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2011년 03월 10일(목) 00:00 가가
길들지 않아 더 빛난
천혜의 비경
천혜의 비경
도동에서 행남 등대로 향하는 해안 산책로는 수천 년 비와 바람과 파도가 만들어낸 자연동굴과 기암괴석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울릉도. 오징어와 호박엿, 그리고 노랫말로 누구나 한번쯤은 흥얼거려봤을 만큼 익숙한 지명이지만 발을 디뎌본 사람은 많지 않다. 광주에서 버스로 4시간을 달려 포항에서 쾌속선으로 갈아탄지 3시간만에 울릉도에 발을 디뎠다. 망향봉과 행남 등대 사이의 좁은 골짜기를 따라 시가지가 형성된 도동은 울릉도 행정의 중심지이자 유일한 관문이다. 해안도로를 둘러보는 육로관광과 유람선을 타고 인근의 비경을 볼 수 있는 해상일주 모두 이곳에서 출발한다.
도동에서 출발해 팔자 모양으로 이어지는 팔팔 다리를 지나면 개척민들이 고향을 바라다보며 향수를 달랬다는 망향봉을 눈 앞에 두고 사동으로 이어진다. 모래가 귀한 울릉도에서 옥과 같은 모래가 바닷가에 누워있다고 해서 와옥사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 꿈길 같은 해안일주도로가 시작되는 곳이다.
사동에서 시작돼 통구미, 남양, 사자바위, 투구봉, 곰바위, 태하성하신당, 현포항, 천부, 선창으로 이어지는 해안일주도로를 달리다 보면 파란 하늘과 조화를 이룬 바다, 그리고 기암괴석이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공사가 진행중인 울릉 신항을 지나면 통구미 마을이 나온다. 홈통 같은 마을로 바다거북이 기어들어가는 형상의 거북바위가 있어 마을 이름이 유래했다는 통구미 마을은 아직도 바다거북이 뭍으로 올라오면 마을 어른들이 막걸리를 먹여 돌려보낸다고 한다. 이곳은 깎아지른 듯한 암벽을 타고 군락을 이룬 천연기념물 제48호 향나무 자생지로도 유명하다. 통구미에 들렀다면 오징어만큼이나 유명한 울릉도 더덕을 맛볼 수 있다. 멀미에 특효라는 더덕은 육지의 더덕에 비해 향이 덜하고 아삭한 것이 특징이다.
울릉도에는 유난히도 터널이 많다. 통구미터널을 시작으로 남서터널, 사태감터널, 수층터널, 삼막터널, 태하터널, 관선터널 등이 있다. 특히 차 한 대가 겨우 빠져나갈 수 있는 통구미터널과 남통터널, 남양터널에는 울릉도에서는 유일하게 신호등이 설치돼 있어 뭍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재미를 주기도 한다. 아스팔트길이 없는 것도 울릉도 해안도로의 특징이다.
울릉도에서 가장 먼저 사람들이 들어와 생활했다는 태하마을에서는 거센 파도와 바위가 끊임없이 부딪쳐 만들어낸 황토굴을 만날 수 있고 지난 2008년 완공된 태하향목 모노레일을 타고 대풍감 자생지를 탐방할 수도 있다.
태하를 지나 현포로 가기 위해서는 열두고개를 지나야 한다. 고개는 여섯이지만 갔던 길을 되돌아 나와야 하는 울릉도 해안도로의 특성 때문에 열두고개라는 이름이 붙었다. 거울처럼 맑은 바다에 촉대암의 검은 그림자가 비친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현포는 송곳봉과 코끼리 바위의 풍광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코끼리 바위의 조그만 반원을 통해 보이는 동해 바다와 하늘에 심취하다 보면 딴바위, 삼선암, 관음도의 모습이 한눈에 보이는 선창에 이르러 어느덧 일주도로가 끝이 난다.
해안일주도로와 함께 울릉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가 행남 해안산책로다. 도동항에서 출발해 도동 항로 표지관리소(행남 등대)를 거쳐 저동 촛대바위까지 이어지는 해안산책로는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꼽히는 풍경을 자랑한다.
산책로를 들어서면 화산섬 울릉도가 만들어낸 태고의 멋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수천년 비와 바람, 파도가 조각한 울릉도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자연동굴과 골짜기를 연결하는 인공 교량 사이로 펼쳐지는 쪽빛 바다의 풍광은 탄성이 터져나온다. 도동항에서 행남 등대로 이어지는 코스는 자연동굴과 골짜기 사이로 설치된 낮은 교량들은 발등을 간지럽게 하는 파도와 함께 걷는 재미를 선사한다. 이 길은 감탄과 함께 신비로움 마저 느끼게 한다. 태고의 화산 암벽에 파도가 밀려와 만들어내는 하얀 포말은 마음마저 설레게 한다.
