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주 광주시립민속박물관 학예실장] ‘고싸움 박물관’ 육성, 지역 사회의 과업이다
2018년 02월 22일(목) 00:00 가가
광주 남구 대촌동 칠석마을에는 고싸움놀이 전수관이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운영 콘텐츠의 내용이 엉성할 뿐만 아니라, 주요 전시물도 영상 자료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잦은 고장으로 인하여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고싸움은 도작(稻作) 문화권 즉 벼농사 중심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최대 최고 수준의 전통 민속놀이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제강점기 이전에는 광주 대촌동, 전남 장흥, 나주 남평 등지에서 성대하게 행해진 것으로 전해지는 고싸움은 수십만 평에 이르는 광활한 평야를 배후로 하는 광대한 생산력이 있는 곳에서나 연행될 수 있는 여력을 갖춘 대규모의 집단놀이이다.
이처럼 거대한 생산력을 배경으로 하여 생성된 고싸움의 유래에는 몇 개의 주장이 혼재하고 있다.
먼저 줄다리기 유래설로 뒤로 물러서며 상대편의 줄을 당겨 오면 이기는 다소 평면적인 줄다리기를 보다 역동적인 놀이로 변모시키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 고싸움으로 보는 견해이다. 고싸움으로 승부가 나지 않으면 다시 곳줄을 해체하여 일(一)자형의 굵은 줄을 만든 다음 최종 승부를 가리기도 하였다. 이처럼 줄다리기와 고싸움은 상호연관성이 매우 높아 줄다리기에서 고싸움이 유래하였을 개연성을 크게 보는 것이다.
다음으로, 독자적인 놀이 발생설이 있다. 고싸움이 정식적인 줄다리기 시합의 앞놀이 일종으로 보는 것이다. 고싸움을 통하여 놀이판의 흥과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 다음 줄다리기를 함으로써 놀이판의 신명을 배가시키고 내용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밖에 일부의 견해로 지기진압(地氣鎭壓) 연희설이 있다. 칠석마을의 경우 ‘누워 있는 소’(臥牛)의 형국인데, 소가 일어나면 마을에 큰 우환이 생기므로 소가 일어나지 못하도록 많은 사람이 모여 땅의 기운을 짓누르는 놀이를 연행했던 데서 생겨났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앞선 두 가지의 유래설에 대한 보조적이고 부수적인 기능을 갖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위의 유래설들은 기능적인 측면이 강조된 것이다. 보다 근본적인 발생 배경을 보면 한 해가 시작되는 시점인 정월대보름을 맞아 풍년을 기원하는 농경예축(農耕豫祝)의 의미와 주민 상호간에 일시적으로 집중되었던 농업 노동의 호흡을 맞추는 예행연습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다.
이처럼 도작문화의 상징적 연희이며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고싸움놀이를 온전히 보존 육성하고 우리 지역의 대표 무형문화유산으로 키워 나가려면 현재의 전수관 체계로는 한계가 적지 않다고 본다. 따라서 시급히 단일한 테마를 가진 전문 박물관으로 육성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인력과 재정이 여의치 않은 기초 자치단체 차원에서 규모 있는 하나의 문화시설을 운영하는 것이 결코 녹록하지 않다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그러한 현실적 여건을 딛고, 충남 당진시에서는 고싸움보다 훨씬 늦은 시기에 발굴 육성된 기지시줄다리기놀이를 테마로 한 ‘기지시줄다리기 박물관’을 건립하여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고싸움 박물관 건립이 가져오는 기대효과는 먼저 체계적인 전시 체계의 구축을 통해 놀이의 특성을 보다 실감 있게 총체적으로 보여 줄 수 있으며, 역동적인 문화콘텐츠를 통해 관광자원의 개발 및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적인 연구 활동 및 사회 교육 시스템을 구비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계층에 고싸움과 농경문화의 특징과 의미를 전달할 수 있으며 특히 초중고생 등 신세대들의 집중적 교육에 대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무형 전통유산의 원형은 시대의 흐름에 비례하여 급격히 소멸·훼손되는 치명적인 취약성을 지니고 있다. 더 이상 늦어지기 전에 고싸움 마을 주민들과 지역 문화계 그리고 시청 및 구청 관계자들이 협의체를 구성하여 논의를 진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지역 차원의 고싸움 박물관 건립 공약도 검토해 볼 만한 사안이 아닌가 생각한다.
고싸움은 도작(稻作) 문화권 즉 벼농사 중심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최대 최고 수준의 전통 민속놀이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제강점기 이전에는 광주 대촌동, 전남 장흥, 나주 남평 등지에서 성대하게 행해진 것으로 전해지는 고싸움은 수십만 평에 이르는 광활한 평야를 배후로 하는 광대한 생산력이 있는 곳에서나 연행될 수 있는 여력을 갖춘 대규모의 집단놀이이다.
먼저 줄다리기 유래설로 뒤로 물러서며 상대편의 줄을 당겨 오면 이기는 다소 평면적인 줄다리기를 보다 역동적인 놀이로 변모시키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 고싸움으로 보는 견해이다. 고싸움으로 승부가 나지 않으면 다시 곳줄을 해체하여 일(一)자형의 굵은 줄을 만든 다음 최종 승부를 가리기도 하였다. 이처럼 줄다리기와 고싸움은 상호연관성이 매우 높아 줄다리기에서 고싸움이 유래하였을 개연성을 크게 보는 것이다.
위의 유래설들은 기능적인 측면이 강조된 것이다. 보다 근본적인 발생 배경을 보면 한 해가 시작되는 시점인 정월대보름을 맞아 풍년을 기원하는 농경예축(農耕豫祝)의 의미와 주민 상호간에 일시적으로 집중되었던 농업 노동의 호흡을 맞추는 예행연습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다.
이처럼 도작문화의 상징적 연희이며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고싸움놀이를 온전히 보존 육성하고 우리 지역의 대표 무형문화유산으로 키워 나가려면 현재의 전수관 체계로는 한계가 적지 않다고 본다. 따라서 시급히 단일한 테마를 가진 전문 박물관으로 육성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인력과 재정이 여의치 않은 기초 자치단체 차원에서 규모 있는 하나의 문화시설을 운영하는 것이 결코 녹록하지 않다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그러한 현실적 여건을 딛고, 충남 당진시에서는 고싸움보다 훨씬 늦은 시기에 발굴 육성된 기지시줄다리기놀이를 테마로 한 ‘기지시줄다리기 박물관’을 건립하여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고싸움 박물관 건립이 가져오는 기대효과는 먼저 체계적인 전시 체계의 구축을 통해 놀이의 특성을 보다 실감 있게 총체적으로 보여 줄 수 있으며, 역동적인 문화콘텐츠를 통해 관광자원의 개발 및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적인 연구 활동 및 사회 교육 시스템을 구비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계층에 고싸움과 농경문화의 특징과 의미를 전달할 수 있으며 특히 초중고생 등 신세대들의 집중적 교육에 대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무형 전통유산의 원형은 시대의 흐름에 비례하여 급격히 소멸·훼손되는 치명적인 취약성을 지니고 있다. 더 이상 늦어지기 전에 고싸움 마을 주민들과 지역 문화계 그리고 시청 및 구청 관계자들이 협의체를 구성하여 논의를 진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지역 차원의 고싸움 박물관 건립 공약도 검토해 볼 만한 사안이 아닌가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