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아시아와 유럽은 실크로드를 통한 문물 교류, 혹은 침략을 통한 점령 등을 통해 자의든 타의든 끊임없이 관계를 유지해 왔다. 아시아와 유럽대륙은 전 세계 면적의 33%, 인구의 60%, GDP의 56%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비중과 중요성을 감안해 최근 유라시아(Eurasia)를 무대로 한국과 중국, 러시아 3국이 각각 국가전략을 제시했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경제구상’으로, 중국-중앙아시아-유럽으로 이어지는 육상벨트와 중국-동남아시아-아프리카-유럽 바닷길인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동시에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도 설립했다.

러시아는 연해주 블라디보스톡을 광역화하기 위한 ‘신동방 정책’을 통해 경제난 극복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이다. 우리나라도 한국-러시아-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철도로 엮어 경제협력을 확대하자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이렇듯 아시아와 유럽은 전략적 제휴를 통한 공생적 협력체 구성을 정책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문화적으로 보면 아시아는 다양성을, 유럽은 보편성을 특징으로 한다는 점에서 매우 상반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아시아-유럽간 경제협력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상대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교류의 활성화를 모색하는 등 문화적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런 측면에서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문화와 창조경제’를 주제로 열리는 제7차 아시아-유럽(ASEM·아셈) 문화장관 회의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회의는 아시아와 유럽 51개국과 2개 국제기구(ASEAN·EU) 문화장관 등 대표단 200여명이 참석한다. 각 국가의 대표적 문화 브랜드를 인류의 다양한 문화로 향유하기 위함이다. 아시아와 유럽 간 협력을 통해 인류가 공유할 수 있는 도구로서 ‘창조산업의 글로벌화’를 이끌어내는 대안을 모색하게 된다.

국가적으로도 아셈 문화장관 회의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개최된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특히, 광주를 전 세계에 널리 알려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남도의 다양한, 독특한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광주시는 자발적인 시민참여 의지를 결집하고 전략적인 도시마케팅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범시민위원회’를 구성했다. 9개반 20개 부서로 ‘행정지원단’을 구성해 종합안전대책 등 27개 과제를 추진하며, 가용할 수 있는 모든 행정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우선, 우수한 남도문화의 진수를 보여주기 위해 20일부터 26일까지를 아셈문화주간으로 설정했다. 이 기간 광주의 문화적 다양성을 충분히 활용해 ‘오매(五魅) 광주’라는 브랜드 명으로 ‘프린지 페스티벌’를 펼친다.

전통가옥과 남도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한옥과 템플스테이는 물론, 남도 예향의 멋을 만끽할 수 있는 테마별 남도문화 나들이를 마련하고 있다. 오는 23일 광주전통문화관에서 열리는 ‘풍류 남도만찬’에서는 남도한정식 메뉴를 특별히 구성하고 빛의 도시 이미지에 걸맞는 디자인 경관조명이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 공연행사를 마련한다. 5·18 민주광장 꽃벽과 문화정원 설치, 금남로 보행환경 개선, 금남로·광주천 교량 야간경관 조성 등도 아셈 문화장관 회의 전에 완공한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개최하는 아셈 문화장관 회의는 올해 광주에서 열리는 유일의 국제행사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는 광주를 전 세계에 널리 소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15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컬쳐버시아드로 치러낸 문화적 역량과 150만 시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청결한 도시환경, 교통질서 준수 등 각 분야에서 자발적 참여와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