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최대의 도시인 광주, 그 중에서 동구는 광주의 역사와 문화의 향기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오랜 원도심이다. 광주읍성과 4대문, 관아와 객사터는 옛날부터 동구가 많은 사람들이 터를 잡고 살았던 지역의 중심지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흔적들이다.

경제 개발과 산업화로 도시에 인구가 집중적으로 유입되던 근대화 시기에도 동구는 여전히 광주의 중심이자 호남 지역의 교육·문화·행정·상업의 중심지였다. 그러다 도시화가 진전되면서 도심 외곽 지역으로 시가지가 확대되고 새로운 주택 단지가 건설되며 도시의 기능이 쇠퇴하는 공동화 현상을 맞게 된다.

그러나 충장로와 금남로, 무등산 국립공원 등 광주를 대표하는 관광 자원과 남도의 문화 예술, 맛깔스런 남도 음식의 명맥을 잇는 광주의 본고장답게 동구는 여전히 도심 관광의 중심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남도청이 빠져나간 자리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들어서며 문화 융성을 통한 국가 발전을 꾀하는 문화 발전소로도 서서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동구에서는 사람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도시를 목표로 도시 재생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도시 개발, 재개발과 같은 물리적인 정비는 도시기능 정상화는 물론 인구 유입으로 생산과 소비 창출을 통한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파급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꼭 필요한 과정이 아닐 수 없다. 동구는 월남·내남·용산지구에 이어 최근 선교지구 사업자를 선정하며 도시 개발 사업의 마지막 숙원을 풀었다.

도시 개발의 성공은 낡고 노후한 불량 주택을 헐어내고 새로운 주택을 짓는 재개발 사업을 촉진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십수년 전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고도 감감무소식이던 동구의 재개발이 긴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입주를 마친 학3구역 재개발이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이후 동구 관내 15개 구역 중 4개 구역이 착공, 5개 구역이 관리 처분 계획 인가 등을 얻고 착공 시기를 조율 중이다. 공동 주택 공급을 통한 인구유입에 대한 기대는 대규모 민간 투자로도 이어지고 있다. 충장로와 금남로, 대의동 일원에는 15층 규모의 주상 복합 건물, 호텔 10여 곳 이상이 준공을 마쳤거나 공사를 진행 중이다. 또 동명동 ‘카페거리’에는 200여 곳이 넘는 카페와 공방, 음식점들이 자리 잡아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며 젊은이들의 핫 플레이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문화전당 주변 활성화와 문화 관광을 위한 볼거리, 즐길 거리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광주 최초의 먹거리 특화시장인 남광주 밤기차 야시장이 성황리에 열리고 있는 가운데 구시청 일원에는 올해부터 아시아 음식 전문점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해 큰 호응을 얻었던 ‘문화재야행 달빛걸음’, ‘지산유원지 토요음악회’, ‘미술관 오디세이’에 이어 올해는 한국 서양 화단의 거목 오지호 화백 생가 일원에서 ‘생생문화재 사업’이 펼쳐진다. 구도심의 역사 문화 유산을 활용해 푸른길∼문화전당 간 연계 테마거리, 전남여고와 동명동 학원가, 푸른길공원을 잇는 ‘청소년 안심·문화거리’, 오가헌 일대 식당 골목의 ‘남도음식문화거리’ 등도 조성될 예정이다.

주민 역량을 강화하고 주민 참여형 도시 재생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푸른마을공동체센터, 궁동예술두레마당, 충장미디어산업센터 등 원도심 재활성화 핵심거점 3곳도 조만간 선보인다. 향후 민관 거버넌스 소통의 구심이 되고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이 솟아나는 원천이 될 것이다.

국가의 경계, 도시의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각 도시들마다 역사성, 문화성 등을 부각시켜 고유한 정체성을 도시 경쟁력으로 승화시키려는 노력들로 분주하다. 사람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도시, 그것이 바로 동구가 꿈꾸는 아름다운 미래이자 추구하고자 하는 도시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