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60주년을 맞아 호남 마라톤의 대명사였던 ‘3·1절 기념 광일단축마라톤대회’가 풀코스 전국대회로 거듭났다. 마라톤 중흥의 기치를 내걸고 지난해까지 39회째 ‘3·1절 기념 광일단축마라톤대회’를 개최해 온 광주일보는 올해 40회 대회를 맞아 대회명칭을 ‘3·1절 전국마라톤대회’로 변경하고 오는 3월 1일 힘찬 새출발의 신호를 쏘아 올린다. 6·25전쟁의 상흔을 딛고 첫발을 내디면서 변혁기 한국사회의 격랑을 헤쳐온 광일마라톤대회는 문흥주·육철수·김재룡 등 숱한 스타들을 배출하면서 지난 97년 제38회 대회까지 한국마라톤을 선도해왔다. 특히 ‘불혹(不惑)’의 세월동안 초등학생은 물론 백발이 성성한 노장 등 남녀노소가 참가해 호남의 대표적인 마라톤 대회로 사랑 받아왔다. 지금으로부터 51년전인 1954년 3월 7일 3·1독립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고 빛바랜 한국마라톤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갖고 이대회의 출발을 알리는 첫 총성이 울렸다. 50년대 한국마라톤을 이끌던 김연범·이상훈·심상옥·오세대·강방원 등이 전남도청앞 광장∼화순경찰서를 왕복하는 31km를 뛰었던 건각들이었다. 10회대회이후 3·1절 기념 단축마라톤은 긴 동면에 돌입한다. 정국의 회오리속에서 숨을 죽일 수 밖에 없었다. 10회 대회때까지 최고기록은 9회때 이상훈(조선대)이 작성했던 1시간 51분31초 였다. 동면에서 깨어난 것은 1970년 3월 7일 제11회 대회였고 71년 3월 27일 제12회대회는 이지방 마라톤계에 뚜렸한 한 획을 그은 일대 사건이었다. 고등부에 출전한 문흥주(당시 조대부고)가 1시간 30분 1초의 대회신기록으로 우승하면서 한국마라톤의 샛별로 부상했다. 문흥주는 이후 13·14회대회를 연거푸 우승하면서 한국마라톤의 간판으로 성장했다. 한국중장거리의 간판스타였던 육철수(당시 서석고)역시 1979년 제20회 대회부터 노장들을 제치고 우승하면서 스타로 부상했고, 1981년 22회대회부터 일반부 4연패의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또 84년 25회대회에서 고등부 우승을 차지한 김재룡(당시 조대부고)은 이후 국가대표로 뽑혀 국내선수로는 첫 2시간 10분벽을 깨는 등 한국마라톤 대표주자로 활동했다. /최재호기자 lio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