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GPS) 측량과 현지 측량을 병행해 실시되는 ‘디지털 지적’(地籍)이 토지경계 분쟁 해소책으로 부상하고 있다. 종이 지적도가 대부분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탓에 지적도 등 공부상의 면적과 실제면적이 일치하지 않는 토지인 ‘지적 불부합지’(不符合地)가 발생, 이로 인해 토지소유자 간에 많은 민원을 야기해 왔다.

구례군 경계결정위원회(위원장 순천지원 김동현 부장판사)는 최근 군청상황실에서 2013년 지적 재조사 사업지구인 마산면 사도지구와 광의면 대산지구, 산동면 외산지구의 경계설정을 논의 끝에 원안 결정했다. 총 3개 지구의 토지는 747필지 32만9712㎡ 규모이다.

이번에 결정한 경계는 지난해 2월 구례군 지적 재조사 사업 추진계획 수립 후 사업지구별로 사업설명회를 거쳐 전남도로부터 2013년 7월 사업지구 지정, 임시경계점 설치와 지적 재조사 측량 등 1년 4개월 동안 총 5회 177명의 토지소유자를 참석시켜 현실경계를 위주로 결정됐다. 특히 군은 의견이 다를 경우 당사자간 합의를 유도하는 등 새로운 경계 설정시 주민화합을 최우선 목표로 잡았다.

산동면 외산지구의 경우 1910년대 만들어진 지적도가 좌측으로 5m가량 밀려있어 측량자 간 경계결정 차로 새로운 불부합이 만들어져 현실경계와 달라 그동안 이웃 간 분쟁 등이 잦았다.

또한 마산면 사도지구는 1965년 개간등록 당시 토지의 위치가 잘못 등록됐고, 광의면 대산지구는 위 도면과 아래 도면이 벌어져 있어 많은 민원을 야기했다. 이에 군은 지난 2005년 7월부터 지적 불부합지 정리사업을 추진했으나 이해 당사자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정리를 못했다.

경계결정 통지서를 받은 토지 소유자나 이해관계인은 결정된 경계에 불복하는 경우 통지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군청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의신청이 없으면 군은 8월 29일 경계를 확정하고, 조정금 정산 및 새로운 지적공부 작성 등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구례군 경계결정위원회 부위원장인 김채홍 부군수는 “100여 년 전 일제강점기에 낙후된 기술로 만든 ‘종이 지적’ 대신 위성측량 기준점을 활용한 최첨단 ‘디지털 지적’을 활용해 마산면 사도지구 등 3개 지구의 경계가 결정됐다”며 “앞으로 토지경계 분쟁이 줄어들고 토지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의(구례군청 지적재조사 추진단 061-780-2262)

한편 정부는 지적 불부합 지역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전 국토를 ‘디지털 지적’으로 전환하는 지적 재조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례=이성구기자 ls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