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평환 (사)광주도시재생공동체센터 대표이사가 지난 31일 퇴임했다.

안 대표는 지난 2017년 9월부터 센터 초대 대표로 근무했으며, 2019년 2대 대표로 재선임돼 총 4년 동안 센터를 이끌었다.

안 대표는 “마을 공동체와 도시재생을 위해 쉼없이 달려온 4년이었다. 광주 공동체를 위해 후회없이 일했던 만큼 행복하면서도 나 자신도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퇴임 소감을 밝혔다.

광주도시재생공동체센터는 마을공동체를 기반으로 광주 도시재생을 실행하는 기관이다. 그동안 각종 정책연구, 자원 조사, 전문인력·활동가 양성, 사업 발굴·추진 지원, 네트워크 구축 등 활동을 해 왔다. 영구임대아파트 공동체재생 시범사업 ‘청년주거’를 추진하고, 광주마을분쟁해결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등 역할도 맡았다.

안 대표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한국마을지원센터연합 운영이사, 전국도시재생지원센터협의회 감사 등을 맡고 있는 도시재생 전문가다. 광주YMCA 사무총장, 광주마을공동체네트워크 공동대표, 광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공동회장 등도 역임했다.

안 대표는 개소 당시 센터는 시비 예산은 커녕 전문 인력조차 준비돼 있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0’에서 시작하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그는 각종 사업으로 국비를 유치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하며 센터를 성장시켰다.

“광주역 경제기반형 도시재생뉴딜사업을 추진해 국비 250억원을 끌어온 것이 대표적이죠. 그 뒤로 14개 현장지원센터가 개소했고, 이제는 국비 1400여억원을 지원받는 기관이 됐습니다. 힘든 싸움이었던 만큼 기억에 남습니다.”

그는 도시 현장에서 활동가를 발굴하고, 교육을 거쳐 역량을 키우는 등 인력 양성에도 힘썼다. 마을 코디네이터와 청년활동가를 해마다 30여명씩 배출했으며, 광주시 도시재생대학, 광주마을학교 등도 꾸준히 열었다.

안 대표는 도시재생은 단순한 토건 사업을 넘어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 창의성 발현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청년’에 주목했다. 도시재생을 통해 지역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일거리, 놀거리, 잘거리(주거)를 제공하면 창의성까지 살아난다는 것이다.

“청년들이 도시재생 현장에서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어야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고, 창업으로 통하는 길이 만들어집니다. 청년 일자리가 극히 한정된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채용마저 줄어든 지금, 도시재생이 그 해답이 돼 줘야 합니다.”

도시재생 사업이 예상보다 더디다는 점도 숙제다. 안 대표는 지역 주민과 갈등이 생기는 경우, 매입 부지 확보가 어려운 경우 등 2가지를 원인으로 짚었다.

그는 “유관 기관과 지역 플랫폼, 네트워크가 튼튼히 연결되면 시너지가 생기는 것을 경험했다”며 “속도가 더디더라도, 행정과 도시재생 현장, 센터가 협력하고 주민들이 힘을 하나로 모으는 등 슬기롭게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센터가 나아갈 방향도 제시했다. 정부 지원이 끊기더라도 생명력을 잃지 않는 ‘지속가능한 구조’를 확립하고,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도시재생 사업을 ‘고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센터가 살기좋은 광주, 마치 인간의 얼굴을 닮은 도시재생 사업을 펼쳐갔으면 좋겠다”며 “나 또한 27년간 쌓아 온 마을공동체·도시재생 현장 경험을 살려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책으로도 엮고 싶다(웃음)”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