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7월, 오방 최흥종 목사와 독립운동가들이 설립해 광주와 역사를 함께한 광주YMCA(Young Men’s Christian Association·기독교청년회)가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지난 1월 30일 취임한 류한호(광주대 신방과 교수) 제43대 이사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사라지는 조직이 많아지는 요즘, 100년을 지속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창립 당시의 정신을 시대에 맞게 잘 해 나가고 있는지, 새로운 100년을 맞이하며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등 기쁨과 함께 고민과 부담 역시 큽니다.”

광주YMCA는 복지향상, 민족 통일, 정의와 평화의 실현을 목표로 활동하는 NGO 단체다.

청소년 자치활동(동아리) 지원, 청소년쉼터·청소년상담복지센터 운영, 발달장애청소년을 위한 트라이앵글 교실 운영 등 활동을 하고 있다. 탈핵평화 운동, 쓰레기 없는 행사 만들기 운동 등 환경 운동에도 적극적이며, 40여년 째 교류를 이어가고 있는 일본 요코하마Y를 비롯해 중국 상하이Y(교류 30년), 필리핀 마닐라Y(교류 20년)와 국제교류도 이어오고 있다.

광주YMCA 역사는 광주 역사와 물줄기를 함께 한다. 광주 3·1운동의 책임자로서 체포돼 옥고를 치른 오방 최흥종 목사, 김철·김강 등과 3·1운동을 주도한 초대회장 최병준, ‘조선독립 광주신문’을 제작·배포해 체포당한 2대 회장 황상호 등 광주 3·1운동을 이끈 이들과 함께했다.

5·18민주화운동과도 관련이 깊다. 광주YMCA는 5·18 당시 항쟁지도부 집회 거점으로 이용됐으며, 광주YMCA 무진관은 시민군 훈련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또 김천배, 이성학, 백영흠, 명노근, 강신석 등 광주YMCA 지도부가 5·18 당시 수습위원으로 참여해 5·18 유공자로 지정됐다.

“올해는 5·18 40주년도 동시에 맞는 해라 더욱 특별합니다. 5·18 과정에서 광주YMCA와 기독사회운동의 역할을 조명하는 행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5·18 당시 조명받지 못했던 인물들의 구술증언을 남기는 사업을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연구사업으로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광주YMCA는 ‘광주Y 백년! 불어라 생명평화의 바람!’을 슬로건으로 오는 12월까지 이어지는 100주년 기념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설립 기념일인 7월 29일에는 감사 예배를 올릴 예정이다. 이어 광주YMCA 100년사를 담은 책, 금남로본관 내 100년 역사관 등을 올해 안에 선보일 계획이다. 류 이사장은 “광주YMCA의 역사가 곧 광주시민의 역사”라며 “광주시민이 한눈에 광주YMCA와 광주 시민의 역사를 접할 수 있게 할 것”이라 귀띔했다.

100주년 본 행사는 10월 13일부터 시작된다. 상하이, 요코하마, 광주 3개 도시 YMCA가 참여해 ‘지속가능한 발전목표를 위한 시민사회단체 역할’을 주제로 토론하는 평화포럼으로 시작한다. ‘노플라스틱’ 운동과 연계된 3도시 YMCA 유스캠프도 열릴 계획이며, 요코하마·광주 YMCA가 공동 주최하는 ‘발달장애청소년들이 함께하는 국제교류캠프’도 개최될 예정이다. 이밖에 유아축구대회, 시민논단, 기념예배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류 이사장은 “시민사회단체가 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사회가 변화해 시민 직접 참여, 거버넌스가 많아지고, 권력 감시·시민권익 대변 등 시민사회단체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100년에 어떻게 광주시민과 만나고 발전할 것인지 해답을 마련하겠습니다. YMCA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YMCA 단체 간 네트워크와 연대협력, 재정기반 확충 방안을 찾으며 지나간 100년과 새로운 100년 사이 튼튼한 징검다리를 놓겠습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