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천 전 광주학생해양수련원장] 어른들이 설 자리
2018년 01월 24일(수) 00:00 가가
동남아시아의 한 나라를 한 달 가까이 다녀왔다. 그 분들이 사는 모습을 보며 내가 서 있을 곳에 대하여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았다.
그 곳 60대 남성들은 젊은이들이 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는데 함께 일하지 않고 의견만을 제시하며 지켜보고 앉아 있었다. 젊은이들은 어른들이 하는 말씀에 따르는 것 같았다. 왜 저 분들은 손을 보태지 않느냐니까 젊은이들도 어른들의 그런 모습이 당연하다는 투다.
우리나라에서도 60년대 뜨거운 여름날 논밭에서 땀 흘려 일할 때, 60대 이상의 노인들은 시원한 정자에서 일하는 것을 참견하시던 모습이 생각나서 이유를 알아보니 우리와 유사했다. 어른들은 젊은이들의 모범이 되고 올바르게 살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잘못하면 심하게 꾸짖으므로 호랑이 같은 어른들을 젊은이들이 조심한다고 한다.
그러나 산업화가 상대적으로 많이 진행된 우리나라에서 어른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많은 고민이 따른다. 길거리에서 안하무인으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청소년을 지도하려다 오히려 낭패를 당한 소식을 접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어렵더라도 어른들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들리고 있다.
우리도 동남아시아의 그 나라처럼 젊은이들을 직접 지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진리는 시대가 바뀌었다고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어른들이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모범이 되는 것은 예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진리의 참뜻이나 시대가 요구하는 방향을 잘못 파악하고 어른들이 옳다고 여기는 것을 무조건적으로 강요할 때 젊은이들이 흔쾌하게 인정할까?
현재 어른들과 젊은이들이 가장 첨예하게 부딪치는 부분은 인간에 대한 이해와 서로의 관계다. 젊은이들이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존중해주기를 기대하는 반면 어른들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되면 고치기를 요구한다. 그래서 젊은이들은 어른들과 만나기를 꺼리고 어른들은 젊은이들을 한탄한다.
사실 신분, 인종, 성별, 사상, 나이와 상관없이 인간이 소중하다는 생각은 2500년 이전부터 성인들도 주장했다. 석가도 예수도 당시로서는 혁명적일 만큼 모든 인간을 평등하게 대접해야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사회적 구조는 주인과 노예, 양반과 상민, 노소, 남녀 차이를 만들었고 심지어는 믿음과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싸움이 끊이지 않았다.
인류가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데서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을 공감하고, 이제 경계를 허물고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려고 한다. 아직도 많은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지만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은 오랜 인류의 숙원이었으며 우리 시대가 문을 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산업화가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짧은 시간에 여러 흐름이 동시에 나타난 현상이라, 지나치게 남녀노소가 뒤바뀌고 귀천이 무너지는 것 같은 과도기적 현상이 나타나서 당황스러워한다. 심지어는 윤리와 도덕이 무너졌다는 탄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른들이 젊은이를 지도한다면서 구시대의 질서를 윤리나 미풍양속으로 치부하며 젊은이들에게 강요한다면 설득력을 얻지 못할 것이다. 설령 어른들의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올바른 것이라도 서로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하지 않은 것이라면 다시 한 번 돌아보고 검토할만하다.
우리사회가 어른들에게 간절히 요구하는 역할은 없을까? 내 교직 경험으로 느낀 바는 즐겁고 아무 생각 없이 보이는 아이들도 의외로 고민이 많고 외로워한다. 부모나 선생님 심지어는 친구들과도 마음을 열고 이야기하지 못하며 방황한다. 이들 중 더러는 폭력적이 되기도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조차 한다. 그러나 어른들은 아이들이 처한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끊임없이 좀 더 열심히 경쟁에 이기기를 강요한다. 사실 많은 아이들에게는 무엇을 요구받기 보다는 쉴 곳과 포근한 보금자리가 필요하다.
세상은 좀 더 빨리 좋은 결과를 강요하면서도 힘들고 지친 젊은이들을 위로하며 숨 한 번 크게 쉬도록 감싸는 울타리가 부족하다. 가정도 학교도 회사도 시장에도 울타리가 없다. 아무 부담 없이 자신의 아픔을 털어놓고 위로 받을 공간이 없다.
중궁이 인(仁)에 대해서 여쭙자 공자는 ‘내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강요하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고 했다. 어쩌면 어른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깊이 있게 살피고 젊은이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어른들이 서 있어야 할 곳이 아닌가 싶다.
그 곳 60대 남성들은 젊은이들이 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는데 함께 일하지 않고 의견만을 제시하며 지켜보고 앉아 있었다. 젊은이들은 어른들이 하는 말씀에 따르는 것 같았다. 왜 저 분들은 손을 보태지 않느냐니까 젊은이들도 어른들의 그런 모습이 당연하다는 투다.
그러나 산업화가 상대적으로 많이 진행된 우리나라에서 어른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많은 고민이 따른다. 길거리에서 안하무인으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청소년을 지도하려다 오히려 낭패를 당한 소식을 접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어렵더라도 어른들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들리고 있다.
사실 신분, 인종, 성별, 사상, 나이와 상관없이 인간이 소중하다는 생각은 2500년 이전부터 성인들도 주장했다. 석가도 예수도 당시로서는 혁명적일 만큼 모든 인간을 평등하게 대접해야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사회적 구조는 주인과 노예, 양반과 상민, 노소, 남녀 차이를 만들었고 심지어는 믿음과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싸움이 끊이지 않았다.
인류가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데서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을 공감하고, 이제 경계를 허물고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려고 한다. 아직도 많은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지만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은 오랜 인류의 숙원이었으며 우리 시대가 문을 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산업화가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짧은 시간에 여러 흐름이 동시에 나타난 현상이라, 지나치게 남녀노소가 뒤바뀌고 귀천이 무너지는 것 같은 과도기적 현상이 나타나서 당황스러워한다. 심지어는 윤리와 도덕이 무너졌다는 탄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른들이 젊은이를 지도한다면서 구시대의 질서를 윤리나 미풍양속으로 치부하며 젊은이들에게 강요한다면 설득력을 얻지 못할 것이다. 설령 어른들의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올바른 것이라도 서로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하지 않은 것이라면 다시 한 번 돌아보고 검토할만하다.
우리사회가 어른들에게 간절히 요구하는 역할은 없을까? 내 교직 경험으로 느낀 바는 즐겁고 아무 생각 없이 보이는 아이들도 의외로 고민이 많고 외로워한다. 부모나 선생님 심지어는 친구들과도 마음을 열고 이야기하지 못하며 방황한다. 이들 중 더러는 폭력적이 되기도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조차 한다. 그러나 어른들은 아이들이 처한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끊임없이 좀 더 열심히 경쟁에 이기기를 강요한다. 사실 많은 아이들에게는 무엇을 요구받기 보다는 쉴 곳과 포근한 보금자리가 필요하다.
세상은 좀 더 빨리 좋은 결과를 강요하면서도 힘들고 지친 젊은이들을 위로하며 숨 한 번 크게 쉬도록 감싸는 울타리가 부족하다. 가정도 학교도 회사도 시장에도 울타리가 없다. 아무 부담 없이 자신의 아픔을 털어놓고 위로 받을 공간이 없다.
중궁이 인(仁)에 대해서 여쭙자 공자는 ‘내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강요하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고 했다. 어쩌면 어른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깊이 있게 살피고 젊은이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어른들이 서 있어야 할 곳이 아닌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