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도 없이 펼쳐진 옥색 바다,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흑돌을 쌓아 만든 소박한 돌담들. 숨소리 내쉬며 몇 번이고 자맥질하는 해녀들, 쪽빛 바람이 불 때마다 바람 따라 누었다 일어나는 초록빛 풀들의 향연이 있는 곳. 제주도는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최적의 피서지다. 】〉〕 한라산에 올라 보면 소가 느긋하게 누어 있는 모양이라 ‘소 섬’ 이라 한다는 우도는 제주의 옛정취가 전혀 손상되지 않은 채 그대로다. 손바닥만한 작은 섬에 기암절벽, 등대, 동굴, 검은모래 해변, 산호해변 등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어 탐라 제1비경으로 손꼽힌다. 제주공항에서 1시간 20여분을 달려 성산포항 종합여객터미널에서 철선을 타면 우도에 다다른다. 하루 1시간 간격으로 13회 운항되는 배편은 그만큼 찾는 이가 많다는 것을 말해준다. 하우목동항에 도착, ‘우도8경’을 찾아나선다. 우도 서쪽 서천진동과 상우목동의 경계가 되는 해안에 산호가 부서져 형성된 해변이 ‘서빈백사’(西濱白沙)다. 오랜 세월 바다 밑에서 조금씩 자라난 산호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들이 해안가로 밀려와서 모래사장을 이루었다. 보통 모래와는 다르게 눈이 부실 정도로 희고 깨끗하다. 쪽빛 바다와 어우러진 산호 해변이 자아내는 정취는 세계 어느 유명 해변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투명한 바닷물에 적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물위에 뜬 둔덕’ 우도봉으로 돌린다. 이곳이 ‘지두청사’(地頭靑沙). 우도봉에 오르면 황홀한 초록빛 물결이 바다에 발을 담그고 있다. 산자락의 파란 잔디가 해안까지 이어 지다가 그대로 바다로 흘러든다. 우도봉 아랫마을인 영일동 앞 해안에 이르면 산호해변과 정 반대로 검은모래가 펼쳐진 ‘검멀래’가 눈길을 끈다. 서쪽에는 산호가 부서져 만든 새하얀 모래사장이 있고 또 그 가까이 검은모래사장이 있어 묘한 대비와 함께 자연의 오묘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모래사장 끄뜨머리 절벽 아래에 ‘콧구멍’이라고 하는 동굴이 입을 벌리고 있는데 이 굴에는 커다란 고래가 살았다는 전설이 있어 ‘동안경굴’(東岸鯨窟)로 불리운다. 이 굴은 이중동굴로 되어 있고 콧구멍 동굴을 통해 들어가면 한 사람이 겨우 빠져나갈 좁은 바위 틈을 지나면 커다란 동굴이 나타난다. 검모래 동안경굴의 전면에는 높이 20여m, 폭 30m의 기암절벽이 있는데 이곳의 장관을 ‘후애석벽’(後海石壁)이라 한다. 오랜 세월 풍파에 견디며 인고의 잔주름을 키워온 듯 차라리 여유스러운 모습이다. 이 후해석벽을 자세히 보면 사람 옆얼굴 형상을 하고 있다. 턱 역할을 하는 돌 때문에 우도가 떠내려 가지 않는다는 재미있는 전설도 들려온다. 〔〈【천진리 동천진동항에서 바라보는 한라산은 제주도 어느 지역에서 본 한라산 모습보다 아름답다고 해 ‘천진관산’(天津觀山)이라 한다. 날씨 좋은 맑은 날이면 삼각형 한라산의 모습이 뚜렷하게 보인다는 데 물안개가 끼어서 그런지 오늘은 그렇지 못하다.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우도봉의 남쪽 기슭에 이르면 ‘광대코지’라고 하는 깍아 지른 듯한 절벽을 만난다. 이 절벽 밑에 해식동굴이 여러개 있는데 그중 하나의 동굴은 한낮에 달이 둥실뜬다 해서 ‘주간명월’(晝間明月)로 일컫어 진다. 오전 10시에서 11시 사이 동굴 안으로 쏟아지는 햇빛이 바닷물에 반사되어 동굴의 천장을 비추는데 햇빛이 닿은 천장의 동그란 무늬와 합쳐지면서 영락없는 달 모양을 만들어 낸다해서 주간명월이라 하는데 주민들은 ‘달그리안’이라 부른다. 우도의 여름밤은 따로 불빛이 필요없을 듯 하다. 고기잡이 어선들이 무리를 지어 우도의 동, 남쪽 바다를 불빛으로 밝힌다. 밤 하늘까지도 밝은 빛으로 가득 찬다. 활기 차게 오가는 배위의 불빛들이 바다 위에서 그들만의 세계를 밝힌다. 바라보는 이들의 눈엔 평화로운 그림이건만 은갈치·한치와 싸우며 흘리는 그들의 땀내음이 바다내음과 섞여 생존의 치열한 현장을 보여준다. 우도는 자동차가 많지 않고 섬 둘레가 17㎞ 정도로 자전거 하이킹 하기에도 적합하다. 우도 일주하는데 2∼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문의)064-783-0516, 784-4646. 자전거 대여료는 1시간에 2천원 정도. 하루종일 빌려도 1만원이다. 최근에는 40cc 오토바이와 사륜오토바이까지 대여해주며 사전전화 예약을 하면 도착 항구에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대기해준다. 성산에서 우도는 오전 7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오후 6시30분까지 13회 운항하며 우도에서 성산은 오전 8시∼오후 7시까지 역시 1시간 간격으로 운항한다. (문의) 우도 대합실 064-783-0448, 성산 대합실 064-0782-5671. 요금은 어른 왕복 5천원, 초등학생 왕복 2천400원, 우도 입장료는 성인 1천원, 학생 500원. /최재호기자 lio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