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호남권은 한전공대 유치 열기로 연일 뜨겁다. 한전공대뿐 아니라 연구기관들이 함께 들어서 경제적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전공대 유치는 각 지자체의 이익에 따라 결정되면 안된다. 한전공대 유치 과정도 하나의 시도 상생의 모델이어야 한다. 광주와 전남이 한전공대 설립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협력하고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경쟁이 아닌, 상생만이 한전공대를 세계 최고의 대학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광주 북구도 최근 전남 장성을 포함한 ‘첨단 3지구’라는 카드를 들고 뛰어 들었다고 한다. 첨단 3지구는 광주 북구와 장성에 거쳐 조성된 곳이다. 과거 빛가람 혁신도시를 조성하면서 광주는 통 큰 결정을 했다. 광주에 혁신도시를 유치하지 않는 대신, 전남 지역에 공동혁신도시를 조성하면서 전국의 모범이 됐다.

이런 빛가람 혁신도시의 상생 정신이 담긴 곳이 첨단 3지구라고 할 수 있겠다. 광주와 전남, 전남과 광주가 함께 힘을 모아 지역 발전을 이끌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산학연 집적화를 통한 연계 협력, 전남 북부권 발전을 이끌어내는 광주·전남 상생을 큰 골자로 한 한전공대 유치 논리는 타 지역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것이 필자의 조심스런 생각이다.

‘첨단 3지구’는 장성 부지가 70%나 되고, 장성군에서도 사활을 걸고 있는 국립심혈관센터 건립 부지이다. 인공 지능 기반의 과학기술창업단지 등이 들어서게 되면, 그야말로 광주·전남 미래 첨단 4차 산업의 거점이 될 곳이다.

또한 장성의 나노산단과 광주 북구에 조성된 첨단 1·2지구의 집적화된 산학연 클러스터와 인접해 있다. 이와 함께 접근성이 뛰어난 주거·상업단지, 연구 개발 특구로서의 혜택, 광역 교통망과 연계가 수월한 탁월한 교통편 등의 장점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첨단 3지구는 한전공대가 단기간에 세계 최고 대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이라 하겠다. 한마디로 가장 경쟁력 있는 곳이라는 반증이다.

이처럼 전남 장성과 광주 북구를 아우르는 부지에 한전공대가 들어선다면 광주·전남 동반성장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임은 당연지사다.

특히 지난 2005년 광주·전남 공동 혁신도시 유치 실패로 상실감이 컸던 장성 군민들의 아픔도 달래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빛가람 공동혁신도시는 전남 장성, 담양, 나주 등이 각자의 논리로 치열한 유치전 끝에 결국 나주로 확정됐다. 당시 장성, 담양은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선호했고, 천혜의 자연 환경과 광주시의 차세대 전략 산업의 거점인 첨단산단과의 연계성 등을 주요 논리로 당위성을 펼쳤지만 나주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 후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해 주요 기관들이 나주로 잇따라 입주했다. 또한 에너지밸리 기업 유치, 나주혁신산단 내 전남 테크노파크 2단지 건립 등 더 이상 광주·전남 공동 혁신도시라는 명칭이 무색하리만큼 나주만의 혁신도시로 굳혀가는 모양새다.

반면 장성, 담양을 비롯한 전남 북부권은 어떠한가? 공동혁신도시 유치 실패 후 13여 년 동안 지역 발전에서 철저히 소외돼 왔었음은 삼척동자도 알 만한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전공대를 광주 북구를 포함한 전남 장성의 첨단 3지구로 유치해야 한다는 것이 지나친 욕심일까?

아니다. 오히려 전남 북부권 발전을 통한 광주와 동반 성장의 새로운 전략이자 전북 남부권, 더 나아가 충청권과의 상생 연계 발판을 마련하는 혁신 벨트 구축의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이기도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