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대책, 청년에 투자해야
2017년 12월 25일(월) 00:00 가가
이 정 아
전남저출산극복 사회연대회의 위원
전남복지재단 교육사업팀장
전남저출산극복 사회연대회의 위원
전남복지재단 교육사업팀장
우리나라의 고도 성장은 생산 인구 구조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급격한 인구 구조의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해 고령 인구 비율이 14%를 넘어 이미 고령 사회로 진입한 대한민국은 22세기가 되면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로 예측되고 있다.
지난해 KBS 시사프로그램 ‘명견만리’에서는 세계 각국이 인구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고 그 결과는 어떠했는지를 소개한 적이 있다. 대한민국은 2013년 기준 합계 출산율인 1.19명을 유지할 경우, 2100년에는 인구가 절반으로 줄고 2500년에는 33만명으로 줄어들며, 2750년이면 대한민국에서 사람이 살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해진다.
여기에서의 초점은 청년이다. 전 세계적으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대표적 나라인 일본, 이탈리아, 독일을 주요 사례로 소개한다. 일본은 부동산 가격과 경제 성장률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을 청년 인구 감소에서 찾는다. 청년 인구가 줄면 경쟁이 줄어 오히려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무색하게 되기까지의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일본은 경기 불황을 타개할 해법으로 SOC에 투자했으나 현재 일본의 청년 인구 3명 중 1명이 비정규직이고 니트족이라고 불리는 무직자는 날로 늘어만 간다. 이미 일본은 정치적 이유로 인구 정책은 실패하였고, 청년들은 늘어나는 부양 의무로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탈리아도 예외는 아니다. 청년 인구의 40퍼센트가 직업이 없고 70퍼센트가 캥거루족이다.
반면, 독일은 일찌감치 청년에 투자한 결과, 견고한 경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 불황이 닥치자 정리 해고를 하는 대신 오히려 청년 일자리를 확대하였다. 기성세대와 청년세대가 서로 공존하기 위해 지혜를 모았던 것이다. 공교육은 대학교까지 무상으로 제공하고 주거비와 생활비도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졸업 후 취직을 못 하면 처음부터 실업 수당을 지급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각종 지표들에서 보이는 대한민국 청년의 미래는 밝지만은 않다. 청년 실업률은 해마다 증가세다. OECD 국가 중 청년실업이 가장 악화한 나라로 꼽힌다. 니트족 비중 또한 터키, 멕시코 다음으로 높아 체감하는 청년 실업률은 더욱 높게 나타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캠퍼스 낭만은커녕 결혼은 꿈조차 꿀 수가 없다. 청년세대들은 정부가 내놓은 저출산 대책에도 공감하지 못한다. 결혼할 사람이 없어서 아이를 안 낳는 것이 아니고, 임신·출산 비용이 없어서 출산을 꺼리는 것도 아니다. 저리의 전세 자금을 대출해 준다 해도 전세 품귀 현상으로 집을 구할 수가 없다. 설령 전셋집을 구했다 해도 대출금 갚느라 출산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고용 불안이다.
