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로위에서 시간을 낭비하는 여행보다 포도송이처럼 매달린 볼거리를 한꺼번에 즐기는 ‘원스톱’ 여행처럼 경제적인 것은 없다. 작품을 감상하는 한편 그 지역만의 독특한 정서와 먹거리를 맛보면서 동행한 이와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여유가 있어 ‘원스톱’ 여행은 나름대로 권장할 만하다. 목포 갓바위 근린공원 일대는 37만여평에 달한다. 이곳에만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을 비롯해 문화역사관, 자연사박물관 등 무려 7개소의 문화명소가 자리잡고 있다. 타지에서는 한군데도 구경하기조차 어려운 전시관을 한꺼번에 둘러볼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근린공원 개개의 전시관은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탄탄한 기획과 프로그램으로 무장하고 있어 가족단위 나들이를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국립해양유물전시관=말 그대로 우리나라 해양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1전시실인 ‘완도선실’에는 고려시대 초기의 소나무배 한척이 온전히 복원돼 있다. 일명 ‘완도배’로 불리는 이 배는 11세기 후반 고려조의 상선으로, 해남 진산리 가마터(사적 310호)에서 청자 등 3만여점의 상품을 가득 싣고가다 완도 앞바다에서 좌초한 것으로 추정된다. 2전시실 ‘신안선실’은 지난 70년대 중반 세계를 놀라게 한 발굴현장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명소다. 신안군 증도 해저에서 어부 그물에 걸린 원나라배에는 용천과 경덕진 가마에서 구운 2만여점의 청자 등 도자기와 2천여점의 금속·석제유물, 800만점이 넘는 동전이 실려있어 세계적인 뉴스거리가 되기도 했다. 3전시실 ‘어촌민속실’에서는 일찌기 강과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일궈온 우리 조상들의 모습과 지혜, 공동의례, 민속들을 두루 살필 수 있다. 4전시실 ‘선박사실’은 한국배 곧 한선(韓船)의 역사를 보여준다. 선사시대 뗏목과 통나무배에서부터 통일신라시대 장보고 대사가 완도에 청해진을 세우고 동북아 해상무역을 장악했던 웅혼한 역사가 공간 가득히 감돈다. 특히 조선시대에 이르러 왜군격퇴에 지대한 공헌을 세운 판옥선과 거북선의 발명은 어린이 관광객들에게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호연지기를 길러줄 것으로 보인다. ▲자연사박물관=지난해 9월에 문을 연 갓바위 근린공원의 또하나의 명소다. 8천840평 부지에 연건평 2천773평의 박물관은 2만6천259점의 작품을 전시, 국내외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중앙홀은 주라기공원이다. 대형 초식공룡 디플로도쿠스를 공격하는 알로사우루스, 오비랩터와 트리케라톱스를 위협하는 드로마에오사우루스, 그리고 코에로피시스와 헤레라사우루스, 대형 바다거북 아르케론과 모사사우루스 등이 금방 살아덤벼들 듯 다이내믹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공룡숲을 건너면 46억년의 지구역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지질관이 나온다. 우주에서 낙하된 운석과 지각구성물질인 광물 및 암석들은 태초의 지구를 떠올리게 하며, 최초의 다세포생명체인 에디아카라 화석부터 신생대 포유류인 코엘로돈타 역시 지구의 다양한 생명체를 연상하는 신비로운 시간여행을 즐기게 해준다. 육상생명관 1관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공간이다. 포유류·조류·파충류·양서류의 박제품과 전신골격이 생생하게 재현된 대형 코뿔소·물소·늑대, 흰꼬리사슴을 사냥하는 퓨마 등이 어린이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육상생명관 2관은 지구사에 알려진 90만 여종의 곤충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곤충의 색을 회화적으로 표현한 전시는 곤충의 황홀한 아름다움을 엿보게 한다. 이밖에 2.5m에 이르는 초대형 가오리, 바다의 사냥꾼인 상어와 밍크고래, 신생대를 주름잡았던 12m짜리 상어 메갈로돈이 ‘점령’하고 있는 수중생명관, 천연기념물인 황쏘가리·어름치 등 16종 1천100여점의 민물어류를 전시하고 있는 지역생태관도 촘촘히 관심을 갖고 볼 만하다. ▲문예역사관=수석애호가라면 한번쯤 들르는 곳이 바로 문예역사관내 수석실이다. 남농 허건화백이 기증한 1천800여점의 수석이 한곳에 전시돼 있다. 우주 삼라만상의 형상을 닮은 기이하고도 신비스러운 형상들이 돌로 빚어져 보는 이로 하여금 새삼 자연의 섭리와 아름다움을 깨닫게 해준다. 운림산방 4대 작품실은 우리나라 남종화의 맥을 그어온 운림산방 4대 5인의 작품을 선보인다. 소치·미산·남농·임인·임전에 이르기까지 운림산방 일가의 작품세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운림산방은 소치 허련이 1857년 50세에 고향에 돌아와 세운 화실로 2대 미산, 3대 남농과 임인 형제, 그리고 4대 임전 허문으로 계승돼 4대에 걸쳐 5인의 화가를 배출한 대화맥의 산실로 알려져 있다. 오승우 작품관에서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자 호남이 배출한 서양화의 거장 오승우 화백이 기증한 대표작품 100점이 교체 전시된다. 오 화백은 한국적 인상주의를 실현한 대표작가인 오지호 화백의 자제로서 2대에 걸쳐 호남의 서양화맥을 이어오고 있다. 화폐전시실〔〈【(기획전시실)】〉〕에서는 우리나라를 비롯, 세계 각국의 화폐역사를 둘러볼 수 있다. 청암 김동섭박사가 기증한 세계 각국의 고화폐 및 현용화폐 7천여점 가운데 대표화폐들이 전시돼 시대별 생활상을 짐작케한다. ▲남농 기념관=남농기념관은 남종화의 거장이자 운림산방 3대 주인 남농 허건(1908-1987)선생이 1985년 5월 선대의 유물 보존과 한국 남화의 전통과 계승발전을 위해 건립했다. 남농은 조선조말 남화의 대가인 소치 허련(1808-1893)의 넷째 아들로 진도에서 태어났다. 선생은 평생을 목포에서 보내면서 한국화단의 중심에 서서 많은 미술활동을 했으며 수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남농기념관에는 소치 허련, 미산 허형, 남농 허건, 임인 허림 등 3대의 작품을 중심으로 조선조의 유명화가를 비롯해 현대의 중견·중진작가의 작품 300여점이 전시돼 있어 한국화단의 흐름을 가늠케한다. 이밖에 고려·조선조의 각종 도자기 200여점을 선보여 특히 목포를 찾는 외지·외국인들이 꼭 방문하는 명소이기도 하다. ▲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한국산업도자전시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은 20억원을 들여 877평 부지에 200평 규모로 건립된다. 오는 3월 문을 열 교육관에는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 100호인 옥장 장주원의 옥향로 등 진기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오는 12월께 개관될 도자전시관은 건평 634평에 서남권 산업도자의 역사를 담게 된다. 특히 기존 목포가 지니고 있는 관광자원의 경우 체험시설이 부족하다는 관광객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용해 단순한 전시관이 아닌 ‘도자기 공방’ ‘청소년도자기교실’ 등 교육공간이 확보된 체험형 기능으로 건립될 예정이다. /목포=이상선기자 ssle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