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발레리노를 꿈꿨던 것은 아닙니다. 운동을 즐겨하던 제게 미술을 전공했던 누나가 전남예고를 추천해 들어간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현재 국립발레단 진입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스트레칭이 제대로 안 돼 고민입니다.”

고준서(20·국민대 무용학과 1년)씨는 발레 입문 3년만에 대학에 진학하며 이름을 알렸다. 발레 입시학원이 없는 목포에 살면서 1년간 매일 광주를 오가며, 지난해 광주시장배 한국무용협회 전국무용경연대회 등 무려 7개 대회에 출전해 최고상 등을 수상했다.

“사실 누나 덕분에 전남예고에 갔지만 처음에는 발레에 별 관심이 없었어요. 2학년때 발레 공연을 보고 발레리노에 매력을 느껴 열심히 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쉼없이 연습하고, 매일 학원에 다니느라 학원비, 교통비 등 부모님께도 부담을 드렸어요.”

늦게 시작한만큼 반복해서 동작을 익히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부족한 부분을 열심히 보완한 덕분에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비슷한 연령대의 발레리노는 전국의 20~30명. 이들과 경쟁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무용을 늦게 시작하다보니 다른 친구들보다 몸이 굳어있어서요. 지금도 연습하기 전에 하는 스트레칭이 가장 어렵습니다. 키가 좀 작은 것도 부족한 부분이고요.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키가 크고 몸집이 있는 발레리노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밤늦게 혼자 연습하면서 힘들어 울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한계를 넘어설 때 웃기도 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매일 7~8시간씩 연습을 거듭하고 있는 그는 연말쯤 입대할 생각이다. 일찍 군대를 다녀오고 다시 몸을 만든 뒤 국립발레단 입단 시험을 준비할 예정이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완벽하게 동작을 익혔지만 무대에서 단 한 번의 실수로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기도 합니다. 그 때문에 무대에 설 때마다 긴장되고, 또 한편으로는 준비한 것을 관객과 심사위원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합니다. 그것이 바로 무용의 매력이기도 하고요. 지난해 전남스타 200에 선정되면서부터는 의무감도 생겼습니다. 전남도와 도민들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우선 제 이름을 알려야 할 것 같고요. 후배들도 긍정적인 생각으로 자신을 믿고 반복해서 노력한다면 난관을 이겨낼 수 있을 겁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