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는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는 농산물 우수 관리 인증(GAP) 제도를 정비·강화하고 있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각종 우수 농산물 표시 제도와 선을 긋기 위해서다.

전남 지역도 친환경 농산물 생산농가가 늘어나는 추세이고 또한 달맞이 쌀을 비롯한 축산물 등 지역 우수 농산물을 지역 여러 기관 등 단체에서 구매해주는 경향이 확대되고 있다.

소비자는 로컬 푸드 직매장을 안전하고 신선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곳,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는 직거래 장터로 알고 있고 실제로 많이 찾고 있다. 그런데 요즘 유행 따라 매장이 확대되면서 로컬 푸드 직매장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장점이 퇴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로컬 푸드는 식생활 패턴이 변한 현재의 필요에 의해 나타난 ‘착한 사업’이다. 이는 안정적인 먹을거리 확보를 위해 중요하며 미래의 변화를 대비하기 위한 사업이다. 우리 식생활도 경제 발전과 더불어 변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쌀이 국민 1인 열량의 50% 정도를 차지했으나 2005년에는 29%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내에 축산물과 유지류의 공급 비중은 11%에서 22%로 늘어났다. 그 결과 환경 문제와 만성 질환, 비만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천문학적인 경제적 손실과 사회적 비용이 필요해졌고, 이 대안으로 친환경 먹을거리 사업(로컬 푸드)이 조명받고 있다.

문제는 이 사업이 대박 난다는 이유 하나로 너도 나도 뛰어든다는 데 있다. 이런 욕심은 결국 부실한 유사 직매장을 만들 것이고, 신선한 먹을거리보다는 이익 창출에만 눈을 돌리게 되면 소비자에게 실패한 사업으로 각인돼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로컬 푸드란 매장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생산자 이름으로 직접 재배한 신선한 먹을거리를 소비자와 나누는 곳이다. 다시 말해 무·저농약으로 키운 친환경 먹을거리를 안정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함께 먹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는 농업이 가지고 있는 본래 기능에 잘 부합될 뿐만 아니라,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공동체를 살리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대안일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로컬 푸드는 지구 온난화를 막고, 지역 경제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우리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마지막 보루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로컬푸드 사업을 통해 불신 사회를 바꾸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까지 걸게 하고 있다.

로컬 푸드 사업은 소비자의 건강한 먹을거리 확보와 우리의 미래를 위해 신뢰를 저버리면 절대 안 된다. 지금보다 더 철저한 품질 관리와 인증을 통해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정부는 농민과 소비자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유행처럼 번지는 직매장을 양적으로 확대하는 것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먼저, 법적인 정의가 뚜렷한 직매장 인증 제도와 관련 법을 마련하고 유사 직매장 인·허가를 막을 수 있는 법·제도적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지나친 관여보다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공감하고 필요에 따라 인증 매장이라는 현판을 내걸도록 지원해 줘야 한다. 지나친 간섭은 오히려 지역 특색을 살리지 못하고 자생 능력을 앗아가는 요인이 될 것이다.

일방적인 행정 개입보다는 생산자가 어떤 경우에도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제공해야 한다는 대원칙을 지킬 수 있도록 철저히 지도하고 감독해야 할 것이다. 각 지역의 로컬 푸드 매장을 방문한 경험에 비춰 봤을 때 모처럼 도농(都農) 간 상생의 구원투수로 선택한 로컬 푸드 사업이 좌초될까 염려되어서 하는 말이다. 물론 지금도 많이 고민하고 최선의 노력을 하는데 지나친 우려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 로컬 푸드 직매장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되돌아보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