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마는 완도 생일·금일·약산 주민들의 가장 큰 수익원 중 하나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 주민들에게 뭍으로 자식들을 내보내는 밑천도 다시마였다. 자신들은 섬에 태를 묻으면서도 자식들을 뭍으로 유학 보내기 위해 억척스럽게 일해 두집·세집 살림 전셋돈을 마련했다.

매년 5월부터 이들 섬 곳곳은 다시마 건조장으로 변한다.

다시마를 바다에서 건져 올려 해가 쨍한 날 골라 말렸고 비 오면 들여놓았다. 기계로 할 수 없는 일이다. 바닥에 붙은 이물질도 수십차례에 걸쳐 닦아 내야 한다. ‘한 해 하고 나면 ‘다시는 안 하마’라고 해서 ‘다시마’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매년 다시마를 말리는 5∼7월, 완도 어민들은 발을 동동 구르기 일쑤다. 웃돈을 줘도 농촌 고령화로 젊은 일손을 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쉽지 않기 때문이다.

완도군이 지역민들의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베트남에서 ‘계절근로자’들을 데려오기로 했다.

18일 완도군에 따르면 최근 외국인 근로자를 특정 시기에 데려와 활용하기 위한 ‘베트남 계절근로자 유치 자매결연 체결 동의안’이 군의회에 제출돼 통과됐다.

동의안은 외국인 고용제도인 ‘계절 근로자제’를 도입하기 위한 전 단계로, 완도군은 동의안을 계기로 베트남(트어 티엔 후에성)과 미역, 다시마, 전복 양식 및 가공업과 어선업 분야에서 베트남 계절근로자를 활용하는 방안을 담은 자매결연을 체결할 계획이다.

계절근로자제는 법무부가 도입한 제도로, 농·어촌 농번기 고질적인 일손부족 해결을 통한 안정적인 농업경영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남에서는 고흥에 이어 두번째로, 군이 도입의향서를 제출하면 법무부에서 90일간 단기취업비자(C-4)를 발급해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다는 게 완도군 설명이다.

군은 협약이 체결되면 내년 다시마 건조기 때 25∼50세 가량의 베트남 계절 근로자 50여명을 데려와 어민들의 고질적인 일손부족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기로 했다.

어가에서는 한 달 150만원(주 1회 휴일 제공)의 급여와 숙비, 항공료 등을 부담해 고용할 수 있으며 매년 다시마 건조 시기, 안정적으로 일손을 확보하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 반응이 나온다.

군은 내년 시범 시행 뒤 어민 반응을 반영, 장기 근로나 인력 수급 규모를 확대할 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완도군에 따르면 완도에 거주하는 등록 외국인은 1700여명이다.

/완도=정은조기자·전남주재총괄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