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숙 화이트큐브갤러리 디렉터&미술평론가] 갤러리 단상
2018년 03월 23일(금) 00:00 가가
미학 미술사학을 공부하면서 이 매력적인 학문을 풀어헤쳐 보는 도구로 평론을 쓰고 강의를 했었지만, 결국 갤러리 공간을 갖는 것이 나의 최고 정점이 아니었나 싶다. 왜냐하면 내 안에 늘 갤러리 공간을 갈망하였으니...
2009년에 브라이언 오 도허티(Brian O Doherty)의 ‘Inside the White Cube-갤러리 공간의 이데올로기’라는 책을 접하고는 갤러리 명칭을 영국에 ‘화이트큐브’ 갤러리가 이미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화이트큐브갤러리라 정해놓았다. 그리고 2017년 6월 화이트큐브갤러리를 광주시 매월동에 개관했다.
갤러리의 사전적 의미는 ‘미술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장소’라고 돼 있다. 갤러리의 기원을 살펴보면 르네상스시대 저택이나 왕궁에서 좁고 긴 방 모양으로 된 장소를 주로 휴게실이나 미술품 전시장으로 사용했다. 영국에서 갤러리는 엘리자베스 1세와 제임스 1세 시대에 롱 갤러리(long gallery)라 했으며, 화랑을 뜻하는 아트 갤러리라는 현대 용어는 여기에서 비롯됐다.
아트 갤러리를 오 도허티는 ‘하얀 입방체’라 하였고, 이 공간 안에서 예술적 이데올로기가 생성됨을 글로 나열한다.
“외부 빛이 차단된 하얀 벽체에 미술품은 전시되며, 중세 교회의 건축물들에게 적용된 엄격한 법칙 뒤에 숨은 기본적인 원리는-바깥 세계가 갤러리 안으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봉쇄하는-성전과 같은 효과를 느낄 수 있다. 눈과 함께 관람자는 하얀 입방체 안으로 들어가면 떠들거나 웃거나 거짓말하거나 노래 부르거나 춤추거나 잠잘 수 없다. 정신의 눈으로 예술 작품에 가치를 부여하고 신화를 만드는 숭고한 장소인 것이다.
예술은 그 자체로 생명을 가진 자유로운 상태이며 전시라는 영원성 속에서 존재한다. 시간과 순수한 형식에 대한 영원성과 초월성의 신화를 지지하는 것이 갤러리 공간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또한 현대 미술의 역사는 갤러리 공간에서 관람자 인식 방식의 변화와 관련되며, 이상적인 갤러리는 ‘예술’이라는 사실을 방해하는 모든 단서들을 예술 작품에서 제거하며, 이 공간 안에서는 어떠한 사물들도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
흰 벽을 사용하는 전시 방식은 모더니즘의 산물이며 화이트 큐브라는 개념으로 구체화된다. 이러한 화이트 큐브는 모더니즘의 보수성과 흑백 논리를 가지고 있는데, 이에 대항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가 되면서 전시 공간에서 예술과 현실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관객이 소통하고 참여하는 전시 형태로 변화되고 있다. 즉 갤러리는 예술 작품을 대중에게 알리는 장소적 공간역할에서 관람자가 소통하고 즐기며 문화적 행복을 느끼는 장소-놀이하는 인간(Homo Ludens)-가 된 것이다.
그런데 갤러리 공간을 행복한 문화적 공간 창출로 만들려면 갤러리 관계자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투자가 필요 한다. 아이디어는 생각을 통해서 이루어지니까 시간을 투자하면 되겠지만, 물질이 투입되는 일들은 개인이 사재로 운영하는 일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물질의 한계 때문에 문화사업을 쉽게 할 수도 없고 설령 시작한다손 치더라도 장기간 지속되기도 힘들다.
