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의 총구에도 지지 않는 들꽃이 되리”

17일 오전 광주 동구 지산동 조선대학교 여자고등학교 본관 앞에 늘어선 학생들이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응원하는 문구가 새겨진 물병을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1,3학년만 등교하는 이날, 학생들은 5·18 민주화운동과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얀마 항쟁에 대한 내용이 적힌 설명판과 ‘세이브 미얀마’(save miyanmar) 등의 문구 피켓을 들고 ‘미얀마를 돕기 위한 모금활동에 함께 해 주세요’, ‘학살을 중단하라. 우리는 미얀마를 지지합니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조선대학교 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제41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계기로 미얀마를 돕기위해 모금활동에 나섰다.

이들은 또 미얀마 항쟁을 지지하는 문구와 그림이 새겨진 물병을 제작, 전교생에게 나눠주며 미얀마의 상황을 알렸고 각 교실마다 80년 5월과 미얀마의 현재를 알리는 글들을 붙여 재학생들에게 민주의식과 역사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번 활동은 학생회와 교내 역사동아리, 민주인권 동아리 학생들이 주축을 이뤄 진행됐다.

지난 4월 교내에서 조촐히 치른 세월호 추모식 이후 5월 5·18 민주화운동 추모행사를 고심하던 차에 언론 등을 통해 미얀마 국민들이 처한 상황을 접한 후 약 한달여간의 준비를 거쳐 이날의 모금행사를 치르게 됐다.

학생들이 모은 성금은 5·18 재단에 전달될 계획이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 응원 물병.

이들은 모금활동과 함께 학생들에게 나눠줄 물병 750개를 직접 제작했다.

재학생 1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물병 표면에 새길 문구를 공모해 선정했고 미얀마 항쟁의 상징인 ‘세 손가락’ 그림도 학생들이 직접 도안해 새겨 넣었다.

진하랑 조대여고 학생회장은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학교 교육과 언론을 통해 접해왔지만 그날의 진실을 제대로 아는 학생들이 많지는 않다. 이번 기회를 빌어 학생들이 5월의 참상을 제대로 알고 군부에 저항하는 미얀마를 알리고 싶어서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함께 힘을 모아 이번 행사를 꾸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5·18이나 미얀마 민주화운동에 대해 여전히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어른들이 있어 안타깝다. 이번 행사가 끝난 뒤에도 5·18의 아픔을 제대로 알리고 나아가 미얀마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일을 계속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윤철한 조대여고 교장은 “학교에서는 17일부터 오는 27일까지 5·18 민주화운동 41주년 기념주간으로 정해 80년 당시 전남대 학생기자로 활동했던 조규백씨를 초청해 특강을 여는 등 학생들에게 80년 5월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학생들이 바르고 참된 민주시민으로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미얀마 돕기 모금활동은 2학년생이 등교하는 오는 20일에 한차례 더 진행된다.

/글·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