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는 대개 추석 직전부터 이듬해 봄까지 본격적 홍어철을 맞는다. 이 시기면 매월 조금 전후로 예리항 일대는 파시가 열리면서 북적인다. 몇 십년 전만해도 조기와 오징어 궤짝이 술값으로 통용됐던 곳이기도 하다.

예리항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기상악화 시 수많은 배들이 정박하면서 점포들이 큰 호황을 누렸다. 한때 땅 1평에 600만∼700만원을 부를 정도였다는 게 주민들 설명이다. 하지만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흑산도의 밤은 어두컴컴해졌다.

신안군이 흑산도 예리항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예리항 일대를 파시골목으로 조성, 주·야간 볼거리를 갖춰 관광지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29일 신안군에 따르면 군은 ‘2018 흑산권역 개발 사업 추진 계획’에 따라 내년도 흑산도 예리항 일대에 파시골목 조성을 위한 기본계획 용역을 추진키로 하고 관련 사업비로 2000만원의 예산을 편성, 군의회에 제출했다. 사업 대상지로는 예리항 우체국 뒷골목(210m) 일대다.

흑산도를 찾는 관광객 상당수가 옛 흑산도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점을 감안, 추억의 이야깃거리를 발굴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자는 취지에서다.

흑산도 볼거리는 섬을 하나로 잇고 있는 25.4㎞의 일주도로를 중심으로 진리 당산, 상라산(227m) 전망대를 거쳐 지지대 없이 절벽을 지나는 ‘하늘도로’, 동백나무 군락, 정약전 사당(복성재), 최익현 유허비(지장암) 등다양하다. 해안일주도로를 달리면서 볼 수 있는 아찔한 바다 풍경은 기본이다.

여기에 파시 골목을 추가해 볼거리와 먹거리를 갖춘 주·야간 관광지로 활용하면 주민 소득 증대 및 섬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신안군 판단이다.

신안군은 용역 결과를 토대로 문화체육관광부의 ‘마을문화특색사업’에 공모, 국비를 지원받아 파시골목 재생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신안군 관계자는 “흑산도 예리에 주·야간 관광지로 파시 골목을 조성,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문화 관광지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안군은 흑산도 관광활성화를 위해 내년 음식·숙박업소를 대상으로 위생·서비스 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신안=이상선기자 s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