지인이 나에게 물어온다. 왜 돈 안 되는 일인 갤러리를 하느냐고. 나는 우아하고 치열한 진실-사명감-을 말한다. 이웃, 사회, 국가가 문화를 접하고 생각하며 사는 일상들이 문화인이 되고 문화 사회가 형성되며 문화적 자본을 소유한 국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문화인이 되는 일에 연습이 필요한데,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하여, 친근하게 예술 작품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풍광 좋은 자연이 훌륭하고 멋진 예술품이기도 하지만 갤러리에 걸린 그림, 조각, 공예품, 설치물, 사진, 미디어 아트, 정크 아트, 레디메이드.... 장르별로 계속해 전시되는 공간을 일상에서 만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갤러리 공간에서 자연스레 예술을 말할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연출도 필요하다.
이러한 일들을 하기 위해서는 친근한 장소에 갤러리, 미술관, 음악당 등의 문화적 공간 조성이 필요하며, 개인이 이러한 일을 하였을 때는 무엇보다 지역 사회의 관심과 후원이 절실하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이 뒷받침되지 않을지라도 나는 갤러리 공간을 미술평론가로서 글 쓰는 장소로 활용하면서 전시하며, 강의하며 디렉터와 작가, 작가와 감상자, 디렉터와 감상자 간의 간극을 메워주고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희망의 노를 저어갈 것이다.
2009년에 브라이언 오 도허티(Brian O Doherty)의 ‘Inside the White Cube-갤러리 공간의 이데올로기’라는 책을 접하고는 갤러리 명칭을 영국에 ‘화이트큐브’ 갤러리가 이미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화이트큐브갤러리라 정해놓았다. 그리고 2017년 6월 화이트큐브갤러리를 광주시 매월동에 개관했다.
아트 갤러리를 오 도허티는 ‘하얀 입방체’라 하였고, 이 공간 안에서 예술적 이데올로기가 생성됨을 글로 나열한다.
흰 벽을 사용하는 전시 방식은 모더니즘의 산물이며 화이트 큐브라는 개념으로 구체화된다. 이러한 화이트 큐브는 모더니즘의 보수성과 흑백 논리를 가지고 있는데, 이에 대항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가 되면서 전시 공간에서 예술과 현실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관객이 소통하고 참여하는 전시 형태로 변화되고 있다. 즉 갤러리는 예술 작품을 대중에게 알리는 장소적 공간역할에서 관람자가 소통하고 즐기며 문화적 행복을 느끼는 장소-놀이하는 인간(Homo Ludens)-가 된 것이다.
그런데 갤러리 공간을 행복한 문화적 공간 창출로 만들려면 갤러리 관계자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투자가 필요 한다. 아이디어는 생각을 통해서 이루어지니까 시간을 투자하면 되겠지만, 물질이 투입되는 일들은 개인이 사재로 운영하는 일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물질의 한계 때문에 문화사업을 쉽게 할 수도 없고 설령 시작한다손 치더라도 장기간 지속되기도 힘들다.
지인이 나에게 물어온다. 왜 돈 안 되는 일인 갤러리를 하느냐고. 나는 우아하고 치열한 진실-사명감-을 말한다. 이웃, 사회, 국가가 문화를 접하고 생각하며 사는 일상들이 문화인이 되고 문화 사회가 형성되며 문화적 자본을 소유한 국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문화인이 되는 일에 연습이 필요한데,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하여, 친근하게 예술 작품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풍광 좋은 자연이 훌륭하고 멋진 예술품이기도 하지만 갤러리에 걸린 그림, 조각, 공예품, 설치물, 사진, 미디어 아트, 정크 아트, 레디메이드.... 장르별로 계속해 전시되는 공간을 일상에서 만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갤러리 공간에서 자연스레 예술을 말할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연출도 필요하다.
이러한 일들을 하기 위해서는 친근한 장소에 갤러리, 미술관, 음악당 등의 문화적 공간 조성이 필요하며, 개인이 이러한 일을 하였을 때는 무엇보다 지역 사회의 관심과 후원이 절실하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이 뒷받침되지 않을지라도 나는 갤러리 공간을 미술평론가로서 글 쓰는 장소로 활용하면서 전시하며, 강의하며 디렉터와 작가, 작가와 감상자, 디렉터와 감상자 간의 간극을 메워주고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희망의 노를 저어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