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9위 탈출’이라는 쑥스러운 목표를 내세워 수도권 원정 9연전 일정을 이어간다.

KIA는 지난 주에도 1승 4패로 마이너스 전적을 기록하면서 8연승 질주를 펼친 한화 이글스에 덜미를 잡히면서 마침내 9위까지 내려앉았다. 하늘의 도움을 받아 그나마 1패를 면한 한 주였다.

지난 29일 키움전에서 앤더슨이 1회에만 4실점을 하면서 0-4로 뒤지고 있던 2회초, 폭우가 내리면서 우천 노게임이 선언됐고, KIA는 패배를 지웠다.

짜릿한 승리도 있기는 했다.

올 시즌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던 LG 플럿코를 상대로 1일 원정 경기에서 5-3 승리를 만들었다. 대체 선발 김건국이 나선 경기에서 기록한 승리인 만큼 반전의 계기가 마련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2일 KIA는 대체 선발 이정용을 내세운 LG에 1점을 뽑는데 그치면서 1-3패배를 기록, 1승 4패로 한 주를 마감했다.

지난 주 KBO리그 토종 에이스로 발돋움한 키움 안우진을 상대로 5점을 뽑고도 연장 11회 승부 끝에 5-7패를 기록하기도 했고, LG 김현수에 끝내기 안타를 맞으면서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4패라는 결과는 물론 과정도 좋지 못했던 한 주였다.

잠실에서 1승 2패로 루징시리즈를 기록한 KIA는 문학으로 장소를 옮겨 2위 SSG 랜더스를 상대한다. 이어 수원으로 가서 KT 위즈를 상대로 수도권 9연전 일정을 마무리한다.

상대보다는 ‘자신과의 싸움’을 해야 하는 KIA의 상황이다.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 이의리의 제구 잡기 등 벤치에서 손 쓸 수 없는 변수는 있지만 전력이 나쁜 것은 아니다.

마운드에 특별한 부상 선수가 없고 지난 2년 마무리로 활약했던 정해영도 긴 공백을 깨고 마침내 ‘스피드’를 더해 1군으로 돌아왔다. 정해영이 없는 사이 마무리 역할을 맡은 최지민도 지난 1일 LG전에서 1.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2점 차 승리를 지키는 등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타선 상황도 좋다.

김도영, 나성범의 부상 복귀를 앞두고 ‘재활군’이 됐던 김선빈이 예상보다 빠르게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6월 17일 NC경기에서 수비 도중 손가락 골절 부상을 당했던 김선빈은 지난 1일 퓨처스리그에서 두 번째 경기를 소화하는 등 빠른 페이스로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또 변우혁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빠졌지만 이를 대신해 1군으로 콜업된 황대인이 지난 주말 LG를 상대로 7타수 4안타의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면서 1루 경쟁을 재점화했다.

나성범이 들어선 외야의 경쟁도 뜨겁다. 나성범의 복귀로 대타 자원으로 역할이 막중해진 고종욱도 지난 주 득점권에서 4타수 4안타의 좋은 성적을 냈다.

무엇보다 KIA의 ‘스피드’가 위력적이다.

김도영이 부상에서 돌아왔고, 최원준이 전역하면서 ‘광속 테이블 세터’를 구성하게 된 KIA는 9번 박찬호까지 리그에서도 손에 꼽는 스피드 라인을 갖추고 있다.

공·수에서 싸울 수 있는 좋은 자원들은 갖췄다. 이 자원들을 어떻게 활용하면서 결과를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 김종국 감독이 성적의 키를 쥐고 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