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길현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공립 미술관의 길
2017년 12월 18일(월) 00:00 가가
한반도에서 공립 미술관이 기능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20여년 정도밖에 안 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을 제외한 한국의 공립 미술관들은 21세기에 들어서야 비로소 전시기획·교육·수집·작가 지원 등 본격적인 미술관 활동을 시작하였다. 프랑스의 경우 200여 년이 넘은 것을 생각하면 많은 문화적 사회적 차이가 있다. 최근 광주일보의 기획기사 ‘공립 미술관의 길을 묻다’ 시리즈를 보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성과 함께, 또 광주가 잘하고 있는 점에 대한 자부심도 생기게 되었다. 이 시리즈는 해외의 선진 미술관과 비교하지 않고 국내의 공립 미술관을 비교한 것이 특징으로 현장성이 와 닿았다.
공립 미술관의 기본은 시민의 문화 시설로서 봉사하는 것이다.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 다음은 지역의 미술문화를 진흥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주요 도시마다 많은 예산을 공립 미술관에 투여하는 이유는 시민의 문화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고, 도시의 브랜드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된 다음에 중요한 것은 삶의 질이다. 미술관은 시민들에게 문화예술의 1차적 향유 장소로 기능 한다. 또한 많은 외지인이나 관광객들에게 광주라는 도시의 문화적 수준을 알려주는 관광장소로 기능한다.
그러기 때문에 현대의 미술관은 전시 시설로만 기능하지는 않는다. 세계적 수준의 소장품이 부족한 한국의 공립 미술관들은 외부에서 작품을 빌려오는 기획 전시에만 치중해 왔으나, 21세기 들어 세계의 미술관들은 복합문화센터의 기능을 갖추는 경향이 강하다. 21세기 미술관은 관람객에게 전시와 더불어 교육, 체험, 만남, 휴식 등의 기능을 동시에 제공하여야 한다.
광주시립미술관의 경우, ‘어린이 문화센터’가 대표적인 예이다. 광주시립미술관은 2007년 중외공원으로 신축·이전하면서 광주YMCA와 함께 ‘어린이문화센터’를 공동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어린이와 청소년 교육프로그램에 관한 한 한국에서도 독보적 존재인 YMCA의 노하우와 광주시립미술관이 가지고 있는 미술 교육의 장점을 살려서 시너지 효과를 보기 위함이었다. 10년이 지난 2017년 현재 교육프로그램 수는 180강좌, 수강생 수는 2520명에 달한다. 수강생 수만 그러하다. 어린이문화센터는 어린이 혼자 방문하지 않는다. 보호자가 어린이의 손을 잡고 따라와서 교육시간 동안 산책을 하거나 전시를 관람한다. 광주보다 더 많은 인구수를 가진 미술관들도 강좌 수는 몇십 개, 수강생 수는 몇백 명에 불과하다. 그래서 이 시설과 프로그램을 국립현대미술관과 각 공립 미술관이 벤치마킹하러 올 정도였다.
전시 또한 공급자가 아니라 수요자를 위한 전시가 되어야 한다. 천편일률적인 전시는 시민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 광주일보의 기획시리즈에서 보도된 서울시립미술관의 건축과 도시 재생을 연결한 전시는 과거에 서울시립미술관이 흔히 했던 어떤 블록버스터 전시보다 훌륭하다. 광주시립미술관도 지난 가을에 한국 공립미술관 최초로 ‘4차 미디어아트’ 전시를 개최하였는데, 시대의 이슈를 선점하는 신선한 전시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미래를 주제로 한 광주디자인비엔날레와 최초로 협업하여 디자인비엔날레는 물론 미술관에도 모두 좋은 결과를 낳은 전시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모두가 미술관과 중외공원이 시민의 문화 시설로 기능하도록 하려는 노력의 결과였다.
많은 미술인이 알고 있듯이, 광주시립미술관만큼 많은 전시와 많은 사업을 하고 있는 공립 미술관은 없다. 대구미술관 같은 경우는 본관 하나만 운영하면 된다. 광주시립미술관은 본관 전시 이외에도 어린이문화센터(본관), 청년예술인지원센터(사직동), 광주시립사진전시관(광주문화예술회관), 하정웅미술관(상록공원), G&J갤러리(서울 인사동), 북경창작센터(중국 북경), 국제레지던시스튜디오(중외공원), 금남로분관(금남로) 등을 운영하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처음 생길 때만 해도 많은 미술인들이 광주시립미술관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했으나 기우에 불과했다. 그 이유는 오로지 광주시립미술관이 ‘시민을 위한 미술정책’을 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미술관보다 더 잘하자’. ‘시민에게 열린 미술관이 되자’. ‘지역 미술인들을 위한 미술관이 되자’라는 정신적 자세는 광주만의 것은 아닐지도 모르나, 광주만큼 훌륭히 소화하는데도 없다고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진짜 놀라운 일이다. 어느 한 사람이 아니라 모두의 힘이 합쳐져 시민의 미술관이 되었다는 데에 그 뜻이 더 깊다. ‘공립 미술관의 길’이란 그러한 길이라고 믿는다.
전시 또한 공급자가 아니라 수요자를 위한 전시가 되어야 한다. 천편일률적인 전시는 시민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 광주일보의 기획시리즈에서 보도된 서울시립미술관의 건축과 도시 재생을 연결한 전시는 과거에 서울시립미술관이 흔히 했던 어떤 블록버스터 전시보다 훌륭하다. 광주시립미술관도 지난 가을에 한국 공립미술관 최초로 ‘4차 미디어아트’ 전시를 개최하였는데, 시대의 이슈를 선점하는 신선한 전시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미래를 주제로 한 광주디자인비엔날레와 최초로 협업하여 디자인비엔날레는 물론 미술관에도 모두 좋은 결과를 낳은 전시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모두가 미술관과 중외공원이 시민의 문화 시설로 기능하도록 하려는 노력의 결과였다.
많은 미술인이 알고 있듯이, 광주시립미술관만큼 많은 전시와 많은 사업을 하고 있는 공립 미술관은 없다. 대구미술관 같은 경우는 본관 하나만 운영하면 된다. 광주시립미술관은 본관 전시 이외에도 어린이문화센터(본관), 청년예술인지원센터(사직동), 광주시립사진전시관(광주문화예술회관), 하정웅미술관(상록공원), G&J갤러리(서울 인사동), 북경창작센터(중국 북경), 국제레지던시스튜디오(중외공원), 금남로분관(금남로) 등을 운영하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처음 생길 때만 해도 많은 미술인들이 광주시립미술관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했으나 기우에 불과했다. 그 이유는 오로지 광주시립미술관이 ‘시민을 위한 미술정책’을 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미술관보다 더 잘하자’. ‘시민에게 열린 미술관이 되자’. ‘지역 미술인들을 위한 미술관이 되자’라는 정신적 자세는 광주만의 것은 아닐지도 모르나, 광주만큼 훌륭히 소화하는데도 없다고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진짜 놀라운 일이다. 어느 한 사람이 아니라 모두의 힘이 합쳐져 시민의 미술관이 되었다는 데에 그 뜻이 더 깊다. ‘공립 미술관의 길’이란 그러한 길이라고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