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을 맞아 국내에서 유일한 안 의사 추모공간인 해동사(海東祠·전남도문화재 71호·사진)를 역사교육 현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흥군 장동면 만년리에는 순흥 안씨 26대손 문성공 안향선생을 모시는 만수사(萬壽祠)내에 30여㎡(10여 평) 규모의 또 다른 사당이 자리하고 있다.

바로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조선국권 침탈의 원흉이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의 위패가 모셔진 사당이다.

안의사와 아무런 연고가 없어 보이는 장흥에 사당이 만들어진 것은 지난 1955년 10월.

장흥읍에 살았던 유림 안홍천(작고)씨가 순흥 안씨인 안중근 의사의 후손이 없어 제사를 지내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해서 이승만 대통령에게 건의해 죽산안씨 문중 500여 명이 십시일반으로 갹출해 건립했다고 전해진다.

안 의사 영정 봉안식에는 안 의사의 딸 현생 씨와 5촌조카 춘생 (당시 육군소장)씨 등이 참석했다.

해동사의 현판인 ‘해동명월(海東明月)’은 이승만 대통령의 친필로 전해지며, 사당 내부에는 안 의사 영정 2점과 친필 유묵 복사본 20여점이 보관돼 있다. 해동사는 지난 1984년에 전남도 문화재자료 제 71호로 지정됐다.

장흥 안씨 문중과 유림회원들은 매년 음력 3월 12일 추모제 및 제향행사를 갖고 있다. 하지만 해동사가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까닭에 이곳을 찾는 이들은 극히 드문 형편이다.

장흥군은 지난 2006년부터 3년간 노후된 건물을 보수해 외관정비를 모두 마친 상태이며, 최근 사업비 1억원을 들여 진입로를 새로 포장하고 담장을 새로 쌓았다.

장흥군은 지난 1월 1937년 강제이주후 연해주에서 떡 장사를 하며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안중근 의사 조카손녀 안라이사(74·연해주 거주)씨를 초청해 위로한바 있다.

장흥군은 올해 안내판을 정비하고 진입방향 유도표시등 설치와 만수사에서 ‘만수사 및 해동사’로 명칭변경을 추진할 방침이다.

안종복(71) 죽산안씨 종친회장은 “민족정기의 표상이요, 호국충절의 사표인 안중근 의사의 추모 공간인 ‘해동사’를 종친회에 국한하지 말고 역사적인 의미를 담아 하나의 유적지로 보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중부취재본부=김용기기자 k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