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 2구 주민들은 겨울이면 꼼짝하지 않고 집 안에 갇혀있기 일쑤다. 정기적으로 다니는 배도 없는데다, 겨울철이면 높은 파도로 2∼3일에 한 번씩 주의보가 내리는 탓에 개인 배를 타고 1구로 갈 수도 없다.

흔히 알고 있는 ‘국내 대표 관광지’ 홍도는 쾌속선이 들어오는 1구다. 2구는 등대가 있는 마을로, 1구에서 배로 15분, 걸어서 1시간30분(3.05㎞)를 가야한다. 대부분이 60대 이상이라 오랫동안 걷기도 힘든데 보건소, 수퍼마켓도 1구에만 있어 겨울이면 아프지도 말아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고길호 신안군수가 홍도에 ‘모노레일’을 설치하자고 제안한 이유다. 전국 자치단체가 설치에 열을 올리는 ‘관광용’이 아닌 ‘주민 생활용’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27일 신안군에 따르면 고 군수는 지난 11일 열린 군 간부회의에서 ‘홍도 모노레일 추진’ 의사를 밝혔다.

고 군수는 이날 “홍도에 모노레일 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타당성을 중앙부처에 설명하고 필요한 예산 범위를 파악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홍도 주민들은 모두 587명으로, 1구에 472명이 살고 2구에 115명이 생활하고 있다.

특히 2구 주민들은 보건소나 수퍼마켓 등 생활 편의시설을 이용하려면 개인 배를 빌려타거나 1시간 넘게 걸어서 1구까지 가는 불편함을 감수해왔다. 하지만 60대가 대부분인데다, 겨울이면 높은 파도로 배 운항이 금지되는 경우가 잦고 산책로도 멀어 미리 월동 준비를 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고 군수는 이같은 점을 감안, 주민 생활을 위한 시설로 모노레일 설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예산도 12억원 가량이면 가능할 것으로 추산했다.

문제는 관련 허가를 통과할 지 여부다.

홍도는 국내 유일하게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문화재청과 국립공원관리공단 등과 업무 협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시설 건립까지는 풀어야할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환경 훼손 우려가 있어 통과여부도 미지수다.

신안군 관계자는 “생활하는 주민들의 불편을 덜어주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을기자 dok2000@kwangju.co.kr

/신안=이상선기자 s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