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하얀 눈이 대지를 뒤덮고, 얼음이 꽁꽁 어는 겨울. 얼굴을 발갛게 물들이며 아무리 무장해도 파고드는 칼바람은 외출하고픈 마음조차 얼려버리지만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겨울축제가 있다. 새하얀 눈이 키만큼 쌓이는 아름다운 삿포로에서 열리는 눈축제와 쑹화강의 얼음을 조각해 색색의 등을 밝히는 중국 하얼빈 빙등제가 그것이다. 마음은 벌써 그곳에 서 있지만 해외에 나가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국내에도 그에 못지 않은 얼음축제가 있다. 】〉〕 강원 홍천군 비발디파크에선 중국 하얼빈 빙등제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얼음축제가 한창이다. 순백의 설원에서 깨끗하고 순수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비발디파크 스키월드에서 펼쳐지는 ‘세계얼음 축제’는 ‘중국 하얼빈 빙등축제’와 ‘일본 삿포로 얼음조각전’의 느낌과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얼음축제다. 지난해 12월 11일 비발디파크 단지내 야외수영장 부지 4천여평 규모의 실내에 세계 유명 건축물 얼음조각 150여점과 유명 벽화 200여점 및 대형 미끄럼틀을 조성, 겨울 나들이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후 특성은 얼음조각을 유지할 만한 기온이 되지 않기 때문에 얼음조각전을 3개월 이상 지속하기 위해서 돔 형식의 실내 전시장에 조성했다. 중국인 얼음조각가 80명이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12월 초까지 가로 110cm, 세로 60cm, 두께 33cm, 무게 135kg의 얼음조각 1만여개를 이용, 영하 10도를 유지하는 330m 터널식 돔안에 조형물을 조각했다. 5t트럭 125대분. 터널식 돔안에는 벽화 200여점과 세계유명 건출물 얼음조각 150여점이 전시됐으며 얼음 덩어리 안에 형광등을 넣어 조각, 백색, 핑크, 레드, 블루, 그린, 옐로우 등의 각기 다른 형형색색의 빛깔의 조화로 인해 환상의 세계를 연출한다. 터널식 돔안에서 펼쳐지는 얼음축제장은 선사시대, 고대, 중세, 근·현대, 팔미라, 판타지 이벤트 등 6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졌다. 호기심과 기대로 들어선 행사장 입구엔 선사시대 구역이다. 여기엔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부터 고대국가의 형성단계인 초기 철기시대까지 건축물들이 들어서 있다.고대 모아이 석상과 스톤헨지, 빌렌도르프 여인상, 고인돌 등이 있다. 전체가 얼음이다. 고대존으로 발길을 옮기면 황금색 조명에 투영된 이집트 피라미드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스핑크스와 여신상도 섬세하게 조각돼 있다. 그리스의 니케신전은 얼음으로 조각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섬세함을 자랑하고 있다. 밀로의 비너스는 부드러운 곡선과 얼음 특유의 입체감으로 인해 아름다움을 더 하고 있다. 비너스의 아름다움을 좀 더 감상하고 싶지만 손이 시렵다. 중세구역에는 타지마할 묘당과 히메이지성, 앙코르와트, 노이슈반슈타인성, 성소피아성당이 색색의 조명과 어우러져 또 다른 환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환타지 구역에는 중국의 자금성, 트레비 분수, 진시황릉과 병마용, 천단이 색색의 조명과 하머니를 이루고 있어 방문객 카메라 셔터소리가 바쁘다. 자금성에 오르면 33m의 대형 얼음미끄럼틀을 타고 내려 올 수 있어 또 다른 재미를 만끽한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체험 코스다. 서병호(41·경기도 분당)씨는 “아들과 함께 타보니 정말 재밌다”며“자금성에서 얼음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발상이 신선하고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벤허 영화세트는 금방이라도 “히이잉!울음 소리를 터뜨리며 힘차게 전차를 몰아갈 것 같은 말 두필이 사실적이다. 이외에 가장 정교하게 조각됐다는 에펠탑, 하버브리지, 자유의 여신상, 불국사, 황룡사 9층 석탑 등 낯익은 건축물들이 서 있다. 에스키모인들의 집인 이글루에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꼭 들어가 본다. 안에 들어 서면 포근하고 안락한 느낌이다. 조각품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얼음의 모양도 가지가지다. 얼음을 얼릴 때 순간적으로 공기가 들어가 생긴 기포가 마치 산호초가 꿈틀대는 것 처럼 아름답다. 조각품을 차근차근 돌아보는데 1시간 정도 걸린다. 실내 온도가 영하 10도 정도 이기때문에 방한복과 장갑은 필수. 〔〈【 미로찾기는 쉽다고 생각하고 들어갔다가는 당황하기 일쑤다. 얼음이 주는 투명함으로 인해 여기가 여기인 것 같아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 조각품 감상이 끝나면 야외 수영장을 활용한 얼음판에서 팽이 돌리기, 재래식 썰매타기, 얼음 볼링, 얼음조각품 만들기 등 다양한 놀이를 직접 즐길 수 있다. 얼음조각전과 야외놀이가 너무 춥다면 에콰도르 민속공연단이 연주하는 전통음악이 흐르는 휴게실에서 따뜻한 커피나 핫초코를 마시며 추위를 녹일 수 있다. 개장은 오전 9시∼밤 11시까지며 3월 중순까지 오픈할 예정이다. 대인 1만원, 소인 8천원. /최재호기자 lio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