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하면 무안 뻘낙지를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 낙지 생산 1번지는 장흥이다.

장흥에서는 득량만을 중심으로 600여 어가에서 지난해 연간 1800여t의 낙지를 잡아 전국 생산량(7100t)의 25%, 전남 생산량(4500t)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잡히는 낙지의 60%가량이 전남산이고 이 가운데 40%가 장흥산일 정도로 단일 지자체로는 장흥이 최대 산지다. 낙지잡이로 인한 장흥군의 연간 소득도 250억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장흥이 전국 최대 낙지 산지가 된 것은 2008년이후다. 2008년 8월 어민들이 김양식에 염산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득량만 일대의 생태계가 살아난 것이 낙지 생산량 증가에 기폭제가 됐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김에 달라붙는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염산을 사용했지만 일명 무기산 재배로 전환하면서 바다 밑 부식된 갯벌이 살아나 어류나 연체동물의 먹이인 규조류 서식이 풍부해졌다.

장흥군이 치어 남획 금지를 위해 낙지잡이 어구로 쓰인 통발 그물코를 22㎜이하로 제한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무려 16만개의 불법 통발어구를 폐기한 것도 장흥 낙지의 전국 1위 등극에 일조를 했다.

득량만 연안 바다 수온이 최근 몇년사이 3∼4도 낮아 1년생인 낙지 생존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 것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장흥산 낙지는 머리가 작고 발이 통통하며 길어 씹을수록 쫄깃쫄깃한 것이 특징이다.

갯벌색으로 윤기가 흘러 맛있기도 하지만 수족관으로 유통시 폐사율이 낮고 활력이 좋아 타 지역산에 비해 비싼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

하지만 전국 최대 산지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파워가 약한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장흥 낙지는 무안산에 비해 3배 가량 생산량이 많지만 ‘목포 세발낙지’로 통칭되는 ‘무안 뻘낙지’의 브랜드 파워에 비하면 지명도가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장흥군은 수산물 위판장을 장흥낙지의 유통 거점으로 삼아 낙지산업을 브랜드화 하고 토요시장과 서울 가락동과 노량진 수산시장을 중심으로 장흥낙지의 우수성을 전국에 알린다는 계획이다.

장흥군 관계자는 “장흥하면 한우·키조개·표고버섯을 함께 먹는 삼합이 유명한데 낙지는 전국 1위 품목임에도 아직까지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며 “최근 삼합을 묶어 ‘장흥한우삼합’이란 브랜드를 만든것처럼 낙지와 키조개,돼지고기를 묶어 ‘장흥낙지삼합’이란 브랜드 개발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필수기자 bungy@kwangju.co.kr

/장흥=김용기기자 · 중부취재본부장