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표 청정지역인 구례 수락천이 ‘전남도 상습재해 예방사업’ 진행 과정에서 공사업체의 규정을 무시한 흙탕물 무단 방류 등으로 심각한 환경 오염에 시달리면서 지역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공사시작 1년이 넘도록 전기가설 등이 안됐다는 이유로 오탁방지시설과 세륜시설 등을 설치·가동 조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공사 발주·관리 감독 기관인 전남도의 업체 봐주기 의혹 등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공사구간에서는 호안블록 침하현상이 나타나는 등 부실공사 등도 우려돼 지역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3일 전남도와 구례 산동면민 등에 따르면 전남도는 지난 2014년 12월부터 오는 2017년 12월까지 3년동안 구례군 산동면 원달리∼산동면 원촌리 일원 수락천 하천 재해 예방 공사를 진행중이다. 총 공사비만 114억400만원에 이르는 대규모 공사다.

하지만 수락천 하천재해예방 공사를 진행중인 A업체는 공사현장에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하는 바리케이드를 설치한 채 심각한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공사를 강행 중이다. 특히 공사장 입구에는 공사개요 등을 알리는 알림판마저 설치하지 않은 등 기본적인 공사 규정마저 무시하고 있지만 관리 감독 기관인 전남도는 1년이 넘도록 수수방관하고 있다.

실제 공사 업체는 기본적인 오탁방지시설과 세륜시설조차 설치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하다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지난해 11월께 세륜기를 설치했으나, 이마저도 작동조차 되지 않고 있다. 특히 전남도는 공사발주 과정에서 세륜기 설치비로 2개소 800여만원의 공사비까지 책정했지만, 공사업체는 1개소만 설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굴삭기 등이 하천구간을 공사하는 과정에서도 오탁방지막 등이 없어 흙탕물이 하천으로 흘러가 심각한 수질오염이 발생하고 있다.

구례 산동지역은 수락폭포 등 구례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여름철이면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찾는 관광객들로 가득 찰 정도로 청정 지역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하천공사 관계자는 “오탁방지막이 그동안 설치돼 있었으나, 공사 현장에서 장비이동 등에 지장이 있어서 철거했다”면서 “세륜시설은 전기가 가설되지 않아 그동안 가동을 못했다”고 해명했다.

인근 주민들은 또 부실공사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한 주민은 “사면보호 공사구간은 가장 기초적인 사면다짐도 하지 않고 있으며, 이 때문에 시공한 호안블록 곳곳에서 침하현상마저 발생하고 있다”면서 “부실한 감독기관과 환경 오염 업체에 대한 강력한 지도 단속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비산먼지 방지시설과 세륜시설은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제62조 규정에 따라 공사장 진·출입로 토사적치장 등 비산먼지가 발생하는 모든 현장의 공정에 적용하도록 돼 있다.

/구례=이성구기자 ls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