행남 등대에 오르는 길은 때묻지 않은 울릉도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성댐강나무와 소나무 숲길과 그리고 봄 기운이 물씬 풍기는 취나물, 산마늘 등이 섬 전체를 푸릇푸릇 수놓고 있다. 행남 등대는 저동항의 절경과 죽도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조망 포인트로 오르는 고단함마저 씻어준다.
행남 등대를 내려와 촛대암 구름다리 해안산책로를 지나면 어업전지기지 저동항에 다다르게 된다. 고기잡이 어선과 위판장의 모습은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울릉도 사람들의 삶의 냄새를 느끼게 해준다. 저동항에 들렀다면 제철을 맞은 한치회나 약초를 먹고 자란 울릉도 명물 약소 불고기를 먹어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글·사진=김경인기자 kki@kwangju.co.kr
사동에서 시작돼 통구미, 남양, 사자바위, 투구봉, 곰바위, 태하성하신당, 현포항, 천부, 선창으로 이어지는 해안일주도로를 달리다 보면 파란 하늘과 조화를 이룬 바다, 그리고 기암괴석이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공사가 진행중인 울릉 신항을 지나면 통구미 마을이 나온다. 홈통 같은 마을로 바다거북이 기어들어가는 형상의 거북바위가 있어 마을 이름이 유래했다는 통구미 마을은 아직도 바다거북이 뭍으로 올라오면 마을 어른들이 막걸리를 먹여 돌려보낸다고 한다. 이곳은 깎아지른 듯한 암벽을 타고 군락을 이룬 천연기념물 제48호 향나무 자생지로도 유명하다. 통구미에 들렀다면 오징어만큼이나 유명한 울릉도 더덕을 맛볼 수 있다. 멀미에 특효라는 더덕은 육지의 더덕에 비해 향이 덜하고 아삭한 것이 특징이다.
태하를 지나 현포로 가기 위해서는 열두고개를 지나야 한다. 고개는 여섯이지만 갔던 길을 되돌아 나와야 하는 울릉도 해안도로의 특성 때문에 열두고개라는 이름이 붙었다. 거울처럼 맑은 바다에 촉대암의 검은 그림자가 비친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현포는 송곳봉과 코끼리 바위의 풍광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코끼리 바위의 조그만 반원을 통해 보이는 동해 바다와 하늘에 심취하다 보면 딴바위, 삼선암, 관음도의 모습이 한눈에 보이는 선창에 이르러 어느덧 일주도로가 끝이 난다.
해안일주도로와 함께 울릉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가 행남 해안산책로다. 도동항에서 출발해 도동 항로 표지관리소(행남 등대)를 거쳐 저동 촛대바위까지 이어지는 해안산책로는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꼽히는 풍경을 자랑한다.
산책로를 들어서면 화산섬 울릉도가 만들어낸 태고의 멋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수천년 비와 바람, 파도가 조각한 울릉도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자연동굴과 골짜기를 연결하는 인공 교량 사이로 펼쳐지는 쪽빛 바다의 풍광은 탄성이 터져나온다. 도동항에서 행남 등대로 이어지는 코스는 자연동굴과 골짜기 사이로 설치된 낮은 교량들은 발등을 간지럽게 하는 파도와 함께 걷는 재미를 선사한다. 이 길은 감탄과 함께 신비로움 마저 느끼게 한다. 태고의 화산 암벽에 파도가 밀려와 만들어내는 하얀 포말은 마음마저 설레게 한다.
행남 등대에 오르는 길은 때묻지 않은 울릉도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성댐강나무와 소나무 숲길과 그리고 봄 기운이 물씬 풍기는 취나물, 산마늘 등이 섬 전체를 푸릇푸릇 수놓고 있다. 행남 등대는 저동항의 절경과 죽도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조망 포인트로 오르는 고단함마저 씻어준다.
행남 등대를 내려와 촛대암 구름다리 해안산책로를 지나면 어업전지기지 저동항에 다다르게 된다. 고기잡이 어선과 위판장의 모습은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울릉도 사람들의 삶의 냄새를 느끼게 해준다. 저동항에 들렀다면 제철을 맞은 한치회나 약초를 먹고 자란 울릉도 명물 약소 불고기를 먹어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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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해의 어업전진기지인 저동항은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울릉도 사람들의 냄새가 물씬 배어나온다. |
/글·사진=김경인기자 kki@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