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군의 주요 정책 현안들이 난항을 겪고 있다. 핵심 현안인 로하스타운 조성 사업은 경기침체 및 저조한 분양률 등이 맞물리면서 차질을 빚고 있고 승마체육공원 등 말(馬) 산업 육성 정책은 추진 의지조차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추진했던 농공단지 조성사업은 막대한 미분양 대금을 부담해야 할 처지에 내몰렸다. 지역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경제 발전을 이끌어갈 사업들이라는 점에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갈 길 먼 로하스타운=로하스타운은 은퇴자나 귀농·귀촌자 등을 위한 친환경 생태 휴양도시를 만들겠다며 장흥군이 ‘야심차게’ 추진중인 핵심 정책이다. 오는 2019년까지 단독·공동주택 등 1500세대가 거주하는 생태 휴양단지로 조성하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경기 침체로 인한 분양률 저조로 애초 계획이 틀어지면서 잡음도 끊이질 않고 있다. 우선, 157세대가 들어설 단독주택단지 조성 사업도 축소되거나 늦춰지고 있다. 43세대가 거주할 단독주택 단지만 1차로 조성한 게 전부다. 39세대를 조성하려는 2차 계획은 사업시행자간 갈등으로 가처분 신청이 제기되면서 분양 절차가 언제 진행될 지도 불투명한 형편이다. 장흥군이 사업시행자에게 해당 부지를 매각, 넘겨줘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분양 절차 진행이 가능하지만 가처분으로 매각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공동주택은 언제 추진될 지도 기약하기 어렵다.

급기야 장흥군은 1500세대로 계획했던 전체 규모를 1300세대로 축소하는 개발계획 변경 방안을 추진중이다. 조성 시기도 2019년에서 2025년까지 늦추는 계획도 세워놓았다. 지선 도로망, 도시가스 등 공공기반시설분야 정비도 미흡해 입주민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말 뿐인 말(馬) 산업육성=장흥군은 지난 2015년 말(馬)산업을 농촌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며 한국마사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말 산업 발전과 활성화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말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은 2년이 지난 현재 찾아보기 어렵다.

말 산업 활성화를 위해 조성중인 승마체육공원의 활용 계획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승마체육공원 조성에 들어간 예산만 44억8200만원(국비 18억5000만·군비 25억200만·도비 1억3000만원)에 달하지만 내년도 활용 계획도 없고 관련 예산도 편성하지 않았다. 또 실내(2450㎡)·외(4383㎡) 승마장은 2년 전인 2015년 완공하고도 국비 확보가 늦어지는 바람에 마방(38칸·605㎡)·퇴비사(149㎡) 설치공사 등이 늦어져 여태껏 사용을 못하고 있다.

장흥군이 보유하고 있는 말 3마리도 연간 2000만원을 주고 민간에 관리를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승마체육공원이 올 해 말 완공되더라도 말을 추가로 구입하거나 승마장 운영 인력 및 말 관리 전문가, 교관 등 관리 인원을 확보하기 어려운 점을 들어 민간에 위탁하겠다는 게 장흥군 입장이다. 일각에서 국비 등 수십억원을 들여 만든 승마장을 민간 개인사업자 수익사업을 위해 넘겨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외 장흥군이 지역 경제 활성화를 내걸고 추진한 장흥농공단지도 준공(2013년 1월) 5년째 접어들었지만 전체 분양면적(14만9890.9㎡)의 95.7%(9만3748.2㎡)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장흥군은 농공단지 조성에 투입된 비용 116억2400만원 중 미분양 토지에 대한 조성원가(76억5600만원)를 농어촌공사에 현금으로 지급키로 했다는 점에서 재정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충분한 사업성 검토도 없이 졸속 추진한데다, 분양 전략 부재, 경기 침체 및 지역업체들의 투자 여력 부족 등이 맞물리면서 빚어진 사태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김지을기자 dok2000@kwangju.co.kr

/장흥=김용기기자·중부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