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40여년 후에는 전남지역에서 사과를 재배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오는 2090년이면 복숭아도 전남지역에서 자취를 감출 것으로 관측됐다.

통계청이 최근 공개한 ‘기후 변화에 따른 주요 농작물 주산지 이동현황’을 보면 전국 주요 권역의 연 평균 기온은 최근 40여 년 새 1도 안팎으로 상승했고 강원도에서 사과재배 면적이 확대하는 등 농작물 재배 면적에도 변화가 있었다. 사과는 현재 전남과 충북,경북지역에서 주로 생산되는 과수다.

전남지역도 지난 1973년에 견줘 연평균기온이 0.54(2016년 현재)도 증가했다. 제주지역이 1.14도로 상승폭이 가장 컷으며 수도권 0.91도, 강원권 0.90도, 충북권 0.83도, 전북.경북권 0.63도 순이었다.

기온상승에 따라 사과 주산지는 오는 2030년 강원 산간 지역으로 바뀌는 등 재배한계선이 북상할 것으로 점쳐졌다. 오는 2060년대에는 구례 지리산 자락을 제외하고는 광주.전남 대부분 지역에서 사과 재배가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2090년에는 태백시, 정선군 등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사과를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1970년에 강원도 정선군의 사과재배 면적은 3.7㏊에 불과했으나 지난 2015년에는 38.3배인 141.8㏊로 늘었다.

현재 전국 각 지역에서 고루 재배하고 있는 복숭아는 오는 2050년대까지는 전남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50년대 이후에는 재배면적이 급감추세를 보이다 2090년대는 전북.영동 일부 산간에서만 키울 수 있다.

재배면적 추이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1970년 충북 충주시의 복숭아 재배 면적은 61.9㏊에 불과했으나 2015년에 1542.7㏊로 24.9배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강원도 춘천시와 원주시의 복숭아 재배 면적은 42.2㏊, 86.6㏊에서 194.4㏊, 254.9㏊로 각각 늘었다.

광주.전남 대부분 지역에서 재배하고 있는 포도의 총 재배 가능지는 2050년대에 정점을 찍은 후 급감할 것으로 예측됐다. 고품질 포도를 생산할 수 있는 재배적지는 2020년대부터 급격히 감소해 2060년대에는 곡성.구례 등 전남 북서부 지역으로 범위가 축소된다. 같은 시기 경남에서도 재배면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강원도에서는 빠르게 증가한다.

제주도가 주산지인 감귤의 경우 고흥과 경남 통영으로 재배지가 옮겨질 것으로 예상됐다. 2090년에는 강원 영동지역으로 옮겨가고 제주도는 한라산 중턱 등에서만 귤 재배가 가능하다.

단감 재배지역도 온난화 추세의 영향을 받게될 것으로 전망된다. 1980년대 순천.광양 등 따뜻한 남해안을 중심으로 형성된 단감 재배지는 1990년대 나주.장성 등 전남 서해안으로 확장했다. 재배한계선이 북상하면서 2060년에는 전남 대부분 지역이 재배적지로 변하고 2090년에는 경북 북서지역 등 산간을 제외한 중부내륙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기온 상승이 작물 재배면적을 변화시킨 100％ 원인은 아닐 수는 있으나 다른 연구 문헌 등을 살펴보면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김용희 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