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만 전남도 노인복지팀장] 인생 황혼기는 고고(孤高)하되, 독(獨)하지 않게
2018년 02월 23일(금) 00:00 가가
아직도 ‘엄마’라 부를 수 있어 행복하다. 나이 오십이 넘은 사람이 엄마가 뭐냐며 남들에게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 그래도 필자는 ‘엄마’라는 호칭이 훨씬 정겹고 편하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추운 날이 많았다. 집에 계신 엄마가 걱정이 돼 밖에 나가시지 말라고 안부 전화를 하면 팔순 넘으신 울 엄마는 ‘아들아! 추우니까 방 따숩게 하고 밥이랑 잘 챙겨먹어라’며 아들 걱정이 먼저다. 그리고 금요일 저녁에는 아들이 좋아하는 고등어조림과 위장에 좋다는 찰밥을 해 놓고서 아들을 기다리신다.
전남은 전체 인구의 21.5%가 노인이다. 2014년에 이미 전국에서 유일하게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다. 또, 전체 어르신 40만8000명 가운데 12만8000명이 ‘홀로 가구’를 이루고 있다.
노인 인구 증가로 인해 ‘고독사’가 시대의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 뉴스를 통해 홀로 사는 어르신들이 돌아가신지 여러 날이 지나 주검으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간간히 접하게 된다. 여기에 실직·이혼 등으로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생활하는 40∼50대 중·장년층 고독사 문제까지 가세하고 있다.
현재 독거 노인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생활 실태와 건강 상태에 따라 돌봄 대상자를 선정하고, 생활 관리사를 파견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공적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의 취약 계층은 ‘고독사’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 여전히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실정이다.
전남도는 중앙 정부의 도움 없이 어떻게든 최악의 참담한 상황은 막아보자는 절박한 심정으로 지난 2016년부터 ‘고독사 지킴이단’을 구성·운영하고 있다.
‘고독사 지킴이단’은 1인 가구 전수 조사 결과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나 노인 재가 서비스 등 기존의 공적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의 홀로 사는 어르신과 중·장년층 등 1893명을 대상으로 봉사자와 돌봄 대상자 간 일 대 일 결연을 통해 신변 안전 여부를 확인하는 ‘무보수 자원봉사 활동’이다.
지킴이단은 전남지역 297개 전체 읍면동에서 1640명이 활동하고 있다. 지킴이단 대부분은 돌봄 대상자가 거주하는 지역의 부녀회장, 통·리장, 의용소방대장, 종교단체 관계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분들은 읍면동장 추천과, 공모를 통해 선발된 자원봉사자이다.
지킴이단의 임무는 첫째가 ‘고독사 예방’이며, 두 번째는 ‘고독사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조치’다. 지킴이단은 돌봄 대상자를 월 1회 방문, 주 2회 전화를 통한 말벗·친구 역할을 하며 신변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있다. 신변 이상자 발견 시에는 읍면동 맞춤형 복지팀에 신속히 알리고, 읍·면·동에서는 이들에게 맞춤형 공적 서비스를 연계해 도움을 주고 있다. 시·군에서는 지킴이단의 자원봉사 실적을 관리하고, 분기별 일제 정비를 통해 돌봄 대상자가 누락되지 않도록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지킴이단을 운영해 신변이상자 발견 신고 14건, 공적 서비스 연계 634건 등의 성과를 거두는 등 민·관 협력을 통한 복지 안전 시스템 구축과 지역 사회 공동체 의식 함양에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이제는 정부가 나설 때이다. 현재 정부 차원의 고독사 용어 정의와 통계 관리 등이 전무한 실정이다. 시대 변화에 걸맞게 중앙 정부의 포괄적인 정책 도입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정책을 제안한다.
첫째, 노인 일자리 사업의 확대가 절실하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 들면 네 가지 고통이 따른다. ‘신체적 쇠약’과 ‘경제적 위축’으로 ‘역할이 없어짐’에 따라 결국은 ‘외로움’에 빠지게 된다. 이 네 가지 고통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적당한 일자리를 갖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노인일자리 사업 중 ‘노노 케어’ 사업에 한해 참여 기준을 완화(현재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60∼64세 참여 가능)해야 한다.
둘째, 정부 차원에서 1인 가구에 대한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자체에서는 관내 1인 가구에 대한 데이터를 필터링해 독거노인 등 고독사 위험군 관리 자료로 활용하면 그 효과가 배가될 것이다.
