 이어 중국의 멍팡치가 2.4초 차로 뒤진 22분 47초 8로 2위에 올랐고, 경기 중반까지 선두를 유지했던 탕자린은 23분 01초 0으로 3위를 기록했다.

러시아 벨리키 우스튜크에서 태어나 2016년 대한민국으로 특별귀화해 한국 대표로 활동해 온 예카테리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15㎞ 개인 경기에서 16위를 기록하며, 한국 여자 선수 중 올림픽 역사상 최고 순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 선수들 중 일본 출신 귀화 선수인 아베 마리야(포천시청)는 10위(24분 12초 1)에 올랐으며, 고은정(전북체육회)은 11위(24분 22초 0), 정주미(포천시청)는 14위(25분 21초 5)로 경기를 마쳤다.

전남 바이애슬론 팀 김상욱 감독은 “열심히 준비한 만큼 진심으로 금메달을 축하한다. 예카테리나는 훈련 목표가 뚜렷하고 성실한 선수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편하게 시합 뛰고 오라고 했다. 잘 뛰고 오라고도 하지도 않았다. 그냥 하던 대로 하고 오라고 조언해 줬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애슬론에서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선수들이 심리전에서 결과가 뒤집히는 경우가 많다. 항상 0에서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생각해야지 메달을 딴다는 전제로 시작하다 보면 주변에서 욕심을 내고 선수들은 긴장감이 더 심해진다”며 “모든 영광은 선수들이 갖는 거다. 앞으로도 평상시와 똑같이 그동안 훈련해 온 것을 바탕으로 기량을 유지하면서 갈 생각이다”고 밝혔다.

전남체육회 송진호 회장은 “예카테리나가 이번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바이애슬론의 새 역사를 썼다. 전남의 이름을 세계에 빛낸 것에 대해 진심으로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특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꾸준히 노력한 예카테리나 선수와 지도해주신 김상욱 감독님의 헌신 덕분에 이번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예카테리나는 소속 전남 바이애슬론팀 선수단과 함께 오는 18일부터 열리는 제106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 출전해 다시 한번 금빛 질주를 선보일 계획이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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