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원을 가르는 짜릿함, 꼭 스키를 타야만 제맛인가. 비싼 스키장비 없어도 눈밭을 즐길 수 있는 눈썰매 시즌이 돌아왔다. 쉽게 즐길 수 있어 좋고, 가족과 함께 여서 더욱 좋은 눈썰매장으로 떠나보자. 겨울 눈밭 지치기 참맛은 속도감에 있다. 찬바람 가르며 눈밭을 미끄러져 내려오는 짜릿한 기분은 한겨울에만 맛볼수 있는 즐거움이다. 이런 속도감이 스키·스노보드족의 전유물만은 아니다. 눈썰매장에서도 경사도에 따라 스키장보다 더한 속도감과 스릴을 맛볼 수 있다. 우리네 할아버지, 아버지들은 이러한 겨울의 낭만을 빼놓지 않고 즐겼다. 눈이라도 올라치면 광주사직동물원 내리막 길은 각 동네에서 모여든 눈썰매 고수들의 경연장이 됐다. 누가 딱히 정해놓은 것도 아니지만 너도 나도 달랑 비료포대 한장씩 들고 모여 세상에서 제일 신나는 눈썰매 추억을 만들었다. 이제 이러한 비료포대 썰매는 농가에도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아련한 추억거리가 됐다. 겨울방학이라지만 학원다니며 보충수업 받느라 빈둥거리지도 못하는 아이들 손을 잡고 옛 추억이 서린 눈썰매장을 찾아보자. 광주와 전남일원에 인공눈을 이용한 눈썰매장이 10여군데 개장하고 있다. 비료포대는 아니지만 바가지 썰매와 튜브 썰매를 타며 어른들은 옛 추억에, 아이들은 즐거운 겨울놀이를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시설도 현대화 돼 눈썰매를 타고 내려갔다 리프트를 이용할 수 있는 곳도 있어 편하게 활강을 즐길 수 있다. 눈썰매는 크게 스키 썰매와 바가지 썰매, 튜브 썰매 등이 있다. 이 지역에는 대부분 튜브전용썰매장이 많고 몇군데는 바가지 썰매도 즐길 수 있다. 튜브썰매는 고무튜브에 공기를 넣어 충격완화가 뛰어나고 속도가 많이 나지 않아 어린이들에게 좋다. 바가지 썰매는 플래스틱제품으로 바닥에 나란히 일자형 홈을 파놓아 활강속도를 높여 놓아 중학생 이상이 이용하면 좋다. “빙글빙글 재미있게 내려오는 어머니, 아이는 어디에 두셨나요”, “파란잠바 친구, 빨리 뛰어오세요, 뒤에서 폭탄이 내려옵니다” 광주패밀리랜드 눈썰매장에 들어서면 박등전(40) 눈썰매장 운영대표의 익살스런 멘트에 웃음꽃이 피어난다. 새하얀 눈으로 덮인 폭 30m, 길이 120m의 슬로프에선 어른·아이 할 것없이 즐거운 함성과 함께 튜브썰매를 타고 활강하느라 정신이 없다. 정철우(43·광산구 월계동)씨는 “교회에서 단체로 방문했는데 너무 즐겁다”며 “특히 썰매 옆에 끈이 있어 서로 끈을 잡고 일렬로 내려오며 팀웍을 다졌다”고 말했다. 정중환(44·신안군 지도)씨는 “아이들과 옛날 생각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며 “어렸을 적 비료포대 썰매생각 하면서 아이들 보다 내가 더 즐거운 한 때를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패밀리랜드 눈썰매장은 무빙워크가 있어 활강 후 다시 올라 가는데 편리하다. 1인당 1천원만 내면 하루종일 이용할 수 있다. 개장시간은 오전 9시30분,∼오후 6시까지며 3월초까지 개장한다. 요금 대인 8천원, 소인 7천원이다. 1만원 패키지상품을 이용하면 돈까스 점심과 눈썰매장, 놀이기구 3가지를 이용할 수 있다. /최재호기자 lio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