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열린 최초의 동계올림픽이자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만에 개최된 평창 동계올림픽이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가운데 평화와 화합의 장으로 성공리에 마무리되고 패럴림픽을 남겨두고 있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수년간 오직 시상식장에 서는 한 순간을 위해 쏟았던 땀과 노력의 결실을 맺고자 정정당당하게 경기에 임하였으며 그 선수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온 국민의 시선이 쏠렸다.

시상식장에 울려 퍼지는 애국가와 함께 당당하게 올라가는 태극기를 바라보며, 경기를 마친 선수들 그리고 이들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응원을 보내는 관중들의 손에 쥐어진 태극기 아래 우리 모두는 하나됨을 느꼈다. 메달 획득 여부를 떠나 그 순간 태극기는 국가이자, 국민이었고, 바로 우리였다. 지난 2002년 빛고을 광주에서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냈던 그날. 거리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과 함께 ‘대한민국’을 힘차게 외치며 나머지 한 손에 어김없이 들려있던 태극기 아래서도 우리는 하나가 됐었다.

지금으로부터 99년 전 3월 1일. 그날도 우리 민족은 태극기 아래 하나가 됐다. 우리나라를 강제로 점령한 일본은 경제, 문화, 사회 등 전 분야에 걸쳐 폭력적인 억압과 수탈을 자행했으며 우리의 민족정신마저도 말살하기 위하여 온갖 만행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이러한 일제의 폭압적인 식민지 지배에 결코 굴복하거나 타협하지 않고 안으로는 끊임없이 항일운동을, 밖으로는 국제 사회에 일제의 조선 강점의 불법성과 조선 독립의 당위성을 알리기 위한 활동을 가열차게 전개해 나갔다. 일제의 무자비한 탄압에도 자주 독립의 염원을 담은 태극기를 손에 들고 결연하게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던 그날. 한반도에 들불같이 퍼졌던 최대의 민족운동인 3·1운동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을 비롯한 우리 민족의 역량을 한 단계 더 성숙시키고 결집시키는 계기가 됐다.

또한 3·1운동 이후 최대 규모이자 우리 지역에서 일어난 광주학생독립운동 등 수많은 국내·외 항일 독립운동의 원동력이 됨은 물론 결국에는 우리나라 자주 독립의 기틀이 됐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광주시에서는 오직 민족의 자주 독립을 위해 일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국권 회복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러한 선열들의 숭고한 나라상의 정신을 되새기고 3·1 독립정신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오는 3월 1일 오전 10시 시청 대회의실에서 ‘제99주년 삼일절 기념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당일 정오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앞 민주의 종각에서는 ‘민주의 종’ 타종식이, 광산구 고려인마을에서는 그 날의 독립만세운동을 재현하는 기념행사가 열리고, 많은 시민이 참가하는 3·1절 기념 마라톤대회도 예정되어 있다. 또한 동구에 위치한 광주 백범기념관에서는 3·1독립운동 의복 체험, 태극문양 떡 만들기 체험을 비롯한 다양한 기념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공동체가 걸어 온 발자취인 역사를 잊은 민족이 변화의 큰 흐름에 발맞추지 못한채 쇠락의 길을 걷거나 아픈 역사를 반복하는 모습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너무나 자랑스럽게도 국가적 위기 상황이 닥칠 때마다 전 국민이 하나가 되어 이를 극복하고 거뜬히 이겨내 왔다. 수없이 많은 외세의 침탈에도 온전히 나라를 지켜냈으며, IMF 외환위기 때도 또한 그러했다.

이제 이러한 자랑스럽고 당당한 우리들의 발자취를 밑바탕 삼아 더 밝은 미래를 준비하고 만들어 나가야 할 때다.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세계 속에 우뚝 서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뒤는 돌아보되 망설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되 모두가 함께 걸을 용기와 지혜가 필요한 때다.

그러기 위해서 다가오는 3·1절에는 집집마다 태극기를 게양하고, 미래의 주역인 자녀들과 함께 기념식장, 행사장 등을 찾아 선열들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기고 나라의 소중함을, 그리고 99년 전 그날처럼 태극기 아래에서 하나됨을 함께 느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