그들은 “소득이 언제 끊길지 모르는 계약직이라서, 육아휴직 후 복귀하면 승진에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는 염려 때문에 결혼과 출산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결국 당사자들의 관점이 배제된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서울시의 청년 수당과 성남시의 청년 배당은 철저하게 청년의 관점에서 운영된 정책 사례라 할 수 있다. 박원순 시장은 3년이라는 기간 동안 청년들과 소통하고 토론하며 청년 수당 정책을 만들었다. 처음엔 일자리에 초점을 맞춰 청년 고용 기업에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이었으나 결과적으로 기업 보조금으로 전락했다. 그래서 나온 정책이 청년에게 직접 투자하는 방식인 청년 수당이다. 성남시의 청년 배당도 마찬가지다. 기본소득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 청년 배당은 이재명 시장의 확고한 신념으로 운영되었다. 낭비와 부정부패를 지양하고 예산 구조 조정을 통해 복지 시스템을 정비했다. 청년들의 눈높이에서 서로 공감하며 만들어 낸 정책운영 결과는 청년들의 긍정적 변화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렇듯 아이를 낳게 하려면 아이 낳을 당사자의 입장을 먼저 살펴야 한다. 그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앞서 성남시의 사례를 통해 확인하였듯이 예산은 어디에 가치를 두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대상자의 삶의 질이 달라진다. 경제 수준이 우리보다 훨씬 뒤떨어진 나미비아에서도 기본 소득 실험을 통해 청년 세대에 작은 투자가 얼마나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는지 증명하지 않았던가. 더 이상 정치적 이유로, 혹은 이념 논쟁으로 청년을 방치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경기 불황에 오히려 청년에 투자하고 세대 갈등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독일의 사례를 ‘정면교사’(正面敎師)로 삼아 미래 세대인 청년에 투자하여야 한다. 단, 투자는 그들이 현실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하며, 사회적 논의가 선행되어야한다. 그랬을 때만이 미래의 최대 위협인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KBS 시사프로그램 ‘명견만리’에서는 세계 각국이 인구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고 그 결과는 어떠했는지를 소개한 적이 있다. 대한민국은 2013년 기준 합계 출산율인 1.19명을 유지할 경우, 2100년에는 인구가 절반으로 줄고 2500년에는 33만명으로 줄어들며, 2750년이면 대한민국에서 사람이 살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해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캠퍼스 낭만은커녕 결혼은 꿈조차 꿀 수가 없다. 청년세대들은 정부가 내놓은 저출산 대책에도 공감하지 못한다. 결혼할 사람이 없어서 아이를 안 낳는 것이 아니고, 임신·출산 비용이 없어서 출산을 꺼리는 것도 아니다. 저리의 전세 자금을 대출해 준다 해도 전세 품귀 현상으로 집을 구할 수가 없다. 설령 전셋집을 구했다 해도 대출금 갚느라 출산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고용 불안이다.
그들은 “소득이 언제 끊길지 모르는 계약직이라서, 육아휴직 후 복귀하면 승진에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는 염려 때문에 결혼과 출산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결국 당사자들의 관점이 배제된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서울시의 청년 수당과 성남시의 청년 배당은 철저하게 청년의 관점에서 운영된 정책 사례라 할 수 있다. 박원순 시장은 3년이라는 기간 동안 청년들과 소통하고 토론하며 청년 수당 정책을 만들었다. 처음엔 일자리에 초점을 맞춰 청년 고용 기업에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이었으나 결과적으로 기업 보조금으로 전락했다. 그래서 나온 정책이 청년에게 직접 투자하는 방식인 청년 수당이다. 성남시의 청년 배당도 마찬가지다. 기본소득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 청년 배당은 이재명 시장의 확고한 신념으로 운영되었다. 낭비와 부정부패를 지양하고 예산 구조 조정을 통해 복지 시스템을 정비했다. 청년들의 눈높이에서 서로 공감하며 만들어 낸 정책운영 결과는 청년들의 긍정적 변화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렇듯 아이를 낳게 하려면 아이 낳을 당사자의 입장을 먼저 살펴야 한다. 그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앞서 성남시의 사례를 통해 확인하였듯이 예산은 어디에 가치를 두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대상자의 삶의 질이 달라진다. 경제 수준이 우리보다 훨씬 뒤떨어진 나미비아에서도 기본 소득 실험을 통해 청년 세대에 작은 투자가 얼마나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는지 증명하지 않았던가. 더 이상 정치적 이유로, 혹은 이념 논쟁으로 청년을 방치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경기 불황에 오히려 청년에 투자하고 세대 갈등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독일의 사례를 ‘정면교사’(正面敎師)로 삼아 미래 세대인 청년에 투자하여야 한다. 단, 투자는 그들이 현실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하며, 사회적 논의가 선행되어야한다. 그랬을 때만이 미래의 최대 위협인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