셋째, 지킴이단에 공익 근무 요원 및 청년 일자리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이를 통해 세대간의 화합을 도모하고,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의 노령화에 대비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할 때이다.
세상이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정서적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정부 몫이다. 그러나 정부가 모든 일을 다 해낼 수는 없다. 민간 영역에서도 함께 나서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의지만 있으면, 다른 사람을 도울 능력이 있다. 따뜻한 손길 한 번, 위로의 말 한마디가 그 누군가에게는 삶의 버팀목이 될 수도 있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추운 날이 많았다. 집에 계신 엄마가 걱정이 돼 밖에 나가시지 말라고 안부 전화를 하면 팔순 넘으신 울 엄마는 ‘아들아! 추우니까 방 따숩게 하고 밥이랑 잘 챙겨먹어라’며 아들 걱정이 먼저다. 그리고 금요일 저녁에는 아들이 좋아하는 고등어조림과 위장에 좋다는 찰밥을 해 놓고서 아들을 기다리신다.
노인 인구 증가로 인해 ‘고독사’가 시대의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 뉴스를 통해 홀로 사는 어르신들이 돌아가신지 여러 날이 지나 주검으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간간히 접하게 된다. 여기에 실직·이혼 등으로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생활하는 40∼50대 중·장년층 고독사 문제까지 가세하고 있다.
현재 독거 노인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생활 실태와 건강 상태에 따라 돌봄 대상자를 선정하고, 생활 관리사를 파견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공적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의 취약 계층은 ‘고독사’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 여전히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실정이다.
지킴이단은 전남지역 297개 전체 읍면동에서 1640명이 활동하고 있다. 지킴이단 대부분은 돌봄 대상자가 거주하는 지역의 부녀회장, 통·리장, 의용소방대장, 종교단체 관계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분들은 읍면동장 추천과, 공모를 통해 선발된 자원봉사자이다.
지킴이단의 임무는 첫째가 ‘고독사 예방’이며, 두 번째는 ‘고독사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조치’다. 지킴이단은 돌봄 대상자를 월 1회 방문, 주 2회 전화를 통한 말벗·친구 역할을 하며 신변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있다. 신변 이상자 발견 시에는 읍면동 맞춤형 복지팀에 신속히 알리고, 읍·면·동에서는 이들에게 맞춤형 공적 서비스를 연계해 도움을 주고 있다. 시·군에서는 지킴이단의 자원봉사 실적을 관리하고, 분기별 일제 정비를 통해 돌봄 대상자가 누락되지 않도록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지킴이단을 운영해 신변이상자 발견 신고 14건, 공적 서비스 연계 634건 등의 성과를 거두는 등 민·관 협력을 통한 복지 안전 시스템 구축과 지역 사회 공동체 의식 함양에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이제는 정부가 나설 때이다. 현재 정부 차원의 고독사 용어 정의와 통계 관리 등이 전무한 실정이다. 시대 변화에 걸맞게 중앙 정부의 포괄적인 정책 도입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정책을 제안한다.
첫째, 노인 일자리 사업의 확대가 절실하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 들면 네 가지 고통이 따른다. ‘신체적 쇠약’과 ‘경제적 위축’으로 ‘역할이 없어짐’에 따라 결국은 ‘외로움’에 빠지게 된다. 이 네 가지 고통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적당한 일자리를 갖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노인일자리 사업 중 ‘노노 케어’ 사업에 한해 참여 기준을 완화(현재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60∼64세 참여 가능)해야 한다.
둘째, 정부 차원에서 1인 가구에 대한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자체에서는 관내 1인 가구에 대한 데이터를 필터링해 독거노인 등 고독사 위험군 관리 자료로 활용하면 그 효과가 배가될 것이다.
셋째, 지킴이단에 공익 근무 요원 및 청년 일자리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이를 통해 세대간의 화합을 도모하고,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의 노령화에 대비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할 때이다.
세상이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정서적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정부 몫이다. 그러나 정부가 모든 일을 다 해낼 수는 없다. 민간 영역에서도 함께 나서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의지만 있으면, 다른 사람을 도울 능력이 있다. 따뜻한 손길 한 번, 위로의 말 한마디가 그 누군가에게는 삶의 버팀목이 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