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제법 깊어간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겨울은 이상기온으로 인한 따뜻한 날씨 탓에 눈 이 오지 않아 겨울 맛이 덜하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눈 소식이 오면 곧바로 떠나 볼 만한 곳을 찾아보자.
덕유산에 눈이 내리면 눈꽃이 피어난다. 눈꽃은 철쭉과 주목군락, 구상나무에 피고 덕유산을 품은 백두대간 자락도 순백의 물결이 연봉을 따라 요동친다. 청량한 겨울하늘과 은빛 물결, 가지마다 새하얀 눈꽃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은 태초부터 한 몸인 듯 황홀하다.
조물주가 내린 빙화와 상고대 또한 겨울산의 운치를 더해주니 선유(仙遊)의 세상이 바로 이곳인가 싶다.
‘눈꽃의 지존’ 덕유산은 덕이 많고 너그러운 모산(母山)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최고봉은 33경인 향적봉(해발 1614m).
등산하지 않고도 설경 속으로
백련사까지 길은 순탄하지만 백련사에서 향적봉까지는 상당히 힘이 든다. 가족을 동반한 산행이라면 향적봉 아래 설천봉까지 무주리조트에서 운행하는 곤돌라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오전 9시부터 운행을 시작하는 곤돌라를 이용하면 설천하우스에서 단 15분이면 2천600여m 산을 훌쩍 올라선다. 해발 1천525m의 설천봉 정상 휴게소를 지나 왼쪽으로 50m쯤 가면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 입구다.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 나무계단을 따라 환상적인 눈꽃터널이 이어지는데 겨울 햇살에 부서지는 눈밭은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로 반짝이고, 나무가지 위에 피어난 새하얀 눈꽃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하다.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는 20∼30분이면 족하다. 중봉 쪽에는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간다’는 주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향적봉 서면 온세상이 발 아래
향적봉 정상에 서면 온 세상이 발아래 놓인다. 주변 산봉우리들이 금방 손에 잡힐 듯 하다. 동틀 무렵, 일출은 발품을 파는 자만이 얻을 수 있는 축복이다. 1박2일 여행을 기획했다면 아침 일찍 일어나는 수고로움을 아끼지 말자.
덕유산 겨울등반도 매력적이지만 가족끼리 연인끼리 간다면 굳이 등반코스를 택하지 않아도 된다.
무주리조트에서 덕유산 설천봉까지 곤돌라를 이용하면 되고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는 30분이면 족하다. 설천봉 정상 휴게소에는 장작 난로 옆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스키어들과 이국적인 분위기 속에서 마시는 차 한잔은 겨울의 색다른 추억을 제공한다.
가족·연인과 함께 스키도
이외에 무주리조트는 올 시즌 더욱 알뜰하게 스키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마련했다. 왕복 셔틀버스, 리프트권, 렌탈, 스키스쿨등으로 짜여져 있는 일일스키패키지는 리프트 교통을 이용하면 6만 2천원, 여기에 렌탈을 포함시키면 6만 9천원, 강습까지 받으면 7만 4천원에 스키를 즐길 수 있다.
광주권은 광남관광(573-6100), 뉴남광여행(943-4885), 가나투어(655-0365), 감동을 찾는사람들(1544-7980)들을 이용하면 편하게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출발장소는 풍암지구 롯데슈퍼앞, 진월동 시티병원 입구 육교 밑, 봉선동 남구문예회관 건너편, 첨단 과기원 입구 등이며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가까운 곳에서 출발 할 수 있다.
출발시간은 오전 5시45분∼6시 15분이다.
이외에 가족호텔 세솔동 1층에 위치한 세솔동 사우나풀은 이색 명소로 서역기행 슬로프 바로 옆에 위치해 눈밭에서 즐기는 노천욕의 재미가 색다른 느낌을 준다. 프랑스 출신 장 이브 블롱도 선수가 선보이는 버기 스키와 에어보드도 볼거리다. 문의 063-322-9000.
/최재호기자 lio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