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황산을 찾은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두 번은 놀라게 된다. 당장 눈 앞에 펼쳐진 웅장한 절경은 자연의 위대함을 새삼 느끼게 한다. 이어 천혜의 비경을 좀 더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도록 험준한 협곡 깊숙이까지 조성된 관광로는 이를 만든 인간의 위대함에 경외심을 갖게 한다. 깎아지른 듯한 기암괴석의 봉우리, 봉우리마다 얇게 뿌리내린 천태만상의 노송들, 바람 따라 흘러가는 운해 등은 보는 이를 압도한다. 중국인들에게 회자돼 온 ‘황산에 오르고 나니 천하에 산이 없더라’(登頂黃山 天下無山)라는 표현이 절로 와닿는다. 〔〈【곧 손에 잡힐 듯 떠 있는 운해가 봉우리 사이를 흘러다니며 기암괴석과 노송을 감추었다 드러내기를 반복하니 한 폭의 산수화가 따로 없다. 】〉〕연중 250일가량 비가 내리는 곳인데다 산이 높아 기상변화 또한 심해 볼 때마다 다른 모습이 연출된다. ‘산은 절대로 한번에 모든 것을 다 보여주지 않는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오죽하면 중국인들 사이에 ‘황산의 아름다움은 많은 화가들로 하여금 붓을 버리게 했고 많은 시인들의 글귀가 막히게 했다’는 말이 전해내려올까. 황산의 등반로는 자연미에 덧붙여 또 다른 신비함을 가져다준다. 자그마치 14만여 개의 돌계단이 능선과 깎아지른 절벽을 가로질러 굽이굽이 이어져 있는 것.〔〈【 우리나라였다면 환경보호론자들의 반대에 부딪혀 시공 자체가 불가능했을 터이지만, 중국은 보기에도 아까운 기암괴석을 일부러 훼손해가며 사람이 오르내릴 수 있는 돌계단을 수없이 많이 만들어놓았다. 미끄럼 방지를 위해 빗물 배수로까지 파놓았을 정도다. 】〉〕특히 수백미터 높이의 절벽 중턱을 가로질러 계단길로 난 서해대협곡 루트는 마치 공중에 허공다리를 걸어놓은듯 해 ‘도대체 어떻게 만들었을까?’라는 의문을 품게 한다. 허공다리는 폭이 1.5m, 난간이라고 해야 높이 70∼80㎝의 허약한 철제봉이 연결돼 있는데, 다리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다. 황산의 등반코스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산 아래 자광각이나 운곡사에서 케이블카를 이용해 해발 600∼800m 지점의 백아령이나 옥병루까지 올라가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운곡사 코스는 운곡사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백아령까지 올라간 뒤 백아령-광명정-배운정-서해-호텔로 이어진다. 〔〈【백아령에서 황산 제2봉인 광명정까지 2.8㎞가 오르막길로 돼 있어 처음에는 다소 힘들지만 이후 】〉〕내리막과 오르막길이 적절히 뒤섞여 있어 2시간30분∼3시간이면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다. 평소 운동량이 적은 사람이나 50∼60대의 노년층에 적합한 코스다. 자광각 코스는 자광각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옥병루까지 올라간 뒤 황산 제1봉인 연화봉(1,864m)-광명정(1,860m)-배운정-호텔까지 이어진다. 2시30분∼3시간 정도 소요되지만, 연화봉과 광명정에 이르는 5∼6㎞ 구간이 가파른 오르막길로 돼 있어 매우 힘들다. 서해대협곡 코스는 황산 등반의 백미다. 〔〈【서해대협곡은 수천 길 낭떠러지의 아찔한 절벽과 거대한 기암봉들의 그림자가 어우러진 절경이 마치 ‘마귀의 환영’ 같다고 해서 중국에서는 마환세계(魔幻世界)라고 일컬어져 왔다.】〉〕지난 1979년 76세의 나이로 황산에 올랐던 등소평이 협곡을 보고 감탄해 개발을 지시, 12년간의 설계 기간과 9년간의 공사 기간을 거쳐 2001년에야 완공됐다.〔〈【 황산 입구 매점에서 파는 등산로 지도에도 표시돼 있지 않을 정도로 아직까지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통상 오전에 운곡사를 통해 올라와 산 속 호텔에 여장을 풀고 오후에 산행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배운정에서 보선교까지 등산로는 험난하기 그지없다. 60∼70도에 이르는 경사도의 봉우리를 3개나 넘어야 한다. 길이 없는 곳에 등산로를 만들다 보니 산을 뚫거나 허공다리를 놓아 등산로를 조성했다. 〔〈【담이 약한 사람은 봉우리에 등을 기대고 겨우겨우 건넌다고 한다. 】〉〕〔〈【허공다리는 발을 뗄 때마다 미세하게 ‘쿵, 쿵’ 울리는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다. 】〉〕4∼5시간 정도 소요되며 경사가 가파른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놓여있어 일반인 보다는 산악인이나 산악회 회원들에게 적합한 코스다. 〔〈【 이외 배운정에서 10분 남짓 가면 태평케이블카 코스가 있는데, 주로 산악인이나 산악회에서 많이 이용한다. 태평 케이블카는 길이가 3천709m 로서 아시아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이며 탑승 인원수는 100명이다. 황산과 160km 떨어진 구화산에 가거나 올 때 편리하다. 구화산은 중국의 4대 불교명산 가운데 하나로, 신라의 왕자인 김교각(지장왕보살님)이 모셔져 있다.된다.】〉〕 /중국 황산=황태종기자 hwangta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